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의 세상읽기]‘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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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의 세상읽기]‘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를 보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 승인 2026-03-04 15:27
  • 신문게재 2026-03-05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사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어요.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Tasha Tudor 어록 중에서-



지난 1월25일 서울시의회에 가서 도전한국인상 언론공헌대상을 받던 날 서울에 간 김에 오전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에 위치한 롯데뮤지엄에 들러 소박하고 절제된 삶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원예가인 타샤 튜더(1915~2008) 탄생 110주년 기념 대규모 기획전 <Still Tasha Tudor>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를 보고 왔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타샤 튜더는 '마더 구스'와 '1은 하나'로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 중 하나인 '칼데콧 상'을 받은 국민작가다.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롯데뮤지엄이 3월 15일까지 아시아 최초로 대규모 기획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타샤 튜더 전시장에 들어서면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타샤 튜더 작품들이 환상의 동화 속 세상으로 안내한다. 타샤 튜더는 100여 권의 동화책을 쓰고, <비밀의 화원>,<소공녀> 등 수많은 작품들의 삽화를 그리고 나온 인세로 56세에 미국 버몬트주 산골에 99만㎡ (30만 평) 규모의 대지를 사들여 꽃과 나무를 가꾸고 동물을 기르며 92세까지 살았다. 그녀는 18세기 풍의 농가를 짓고 오랫동안 소망하던 ‘타샤의 정원’을 일궜다. 그녀의 아름다운 화원과 함께 한 노년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하이라이트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타샤 튜더의 그림 속에는 어린 네 자녀들과 웰시코기, 앵무새, 고양이, 닭, 염소, 거위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사람과 동물과 꽃이 한데 어우러진 평화로운 지상 낙원의 느낌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 다정하고 행복한 가족, 사랑스러운 동물들, 힐링을 주는 정원의 나무와 식물까지 그녀의 행복한 철학을 담아낸 멋진 공간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그녀가 23세에 데뷔한 첫 그림책, <Pumpkin Moonshine(호박달빛)> 의 사랑스러운 원화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장에서 ‘하루 하루 매일을 소중히 새로이 살아야 함을 새삼 성찰하게 됩니다’라는 어록을 읽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빠뜨릴 수 없는 반려견으로, 그림에 등장하는 웰시코기들은 모두 생동감 있고 너무나 귀엽다. 손바느질로 지어진 핸드메이드 인형도 그녀가 즐겨 만든 작품들이다. 전시장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기쁨' 섹션은 타샤가 손수 일구어낸 의식주 문화를 다룬다. 그녀의 요리법과 일상을 담은 저서 '타샤의 식탁' 속 소박한 식탁과 작업실을 재현하고, 가족과 함께한 일상이 담긴 삽화와 크리스마스 카드도 전시한다. 노동이 곧 놀이이자 기쁨이었던 타샤의 삶은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자급자족적 삶과 소박한 행복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정원, 타샤의 세계' 섹션이다. ‘코티지 가드닝’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그녀의 정원을 모티프로 꽃과 향기, 계절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삽화 원화·초판본 등 190점이 전시된 이번 타샤 튜더 전시회는 손수 만든 빵과 홍차 한잔, 직접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서 뛰노는 귀여운 강아지들, 따뜻한 난롯가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돼 직접 정원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흔들 의자에도 앉아본다. 현대인이 동경하는 전원생활, 타샤 튜더가 실현했던 19세기 목가적 삶도 체험해 본다. 느리게 사는 삶의 기쁨과 쉼이 되어 주는 전시는 위로와 성찰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해줬다. '슬로우 라이프'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되며 깊은 울림과 영감을 전하는 그녀의 전시를 보고 온 잔향이 아직도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 천국 같은 정원을 일군 가드닝의 대가로 꽃과 동물, 자연을 존중하는 자연주의자였던 타샤 튜더가 전한 "정원이 너무나도 좋아서 참을 수 없어요.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입니다. 정원을 가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라는 이 말이 지금도 뇌리를 스친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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