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에 지역기업들 원자재 수급·고환율 ‘이중고’

  • 경제/과학
  • 지역경제

중동전쟁 장기화에 지역기업들 원자재 수급·고환율 ‘이중고’

납사 수급 불안에 대산석화단지 NCC 가동률 60%대
원자재 수입 기업은 1500원대 고환율에 마진율 급감
일각선 중동전쟁 → ‘제2의 관세전쟁’ 시나리오 제기
지역 경제계는 “참전 땐 더 큰 경제적 위협" 선긋기

  • 승인 2026-03-19 17:28
  • 신문게재 2026-03-20 5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중동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의 공장 가동률이 손익분기점 아래인 60%대로 급락해 대규모 적자와 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1,500원대의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수입 비용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재고 부족 현상까지 심화되어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와 거부 시 예상되는 관세 보복 등 대외적인 통상 압박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제계의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clip202603191700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호위 작전을 벌이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내놓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동전쟁 장기화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일대에 비상에 걸렸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와 핵심 원료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 고착화하며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에서는 납사(나프타) 수급 불안이 심화하면서 일부 NCC(나프타 분해시설)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현재 일부 기업은 수급 차질과 가격 인상으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60% 안팎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반적으로 NCC 공장의 손익분기점은 가동률 85% 수준으로 알려져,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납사 재고가 2~3주 분량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공장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NCC업체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60% 이하로 내려가면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늘게 된다"면서도 "지금 가동률을 낮추는 것은 재고를 최대한 오래 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대에 굳어지면서 일부 수출기업들의 마진율도 감소하고 있다. 통상 강달러는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기업은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가공업체 대표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환율(강달러)에 직격탄을 맞는다"며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실제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중동전쟁이 제2의 관세전쟁으로 전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관세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미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법은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인정될 경우 의회 승인 없이도 일방적인 보복 관세 부과가 가능한 제도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이 어떤 수준의 협력 의사를 밝히냐에 따라 향후 우리 정부는 큰 딜레마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지역 경제계에서는 중동전쟁과 미국의 통상 압박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만으로도 지역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의 참전 요구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중동전쟁에 참여할 명분도 없을뿐더러 참전할 경우 더 큰 경제적 위협에 처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이나 일본도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징계 의결 사안 놓고 대전교육청·노조 갈등… 16일 면담
  2. 대전·세종·충청지방공인회계사회, 제32회 정기총회 개최…'정직한 회계 실현 다짐'
  3. 김운장 제주 신신호텔 그룹 회장, 제9대 대학야구연맹 회장 당선
  4. 대전보훈병원 원내 순환도로·주차장 개통…교통소외 일부 해소
  5. 대전지검도 스마트워크 도입… 검찰 근무 유연화 기대 속 내부 우려도
  1. 교권·AI교육·학생안전 담는다…인수위 공식 출범
  2. 차용일 약학정보원 신임원장 "보건의료정보 접근성 향상"
  3. [美·이란 종전 합의] 지역경제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기대감’
  4. 국립대병원, 지역·필수의료 주축으로 육성… 충남대병원 역할 커진다
  5. 대전 단체장 당선인들, 햇빛연금·분산에너지특구 등 기후공약 제시

헤드라인 뉴스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하면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내부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대전 등 각 지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전쟁은 끝났는데 홀짝제는 언제 끝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기관 차량 운행 제한 조치 완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종전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원유선 운항 재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이란..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김민석 총리와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당선인과의 회동 이후 충청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 총리가 주재한 자리에 참석 여부를 두고 정치적 해석이 달리는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시도지사 당선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엔 더불어민주당 9명의 예비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충청권에선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신용한 충북지사 당선인 등 3명이 함께 했다. 하지만,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완화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 용기 등을 만들 때 쓰이는 나프타가 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 제품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으로 일선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계속됐는데, 가격 안정화로 한시름 덜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 이란이 19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란 소식에 대전 소상공인들은 그간 급등한 나프타 관련 포장재 가격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공급량은 6월 들어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전쟁 직후인 3~4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