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과 학령인구감소,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충남대가 제시한 해법은 '확장'과 '연결'이다.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 속 충남대는 국립공주대와의 통합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중부권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초광역 성장을 도모하고 청년 정주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혁신의 주체가 되겠단 다짐이다. 최근에는 '국가 AI 허브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AX 대전환'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2년간 김정겸 총장은 '학생 성공 중심, AI 기반 대학'으로 대학 체질을 바꾸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의 대학 운영 방향과 교육 비전에 대해 김 총장은 "대학은 울타리를 깨고 더 변화해야 한다"며 "AI 시대 충남대는 종합적 안목으로 세상을 바르게 보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 |
| 4월 1일 취임 2주년을 맞은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중도일보와 만나 앞으로의 대학 운영 방향과 교육 비전을 밝혔다. (사진=충남대) |
▲교육·연구·행정 등 여러 분야에서 가시적인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한다. 분야별로는 교육과정·내용·방법을 학문 중심에서 실천·실용·수요 중심으로 전환했다. 단편적 교육지원 체계도 개선해 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과 역량도 취·창업 역량과 학문 중심 역량으로 바꾸고 학문 중심 기초연구 역시 연구 잘하는 교수 우대, 연구실적 중심의 임용트랙 신설 등 실용연구와 융복합연구 중심으로 바꿨다.
국내 대학 중 AI 대전환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진로·취업 온라인 플랫폼인 '올 인원 AI 취업 솔루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1학년부터 4학년의 진로 설계부터 취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AI 솔루션을 도입해 학생 진로 지원을 고도화했다.
인공지능 학사지원 시스템인 'CNU With U+'도 전면 도입해 학생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AI 활용 수요에 부응하고자 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한곳에서 쓸 수 있는 '멀티 LLM 서비스'도 모든 학교 구성원에게 배포 중이다. '인공지능혁신위원회'와 'AI 융합전략연구원' 설립, 'AI 첨단인재양성 부트 캠프' 사업 수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업무협약 체결 등 교육·연구·학사 등 대학의 전 분야에서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대학의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최근 충남대는 취업 경쟁력 부문에서 취업률이 타 거점국립대 평균을 크게 웃도는 61.1%를 기록하며 9개 거점국립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연구 경쟁력 부문에서도 전임교원 1인당 SCI 논문 게재와 교외연구비 수주 실적 모두 거점국립대 1위다. 특히 4년 연속 1위를 지킨 연구비 수주 실적과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49명이 등재된 성과는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우리 대학의 확고한 연구 저력을 방증했다. 또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에 총 95개 과제, 약 564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확보하며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선 교육부 '국제화 역량 최우수 인증대학' 선정은 물론 우수 이공계 인재를 위한 'K-STAR 비자트랙' 대학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사회적 영향력 부문에서도 2025년 발전기금 114억 원을 모금해 거점국립대 1위를 달성했다.
-교육부 글로컬 대학 선정 후 6개월이 흘렀다. 충남대는 국립공주대와의 통합 과제가 남았는데 그동안 추진 경과는?
▲국립공주대와의 통합은 오는 5월 통합 계획서 제출을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 일반적인 대학통합의 절차는 교육부 고시에 의거해 통·폐합 신청서 제출-교육부 국립대학 통·폐합 심사위원회 심사, 승인 통보-통·폐합 이행계획 교육부 제출·이행협약 체결-통합대학 출범의 단계를 거친다.
앞서 국립공주대와는 통합논의 조직 구성, 통합일정 로드맵 마련, 본부 각 부서 간 통합과제 협의, 양 대학 유사중복학과 통합과 특성화 논의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진행해왔다. 양 대학의 통합추진위원회 등이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해 5월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1+1 이원화 체계 하에서의 통합을 강조해 왔다. 두 대학이 목표로 하는 통합 방향이 궁금하다. 또 통합 시 기대하는 효과와 장점은?
▲국립공주대와의 통합은 광역단위 소재지를 뛰어넘는 국내 최초의 '초광역 국립대학 통합모델'이다. 통합모델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은 모두 새롭게 채워 넣어야 하지만, 앞선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통합모델은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와 참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통합의 방향은 양 대학이 협상을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 큰 틀에선 양 대학의 정체성과 발전역량을 최대한 구현하고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 대학통합이 구조조정과 효율성 중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기업 간 M&A와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지역의 고등교육 생태계 회복, 지역 발전과의 연계, 양 대학 보유 캠퍼스의 전략적 특성화, 학교 구성원의 자율성과 절차적 정당성 등을 중요한 가치로 삼을 거다.
통합을 실현한다면 기초학문 보호를 위한 학문 후속세대 양성부터 초광역권 성장엔진 분야 인재 양성까지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문 육성을 통해 국립대학에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통합을 통해 '글로벌 탑티어'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도 구축할 수 있을 거다.
-반대로 각 지역의 주축 국립대인 두 대학의 통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특히 캠퍼스 주변 상권 침체·공동화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은데,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대학통합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는 지역소멸과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더 증폭된 것 같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학 간 통합은 기업의 인수합병(M&A)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교육부도 과거와는 달리, 양 대학 구성원의 자율적인 협상과 지속 가능한 대학 발전·지역 사회와의 공존 확보 차원에서 통합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통합의 성공적인 모델이 많지 않고, 통합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어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 두 대학 모두 최선을 다해 정확한 이해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다.
다만 성공적인 대학통합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중앙 정부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5극 3특 성장전략과 인재양성 전략의 조기 추진, 실질적인 재정 지원,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과 교육투자 확대, 거점국립대학 집중 육성 정책의 조속한 추진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립공주대와는 공통의 역사와 문화(백제), 산업간 연계(제조업과 연구개발), 지역사회 문제 해결(외국인 근로자 직업훈련), 청년창업 혁신 벨트 조성(대전+공주) 등 두 지역이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제안하고자 한다.
![]() |
| 4월 1일 취임 2주년을 맞은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중도일보와 만나 앞으로의 대학 운영 방향과 교육 비전을 밝혔다. (사진=충남대) |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 체제에서 충남대는 대전·세종·충청권을 아우르는 중부권 거점대학으로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가장 먼저 반도체와 바이오, 국방, 모빌리티 등 충청권 특화 산업에 즉각 투입 가능한 고급 인력을 양성해 지역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학의 연구 성과를 지역 기업에 전수하고, 지자체·기업·연구소와 협력해 지역 내에서 교육과 취업, 정주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지역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세 번째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해 세종과 대전을 잇는 혁신 거점을 조성하고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
특히 충남대는 지역혁신사업(RIS)을 통해 구축한 대전·세종·충남 고등교육 플랫폼의 중심 대학이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회장교로서 담대한 출연(연) 벽허물기와 타 대학과의 공유 대학 모델을 발전적으로 확대해 '지역혁신 허브'에서 '초광역 지역혁신 허브'로 변모하겠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본격 시행되면서 대학 정책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중부권 초광역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데, 대비해 구상하는 것이 있다면.
▲RISE 체계는 지역혁신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정책적 전환점이다. 대학이 중심이 돼 지속 가능한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다. '대전-R&D·창업·실증', '충남-스케일업·제조', '세종-정책연계', '충북-특화생산' 등 전략산업에 핵심 역할을 V자형 벨트로 묶어 권역의 공동 과제와 인력교류, 기술 연계를 통해 초광역 RISE 체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는 대전이 설계 및 R&D를 맡고 청주는 생산, 천안은 후공정, 바이오의 경우는 대전이 기초연구, 충북 오송은 임상 및 생산을 맡는 것이다. 이차전지도 대전이 소재연구, 충남은 셀·팩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충남대는 지난 1월 '2026 중부권 초광역 RISE 포럼'을 개최해 정부의 5극 3특 전략에 맞춰 중부권 RISE 체계의 초 광역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등 지역대 맏형으로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지금, 집중하려는 과제가 있다면.
▲대전·세종·충남은 행정수도인 세종을 중심으로 하나로 엮인 사실상 새로운 행정수도권이다. 충남대는 대전에 소재하고 있지만, 최근 세종캠퍼스에 의대가 입주했고 신동과 내포에도 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다만 시간이 흘러 대덕캠퍼스와 보운캠퍼스가 낙후됐고 새로운 교육과 연구를 위한 시설·공간 수요가 필요한 것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재임 중 캠퍼스 광역화와 더불어 시설 공간 현대화·확충 사업에 집중하고 국가거점국립대 위상에 부합하는 '초광역 혁신 캠퍼스'를 구축하고 싶다.
또 AI의 파급력과 확산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대학의 교육·연구·행정 등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혁명기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운동)처럼 일부 로봇과 인공지능 도입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사회 진보를 위한 시대적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충남대는 카이스트, 정부출연연구원, 기업 등과 긴밀히 협력해 대전-세종-충남의 'AI 허브대학'으로 도약하겠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 'CNU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해 온 흐름을 이어가겠다.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AI 기본역량과 리터러시 함양, AI+X 융복합인재 양성·피지컬 AI 인재 육성, AI 윤리·책무성 제고, AI 분야 국제공동연구 추진 등 국가 인공지능 3대 강국에 조응해 '국가 인공지능 3대 대학'으로 우리 대학을 육성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과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1952년 6·25 전쟁 중 충청도민의 '십시일반' 정신으로 설립된 충남대는 대전·충남·세종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대학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기보다 교육·연구·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지역사회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주체로서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위 상아탑 속에 갇혀서 시대가 원하는 변화와 혁신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세금으로서 운영되는 국립대학의 명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자치와 학문의 자유를 실현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국립대는 자율적인 혁신과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난 74년 우리 대학이 대학 교육의 맨 선두에서 변혁을 선도해 온 것처럼 저를 비롯한 충남대 전체 구성원과 22만 동문, 지역사회가 함께 변혁의 파고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부국장)·정리=정바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정바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