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광물 공급망 전쟁 속 해법은 과학기술, 지질자원연 'GeoAI'로 돌파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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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공급망 전쟁 속 해법은 과학기술, 지질자원연 'GeoAI'로 돌파구 제시

리튬·니켈·희토류 등 글로벌 핵심광물 확보 경쟁 격화 양상
韓 특정 광물 대중 의존도 최대 99%… 공급망 취약 재확인
KIGAM, AI 기반 탐사·재자원화 기술로 자원안보 해법 제시

  • 승인 2026-04-07 16:30
  • 신문게재 2026-04-08 10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핵심광물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높은 해외 의존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 탐사 기술인 'GeoAI'를 활용해 자원 확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폐배터리에서 유효 광물을 추출하는 재자원화 기술을 고도화하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 무기화 등 외부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순환형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자원 확보의 패러다임이 물량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을 통한 탐사와 재활용 역량 강화는 대한민국 산업과 안보를 지키는 핵심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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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마운틴패스(Mountain Pass) 희토류 광산 전경. (사진=MP Materials)
글로벌 산업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핵심광물'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새로운 안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석유와 가스 중심이었던 자원 경쟁은 이제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첨단 무기체계 등에 필수적인 리튬·니켈·희토류 등 전략광물 확보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하 지질자원연)이 AI 기반 탐사 기술과 재자원화 기술을 앞세워 공급망 위기 대응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자원 확보의 패러다임이 '물량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이 국가 자원안보의 핵심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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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 연구진이 3D 디지털 트윈 모델 구축을 위한 갱내 스캐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핵심광물, 산업을 넘어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핵심광물은 더 이상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항공우주, 방위산업 등 미래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에는 리튬·니켈·코발트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는 갈륨과 게르마늄이 활용된다. 첨단 전투기와 미사일, 레이더 시스템에도 다양한 희토류 금속이 적용된다. 특정 광물의 공급이 막히는 순간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핵심광물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흑연은 대중국 의존도가 99%에 달하며, 희토류는 80% 이상,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 역시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그 출발점인 원료 단계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역설적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이는 공급망 충격이 발생할 경우 산업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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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공급망의 주요 생산국. (자료=IE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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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사진= 지질자원연 제공)
▲자원 무기화 현실화… 글로벌 공급망 '흔들'=최근 주요 자원 보유국들이 광물 공급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공급망 리스크는 더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국가 주도의 전략을 통해 채굴뿐 아니라 가공·제련 등 고부가가치 영역까지 장악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 데 이어 중희토류와 고성능 영구자석 기술까지 규제를 확대하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실제로 글로벌 제조업계의 생산 차질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공급망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론적 위험으로 여겨졌던 '자원 무기화'가 이제는 산업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각국 역시 이에 대응해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다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자원 확보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산보다 기술' 지질자원연 GeoAI 주목

지질자원연이 개발한 'GeoAI 플랫폼'은 공급망 위기 대응의 새로운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GeoAI는 지질학(Geoscience)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기술로, 기존에는 분석이 어려웠던 복잡한 지질 데이터를 정밀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질 데이터는 데이터 양이 제한적이고 불확실성이 크며 서로 다른 형식이 혼재된 '더티 데이터' 특성을 갖고 있어 일반 산업용 AI 적용이 쉽지 않은 분야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질자원 분야에 특화된 AI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복합 물리탐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광물 부존 가능성을 예측하고 3차원 지질 모델링을 통해 지하 구조와 유체 흐름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탐사 정확도를 높이고 시추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유망 광체를 보다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AI 기반 탐사 기술이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질자원연 관계자는 "이제는 얼마나 많은 광산을 확보했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탐사하고 개발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AI 기술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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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AI 플랫폼 개요 (자료=지질자원연 제공)
▲폐배터리에서 다시 광물로… '도시광산' 부상=핵심광물 확보 전략은 채굴 중심에서 재자원화 중심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 등을 다시 추출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폐배터리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도시광산'으로 불린다. 이를 활용하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실제로 재자원화가 확대되면 신규 광산 개발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핵심광물 확보 전략이 단순한 해외 광산 투자에서 벗어나 회수·분류·전처리·정련을 포함한 순환형 공급망 구축으로 전환돼야 함을 의미한다.

지질자원연 역시 고순도 금속 회수 기술과 친환경 정·제련 공정 개발을 통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저탄소 공정 기술은 환경 규제 대응과 경제성 확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어디서 사 올 것인가' 아닌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전문가들은 핵심광물 시대의 경쟁이 이미 '자원 확보 경쟁'을 넘어 '기술 경쟁'으로 전환됐다고 진단한다. AI 기반 탐사, 스마트마이닝, 저탄소 정·제련, 재자원화 기술, 대체 소재 개발 등 다양한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안정적인 공급망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질자원연 관계자는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어디서 수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기술로 더 잘 찾고, 더 잘 가공하고, 더 잘 다시 활용할 것인가"라며 "과학기술이야말로 대한민국 산업과 안보를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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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 전경 (사진=지질자원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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