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대전 중앙로지하상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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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대전 중앙로지하상가의 추억

방원기 경제부 차장

  • 승인 2026-03-16 10:59
  • 신문게재 2026-03-17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는 시민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공간이지만, 최근 운영 주체 변경과 경쟁 입찰 도입에 따른 사용료 급등 문제로 상인들과 갈등을 겪으며 진통을 앓았습니다. 대전시는 임대료 감면 혜택을 확대해 상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있으며, 공용관리비 지원 비율 조정과 같은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시와 상인 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지하상가가 조속히 정상화되어, 앞으로도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의 명소로서 그 명맥을 이어가길 기대합니다.

방원기 편집국에서 사진
방원기 경제부 차장
2003년 그쯤으로 기억한다. 용돈 고이 모아 주머니에 2만 원 찔러 넣고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로 옷을 사러 갔다. 중학생이던 그때 내 눈에 보인 지하상가는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한참 옷에 관심을 가질 나이어서 그런지 옷 매장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티셔츠를 살까. 셔츠를 살까. 신발을 살까. 매장에 들어서면 물건을 골라주던 커 보이던 점원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때 지하상가는 지금의 대형 백화점 부럽지 않았다. 옷을 사고 음료 하나 손에 들고 상가를 돌아다니면 뭐든 다 신기했다. 어린 나이에 여러 가지를 고를 수 있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20대 초반에도 지하상가는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연애 운이 궁금해 방문했던 타로 가게에선 고민을 들어줬다. 잘 될 것이라는 점괘와는 달리 쉽지 않은 연애사에 그럼 그렇지 하며 혀를 찼지만. 저렴한 음식들은 당시 젊은 대학생인 나의 배를 채워줬고, 궂은 날씨엔 비와 눈을 막아주는 만남의 장소였다. 지금도 가끔 예전 추억을 되살리며 상가를 방문하면 그때의 추억이 곳곳에서 소환된다.

이런 중앙로지하상가는 혼란을 겪었다. 중앙로지하상가 운영 주체가 대전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된 이후 상가 경쟁 입찰로 사용료가 급격하게 증가해서다. 2024년 7월 5일 자로 관리협약과 개별점포 사용허가가 만료됨에 따라 운영 주체가 바뀌고, 상가 440곳이 경쟁 입찰에 들어갔다. 점포 1년 사용료를 투찰해 최고가를 제시한 참가자가 낙찰받는 구조다. 사용허가 기간은 10년이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은 삭발 투쟁과 시청 점거 등으로 몇 차례 반발이 크게 일었으나 현재는 일부 봉합 수순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자신의 가게를 혹시 뺏길까 이전보다 높게 금액을 입찰한 이들은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경쟁 입찰로 매장 운영권을 쥐어야 한다면 그만큼의 돈을 내야 했으니 당연한 경쟁 체계 시스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급격하게 임대료가 높아졌다면 소폭이라도 일정 기간 감면을 해주는 그림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공용관리비 분담 비율 조정도 숙제다. 중앙로 지하상가 공용관리비 시 지원 비율은 44%인 데 반해 역전 지하상가는 54%로 차등을 두고 있다. 현재 중앙로 지하상가 지하주차장은 상가운영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시는 주차장 반환이 이뤄져야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시에서 공유재산 임대료 경감이 올해는 최대 60%, 3000만 원 한도로 증액하며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중앙로 지하상가는 지금도 여느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30·40대가 되어 중년의 나이가 됐을 때 좋은 기억을 주는 한 페이지로 장식될 것이란 건 분명하다. 최근 몇 년간 다소 부산했으나, 지하상가와 대전시가 서로 간의 합의점을 도출해 외부에서 바라볼 때 정상화된 모습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방원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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