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우리의 수돗물은 정말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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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우리의 수돗물은 정말 안전할까?

최병조 세종교육회의 공동대표

  • 승인 2026-04-13 14:01
  • 신문게재 2026-04-14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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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조 세종교육회의 공동대표
우리는 수돗물이 안전한지 묻는 순간, 거의 반사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물이 깨끗한가?"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생수를 사서 마신다. 수돗물은 왠지 모르게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절반만 맞는 대답이다.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 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나올 수 있을까?"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은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다.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든 물이 나오고, 우리는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당연함'은 사실 매우 복잡한 시스템 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옛날에는 집 앞 우물이나 가까운 개울에서 물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가 커지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런 방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사람들은 먼 곳에서 물을 끌어오기 시작했다. 고대 로마는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로를 만들어 물을 도시로 끌어왔다. 그 덕분에 수많은 사람이 한 도시에 모여 살 수 있었고, 문명은 발전할 수 있었다. 도시의 힘은 결국 '안정적인 물 공급'에서 시작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도시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물이 어디서 오고, 어떤 길을 따라 우리 집까지 오는지 잘 알지 못한다.

세종시를 예로 들어보자. 많은 시민은 "대청댐에서 물이 온다"고 알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구조는 조금 다르다. 대청댐의 물을 대전에서 정수한 뒤, 다시 세종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즉, 세종시는 스스로 물을 생산하는 도시라기보다, 외부에 의존하는 도시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드러난다. 세종으로 들어오는 물길이 사실상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 물길, 즉 수도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진이나 공사 중 사고, 또는 시설 고장으로 관로가 끊어지면 물 공급은 즉시 멈춰질 것이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물차를 동원하거나 생수를 나누어 쓰는 것뿐이다. 하지만 4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사는 도시에서 이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물이 끊긴 도시는 빠르게 무너진다. 세탁은 물론이고, 화장실 사용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식당은 문을 닫고, 병원과 학교도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다. 산업 활동도 멈춘다. 결국 도시의 모든 기능이 정지하게 된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은, 세종시 한가운데 금강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눈앞에 거대한 물줄기가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수 없다. 취수 시설과 정수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생존 구조'에 대한 문제다.

이러한 위험은 이미 여러 자료에서도 지적되고 있다. 세종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보듯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홍수는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물의 양과 질 모두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하나의 수원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이런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다른 대도시들은 이미 대비를 시작했다. 서울, 부산, 대구와 같은 도시는 여러 개의 수원을 확보하고, 물길을 서로 연결해 놓았다.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곳에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여유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것은 마치 도로망과 같다. 길이 하나뿐이면 막히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춰지지만, 여러 길이 연결되어 있으면 돌아갈 수 있다. 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많은 도시는 아직도 하나의 물길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에 사용하던 수원을 없애고, 자체 정수 능력을 줄이면서 효율성만을 추구해 온 결과다. 평상시에는 비용이 적게 들고 편리해 보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매우 위험한 구조다.

이제 우리는 물을 바라보는 기준을 바꿔야 한다. '깨끗한 물'에서 '끊기지 않는 물'로 생각을 넓혀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예비상수원'이다. 예비상수원이란 비상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물을 의미한다. 강, 댐, 지하수, 재생수 등 다양한 물을 함께 준비하고, 필요할 때 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물이 흐르는 길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어느 한 곳이 막혀도 전체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아니다. 도시가 위기를 견디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 즉 '회복력'을 키우는 일이다. 우리는 평소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물이 완전히 끊기는 상황은 거의 상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물이 없는 도시는 더 이상 도시가 아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물은 깨끗한가?"라는 질문에 더해, "우리의 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나올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이 두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최병조 세종교육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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