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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계연구원 창립 50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류석현 원장이 지난 50년의 성과와 미래 50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류 원장은 기계연의 지난 시간을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시간'이라 말하며 미래 지능형 기계문명 시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
▲기계공업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기계연의 등장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미래 50년은 '대우주시대의 개척 엔진'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기계문명은 기계가 직접 디지털을 읽고 스스로 판단하는 행동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는데 이를 지능형 기계문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 시대에도 대한민국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지구에서 우주로 확장하는 개척 엔진이 기계연이 될 것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여러 행사를 기획했는데, 어떤 행사인가.
▲50주년 의미가 있다. 여러 행사가 있었는데, 지난 50년을 기념하고 발굴하고 선양하는 행사가 있고 현재 구성원들과 우리 고객들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행사는 크게 세 가지다. 과거 50년을 발굴하고 선양하는 것은, 과거를 되돌아보니 성과 위주의 기관 운영이었고 성과에 파묻혀서 사람을 발굴하는 데는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누리호 4차 발사에 성공했는데, 그 자체는 많은 국민이 알지만 그걸 성공시킨 사람은 누구인지, 연구자는 누구인지, 의료계 이국종 교수는 아는데 과학기술계 족적을 남긴 분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기계연이 세계최초로, 최고로, 기계연만이 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고 선양하고 계승하는 활동을 50주년을 맞아 실현했다. KIMM FBO(First·Best·Only)를 발굴하고 총동문회를 만들고 지난 50년을 정리하고 역사관을 만들었다. 1호 기록들, 1호 특허, 1호 보고서, 1호 사원증이라든지 1호 찾기 부분들이 지난 50년을 계승하는 것이었다.
지금 50년, 현재 구성원 격려하고 고객을 초청하는 건 14일 열린 기념식이다. 기념식 열리는 한 주를 기계주간이라고 해서 AX데이, 로봇데이, 탄소중립데이 이런 식으로 일주일 보내고 토·일요일은 대전시민께 기계연의 첨단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픈랩, 체험행사로 꾸몄다. 기술도 자랑하고 시민들은 첨단 기술도 체험할 수 있도록 코스도 설계했다.
미래 부분은, 50주년을 맞아 브랜드 경영을 선언하고 5개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2050년이 되면 도전목표를 실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50주년 행사는 4월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연중 진행된다. 9월에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휴머노이드를 발표하고 실물 전시도 할 예정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적절히 올해 창립 50주년에 녹여냈다.
-지난 50년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표 기술이나 성과는 무엇이 있는가.
▲기계연에서 하는 게 B2B(Business-to-Business), 그러니까 국민이 대중이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고 기업과 산업계에 제공하는 결과물이다 보니 국민, 대중이 체감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래도 알려진 건 자기부상열차가 대표적이고 몇 개를 더 꼽자면 '초정밀 미세패턴가공기'는 JP라는 기업에 이전돼서 2024년에 누적 매출 1100억 원을 달성했다. '플라즈마 반응기'는 엘오티베큠 누적 매출 500억 원 기록했다. 2025년 큰 기술이전을 하나 했는데 촉매 분야 기술이다. 미국 KBR이라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데, 연구원 최대 수준의 경상기술료를 받고 이전했다. 이런 하나하나들이 따져 FBO기술 50선을 뽑았다.
덧붙여 설명하면 400m 계주를 예로 자주 든다. 기초연구를 하는 대학은 1번 주자, 씨앗 뿌리고 묘목을 키운다. 4번 주자는 기업, 결국 이걸 매출로 연결한다. 우리는 2번 내지 3번 주자다. 기계연은 완전 기초 연구도 아니고 어느 정도 씨앗이 발화되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묘목을 큰 목재로 키우는 중간 역할이 많다. 기초원천을 기업으로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데, 세상이 원망스러운 게 2, 3번 주자는 기억을 잘 안 해준다. 누가 뛰었는지 잘 모르기도 한다. 1번은 출발선이니까, 4번은 피니시 라인을 들어오니 주목을 해주는데 2, 3번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제조강국이 된 게 기계연 같은 기관이 큰 역할을 했다.
국민 체감은 많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기술이 한국의 산업을, 제조업을 세계 4, 5대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출연연 연구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이 낮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 체감,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출연연이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존재의 이유가 될 것이다. 국민 체감이 낮다는 것 일정 부분 사실이다. 공작기계 에너지 시스템처럼 산업 기반이 되는 분야가 국민 눈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걸 국민이 체감하게 하기 위해 5대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브랜드가 연구와 국민 사이를 이어주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휴머노이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카이로스'라는 브랜드 만들었다. 상품명도 출원했다. 반도체 장비, 첨단제조장비 많이 하는데 '마눅스'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국민이 이런 브랜드를 통해 좀 더 출연연들이 뭘 하는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2017년, 2018년만 해도 매우 심했다. 공기청정 기술은 기계연이 최고의 기관이다. 앞장서서 공기청정 문제를 해결했다. 기계연이 그 역할을 반짝했는데 다 잊었다. '에어파이브'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런 것들이 국민 속으로 파고들면 체감 부분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연연이 브랜드 경영을 한다면 부족했던 부분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연연의 브랜드 경영은 기계연이 최초다.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있다면 무엇인가.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염홍철 전 시장 때 대전 2호선으로 결정됐다가 다음 시장 때 바뀌었다. 당시 그게 됐으면 지금 3호선이 됐을 텐데 이제 트램으로 하고 있다. 자기부상열차가 2호선으로 깔렸다면 국제적인 명물이 됐을 거고 자기부상열차를 타기 위해 대전에 많이 왔을 것이다. 학생들 수학여행도 많이 왔을 거다. 그때 국가적인 과제로 개발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안 됐다. 대전 2호선으로 됐다면 외국으로도 수출됐지 않았을까 싶다. 기술 개발자 측면에서 보면 개발 결과가 상용화까지 최종 연결되지 못하고 좌절하게 된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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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계연구원 창립 50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류석현 원장이 지난 50년의 성과와 미래 50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류 원장은 기계연의 지난 시간을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시간'이라 말하며 미래 지능형 기계문명 시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예전엔 기계공업 안에 조선, 제철, 자동차, 항공우주, 재료, 플랜트가 다 묶여 있었다. 산업이 성장하고 고도화되면서 업종이 전문화되고 세분화 돼 많이 떨어졌는데, 항우연이라든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라든지, 많은 부분이 기계공학 출신이 많이 가는 범기계영역이다. 우리는 기계에 인공지능과 디지털을 입혀야 우리나라 제조업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베트남 등 후발주자들과의 갭(차이)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우리하고 선도주자와의 갭은 점차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AI 분야에서 그렇다.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인데, 미래 50년을 위해 기계기술 분야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5대 도전목표를 정했다.
첫째가 지능형 피지컬 AI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기계 이런 것인데, 휴머노이드 로봇에 우리가 세계적인 리더십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크게 세 분야가 있는데 휴머노이드 로봇, 그다음 오히려 산업화가 더 빠를 수 있는 게 필드로봇, 비정형 상황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산불이나 안전 재난 지역, 오프로드에서 활동하는데 전쟁이나 국방에도 로봇을 활용한다. 세 번째는 의료로봇이다. 의료로봇, 수술, 재활, 간병인, 병원 서비스 등 의료분야 로봇도 고령화 시대 점점 확대될 텐데 휴머노이드, 필드, 의료로봇의 완성품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이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게 첫 번째다.
둘째는 탄소중립 공학 플랫폼이다. 탄소중립 연구하는 기관은 많다. CCU, CCUS가 구현되기 위해선 엔지니어링을 거쳐야 하고 플랜트를 거쳐야 하는데, 기계연이 엔지니어링 기반 연구원이기 때문에 탄소중립 공학 플랫폼 선구자가 돼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셋째는 첨단 제조장비,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자율랩이 핫한데, 바이오 자율랩, 기계연이 총괄 중앙기관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도 협력하고 있다. 첨단제조장비는 국가산업의 근간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넷째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 수호자 역할이다. 국방 쪽, 보건 헬스 쪽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은 결국은 우주시대로 갈 건데, 우주공장도 생길 것이다. 첨단소재, 반도체 등 지구상에선 중력 때문에 어려운 것도 있다. 화성기지, 달기지, 달기지는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고 있는데, 기지 건설을 하려면 누가 가야겠나. 건설과 기계가 가야 한다. 우주 개척시대 다시 기계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 기계의 시대는 수동적 기계가 아니라 지능형 기계다.
다섯 가지를 요약하면 2050년은 지능형 기계 시대가 올 거고 그것을 선도하는 기관이 한국에 있어야 하고 그게 기계연이다. 그걸 통해 새로운 산업도 많이 생길 것이다. 없어지는 산업도 있겠지만 그것 이상으로 새로운 산업도 많이 생길 것이다.
-창립 50주년 구성원과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기계연구원의 50년은 영광의 50년이었다. 앞에 말한 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기관이다. 산업화의 열차가 달리는데, 달리는 산업화 열차의 마지막 칸에 탔다. 같은 해에 기계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이 생겼다. 우리가 산업화의 마지막 열차를 타서 산업화가 됐다. 가나보다 못 살던 국가였다. 지난 50년이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영광의 길이 됐다. 가능하게 한 게 선각자와 국민의 지원, 구성원의 헌신과 열정이 바탕이 돼서 오늘의 영광이 있다고 본다.
과거의 영광만 회고하면서 살 순 없다. 업종이 많이 바뀌어서 미래 50년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가 없다. 기계연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고민이다. 후발주자, 어느 국가라고 언급하지 않겠지만 맹렬히 추격하고 어떤 부분은 우리보다 앞서가는 부분도 많다. 이 경제 규모로 우리나라가 50년간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혹자는 단군 이래 지금이 가장 잘 사는 '피크코리아'라는 말도 한다.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하는 부정적 견해도 있는데, 지금이 피크가 아니라 10년, 20년 이후 계속 새로운 피크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기계연의 역할이 지대하다. 지능형 기계문명 시대로 전환되는 이 시기에 앞에 제가 지시한 5대 목표, 브랜드를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국가의 임무를 완수하는 기관이 되도록 저희도 헌신해서 노력하겠다. 우리의 바람과 희망에는 국민의 관심과 국가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국가, 사회, 국민, 출연연, 인근 기업, 대학이 원팀이 돼 과학기술과 산업의 전환기에 올라서야 한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부국장)·정리=임효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류석현 원장은…
△부산대 재료공학 학사, KAIST 재료공학 석·박사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CTO △전 한국공학한림원 기획위원장 △전 UST 산학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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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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