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2차공판 법의학자 증언

  • 전국
  • 부산/영남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2차공판 법의학자 증언

"자백 당시 범행 수법, 부검과 불일치"
삭흔 불일치와 또다른 흉기 사용 가능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3시간 주장

  • 승인 2026-04-08 11:08
  • 신문게재 2026-04-09 6면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창원법원
창원지방법원 전경.(사진=정진헌 기자)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당시 범행 방식으로는 부검 결과와 같은 삭흔이 나올 수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본보 2월 14일 자 보도

7일 오후 3시 창원지방법원 제2형사부(김성환 부장판사)는 보조로브 아크말(36·우즈베키스탄) 씨 강도살인 재심 청구 사건 두 번째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으로 검찰과거사정리위원회 소속 법의학자 이모 교수와 범행 당시 택시에 부착된 타코미터를 제작·검사한 검사관이 출석했다.

2009년 3월 25일 창원시 명서동 주택가에 주차된 택시에서 50대 택시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목이 졸리고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렸다. 흉기로는 공업용 커터칼이 지목됐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인은 당시 범죄사실에 '아크말 씨가 택시 뒷좌석에서 노끈을 한바퀴 감은 후 뒤에서 1분가량 졸랐다'고 적혀있다고 말했다.

숨진 택시기사 부검 사진 속 상처를 보이며 법의학자 이 씨에게 뒤에서 노끈을 한 번 감은 후 조르면 이 같은 삭흔이 나오는지 물었다.

법의학자 이씨는 "노끈을 한 번 감았기 때문에 목 졸림 흔적이 두 곳에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부검 사진상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검 사진과 같은 목 졸림 흔적이 나오려면, 피해자 왼쪽에서 노끈을 이용해 목을 졸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크말 씨 측은 자백 내용과 법의학자 판단이 상반됨을 들어 경찰에 거짓 자백을 강요당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크말 씨 측은 자백 당시 뒷좌석에서 피해자를 제압하려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쳤다고 진술했는데, 법의학자는 "부검 사진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은 아크말 씨가 자백 당시 커터칼·노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지만, 피해자 상흔을 보면 커터칼 외 깨진 유리병 등을 활용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부검 사진을 보여주며 커터칼·노끈 외 깨진 유리병 등 다른 범행 도구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법의학적 판단을 구했다.

법의학자는 "범행 도구가 커터칼, 노끈이라면 목 졸림 흔적과 얇게 베인 흔적만 확인돼야 한다"며 그러나 "부검 사진을 보면 두껍게 베인 흔적도 있어 커터칼 외 깨진 유리병 등 두꺼운 흉기가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숨진 피해자가 운행한 택시 타코미터를 분석한 당시 검사관은 조작 가능성과 기록된 일지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3시간 동안이나 생생한 증언이 이어졌다.

주요 쟁점으로 흉기로 사용한 칼을 분석과 2차적인 살해 과정에서 삭흔 부분이 검사 측이 반론한 법의학자와의 불꽃 튀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음 공판은 2009년 사건 발생 시점에 창원시 명서동에서 소매점을 운영한 업주가 출석해 공업용 커터칼 판매 여부가 핵심 증언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정진헌 기자 podori777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2. [종합] 대전오월드 탈출 늑대 초등학교 인근까지 왔었다… 학교·주민 긴장
  3. 대전동물원 탈출 늑대, 야간수색 전환… 암컷 등 활용 귀소본능 기대
  4.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5. 대전동물원 탈출 늑대, 오월드네거리까지 내려왔다 사라져
  1. [춘하추동]상식인 듯 아닌 얘기들
  2.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탈출 재현된 오월드 '관리부실'
  3. 유가족에게 쫓겨나는 안전공업 대표
  4.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5. 안전공업 참사, 화재경보기 누가 껐나 '스위치 4개 OFF'

헤드라인 뉴스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탈출 재현된 오월드 `관리부실`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탈출 재현된 오월드 '관리부실'

연간 75만 명이 찾는 대전오월드에서 늑대가 탈출해 아이들이 수업하는 학교 주변의 거리를 배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8년 퓨마 탈출 사건으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꼈던 사건 이후 동물원 관리대책을 수립했음에도 또다시 발생하면서 관리부실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8일 오전 9시 18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에 있는 대전오월드에서 수컷 늑대 1마리가 사육공간을 벗어나 탈출했다. 2024년 1월생에 몸무게 30㎏ 성체로 사육사들에게 '늑구'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관람객이 입장하기 전에 늑대의 탈출 사실을 파악하고 동물원 입장을 전면 통제했..

[르포] 차량 5부제 첫날 대전 ‘큰 혼란 없다’…출퇴근 불편은 지속
[르포] 차량 5부제 첫날 대전 ‘큰 혼란 없다’…출퇴근 불편은 지속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3단계로 격상되며 전격 시행된 차량 부제 제도 첫날. 우려와 달리 대전 도심은 비교적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혼란을 걱정했던 시선과 달리, 현장은 '긴장 속 질서'에 가까웠다. 8일 오전, 대전 5개 구청 출입구 앞. 평소라면 끊임없이 이어지던 차량 행렬이 이날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멈춰 섰다. 출입구마다 배치된 안내 요원들이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며 진입 여부를 안내했다. 수요일인 이날은 짝수 차량을 소지한 임직원만 운행이 가능했고, 민원인은 5부제에 따라 끝번호 3·8 차량이 제한 대상이었다. 운전자들은..

대전 계란 한 판 7626원으로 한 달 새 14% 급등... 장 보러 가는 주부들 부담
대전 계란 한 판 7626원으로 한 달 새 14% 급등... 장 보러 가는 주부들 부담

계란 특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면서 대전 밥상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6개월간 이어져 계란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자 장을 보러 가는 주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일 기준 대전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 가격은 7626원으로, 한 달 전(6676원)보다 14.2% 급등했다. 당초 6000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가격은 3월 22일 6866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3월 24일 7309원으로 7000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4월 3..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