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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명이 숨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이 화재로 녹아내렸다. 사진은 21일 오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
22일 본보 취재결과, 사상자 74명의 참사의 시작은 금요일 오후 점심시간을 보내는 중에 예기치 않게 시작됐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엔진 밸브를 생산하는 안전공업(주) 공장에서 3월 20일 오후 1시 17분께 화재가 발생했고, 인근 다른 공장 직원이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요청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시간대에 159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되었을 정도로 상당량의 화재 연기가 공장을 삼키고 높게 치솟았다.
신고접수 4분 만에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유독가스는 이미 건물을 휩쓸었고 구조를 기다리는 직원들이 창문에 매달리거나 추락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이면서 당시 170명이 근무 중이던 공장은 강한 불길에 휩싸였고,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화재 현장으로 소환했다. 발화 원인과 지점은 아직 조사 중으로, 가공 공정에 사용되는 절삭유와 그로 인한 기름때 같은 게 천장에 많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 연소가 주변으로 빠르게 번지고, 집진설비와 배관에 슬러지가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를 대량 배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공장으로 지어진 건물은 1층 높이가 5.5m에 이를 정도로 높았으나 창문으로 몸을 내밀고 구조를 기다리는 직원들은 유독가스를 피해 2층과 3층에서 그대로 1층으로 떨어졌다. 누군가 구조를 위해 가져다 놓은 3m 길이의 접이식 사다리는 가장 길게 펼치고도 2층 창문에 미치지 못한 채 현장에 덩그러니 지금껏 서 있다. 추락 과정에서 요추와 무릎이 부러지는 중복 골절상으로 수술 후 중환자실에 집중 치료를 받는 부상자를 비롯해 21일 오후 기준 중환자실에 4명이 입원하고, 일반병동에서 진료 중인 부상자가 24명이고, 32명은 병원을 통원하며 회복 중이다.
화재는 반나절 동안 계속돼 발생 6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고 발생 10시간 30분 후에 공장 2개 동 중 하나를 완전히 전소한 뒤 진화됐다. 그러나 직원 14명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로 구조물 안전 전문가의 붕괴위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당일 오후 10시 30분부터 구조대가 건물 안으로 진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20일 오후 11시 3분께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21일 오전 0시 19분께 동관 3층 헬스 및 휴게실에서 9명이 추가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곳은 사고 후 조사 과정에서 설계도면에 없는 무허가 시설물로 확인됐다. 이후 남은 실종자 3명마저도 건물 잔해에서 유해를 수습하면서 생환을 바라던 지역 사회의 바람은 통곡으로 바뀌었다. 수습된 유해 중 가장 먼저 발견된 40대 남성 포함 2명만 신원이 확인되었고, 12명은 경찰이 유전자(DNA) 분석과 대조를 통해 신원을 확인해 가족 품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정중히 예우하고, 유가족분들께서 슬픔을 추스를 수 있도록 행정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전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라고 밝혔다.
임병안·이현제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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