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다문화] 일본의 지비에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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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다문화] 일본의 지비에 문화

  • 승인 2026-05-17 10:56
  • 신문게재 2026-01-25 29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일본은 농작물 피해 해결을 위해 야생 조수 고기인 '지비에'를 식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위생적인 유통 체계와 관광 자원화를 통해 대중적인 식문화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비에는 고단백·저지방의 건강식으로 주목받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사냥 인구 고령화라는 과제가 있으나 SNS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비에는 일본의 새로운 지역 매력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지비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비에(gibier)는 프랑스어로 '야생 조수(鳥獣)의 고기'를 뜻하며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귀족들의 요리와 계절별 별미로 발전해 왔다. 이 단어는 최근 일본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고, 지비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내가 일본에 살던 시절에는,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산에서 사냥을 한다는 것이 일상적인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튜브 등의 영상을 통해 사냥과 해체 과정이 공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그 세계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을 주고 있다. 겨울밤, 냄비 속에서 멧돼지 지방이 지글지글 녹아내리는 광경은 과거에는 사냥꾼만의 것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제2차대전 직후 농촌 지역에서 사냥이 생활의 일부였다. 그러나 도시화와 고령화로 인해 사냥 인구는 감소했고, 산짐승을 먹는 문화는 한때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이후 멧돼지와 사슴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행정은 '포획한 짐승을 식재료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을 시작했고, 이것이 지비에 문화 재평가의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각지에 지비에 처리 시설이 마련되어 위생적으로 해체·유통하는 체계가 갖추어졌다. 레스토랑이나 관광 이벤트에서도 지비에 요리가 제공되며, 멧돼지 냄비(보탄나베), 에조사슴 스테이크, 소시지나 훈제 제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사냥 체험이나 해체 체험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 영상과 SNS를 통해 사냥의 세계를 엿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지비에는 친근한 문화로 변해가고 있다.

일본에서 사냥을 하려면 반드시 '수렵 면허'와 '수렵자 등록'이 필요하다.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격과 책임을 수반하는 활동이다. 또한 사냥할 수 있는 시기(수렵 기간)는 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주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로 제한된다. 이 기간 외에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지비에 문화는 농작물 피해 대책과 지역 진흥을 동시에 실현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 생산·지역 소비, 지속 가능한 식문화로 주목받고 있으며, 고단백·저지방이라는 건강 지향성과도 잘 맞는다. 사냥과 지비에 요리는 단순한 음식 선택지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과 매력 발신의 수단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냥 인구의 고령화와 감소, 위생 관리와 유통 체계의 추가 정비 등 과제도 남아 있다. 앞으로는 '지비에 관광' 등 관광 자원화의 가능성이 넓어지고, 지속 가능한 지역 문화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과 SNS를 통해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지고 사냥에 도전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일본의 지비에 문화는 해충 대책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지역의 매력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사냥이 영상과 체험을 통해 더 가까워지며, 식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아사오까리에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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