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대전안전공업 화재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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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대전안전공업 화재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

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 승인 2026-04-06 17:08
  • 신문게재 2026-04-0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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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그날 공장 직원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평소처럼 집을 나와 일터로 향했다. 그러나 그 평범한 하루는 사랑하는 가족과의 마지막 시간이 되고 말았다. 화마로 공장 근로자 14명이 목숨을 잃고 60여 명이 부상을 입은 대전 자동차부품업체 안전공업 화재 사건 얘기다. 대전 안전공업의 화재참사는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왜 산업현장의 참사는 반복되는가. 사고가 날 때마다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외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고 비슷한 비극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과연 이전의 참사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바꾸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참사 역시 복합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보인다.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는 충격적이다.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2층 헬스장과 휴게실 같은 불법 증축공간의 존재, 허가받지 않은 나트륨 정제설비 운영 의혹은 기본적인 법규조차 무시된 채 위험이 방치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밀폐된 구조와 급속한 연기 확산은 근로자들의 대피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구조적·환경적 취약성이 결합된 '예고된 참사'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소방 대응체계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해당 사업장은 자동 소화설비가 아닌 옥내소화전에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초기 대응이 지연될 경우 대형 화재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특히 가연성 물질이 많은 공장 환경에서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화된 대응 시스템이 필수적임에도, 여전히 구시대적 설비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결국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투자를 미루고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 피해를 키운 셈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형식적 안전관리'에 있다. 소방훈련은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에 그쳤고, 점검 또한 법적 요건 충족 여부에만 치중됐다. 공장 내부에 쌓인 기름때와 같은 잠재적 화재 위험 요소, 덕트와 환풍시설의 취약성, 대피로 확보 여부 등 실제 사고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들은 제대로 점검되지 않았다. 안전이 '서류'와 '형식'으로만 존재했을 뿐, 현장에서 작동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관리·감독 기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반복되는 점검에도 불구하고 불법 증축과 무허가 설비가 방치되었다는 사실은 점검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단순한 인력 부족이나 행정적 한계를 넘어, 혹여 '봐주기 점검'이나 관행적 유착이 존재했던 것은 아닌지 철저한 조사와 성찰이 필요하다.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과 부패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한, 어떤 제도 개선도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우리는 산업현장의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을 이유로 안전 투자를 미루는 관행이 지속된다면, 그 대가는 결국 노동자의 생명과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안전은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 기업 존립의 전제이자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다.

산업재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작은 무시와 안일함, 그리고 책임 회피가 쌓여 결국 참사로 이어진다. 대전안전공업 화재참사는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남긴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그 어떤 비용보다 우선해야 할 가치라는 점이다. 이 교훈을 외면한다면, 다음 참사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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