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는 초정밀 영상 장비로 몸속 혈관 본다

  • 전국
  • 부산/영남

손에 쥐는 초정밀 영상 장비로 몸속 혈관 본다

포스텍 김철홍 교수팀, 볼펜 크기 현미경 개발

  • 승인 2026-02-26 15:22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김철홍 포스텍 교수


포스텍 연구팀이 혈관과 장기를 초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볼펜' 크기 현미경을 개발했다.



휴대성과 빠른 촬영 속도, 선명한 화질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한 성과는 의료 영상 장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카메라가 작아지면 렌즈도 함께 작아지고 그만큼 화질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진다. 의료 영상 장비도 마찬가지다. 정밀한 영상을 얻으려면 장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술실이나 응급 현장에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으면서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장비는 오랫동안 연구자들의 목표였다.

빛과 소리를 함께 활용하는 '광-음향 현미경(PAM)1)'은 이러한 한계를 넘을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번개가 치면 천둥소리가 나듯 조직에 레이저를 쏘면 순간적으로 초음파가 발생하는데, 이를 분석하면 혈관과 미세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조영제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 크기가 크고 고정형이어서 이동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

김철홍 교수 연구팀은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TUT)와 광섬유 스캐너(Fiber Scanner)를 하나로 통합한 핸드헬드(handheld) 광-음향 현미경 'hPAM-TUT(handheld PhotoAcoustic Microscopy with Transparent Ultrasound Transducer)'를 개발했다.

빛이 통과하는 투명 초음파 소자를 활용해 레이저와 초음파의 경로를 일치시켰고 복잡한 거울 대신 가느다란 광섬유 자체를 진동시켜 빛을 스캔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구조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면서도 영상 품질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완성된 'hPAM-TUT'는 지름 17mm(밀리미터), 무게 11g(그램)에 불과하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인 7μm(마이크로미터) 해상도를 구현했고 직경 2.6mm 시야에서 단일 3차원 볼륨 영상을 1.5초 만에 획득한다. 작지만 빠르고 또렷하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쥐의 위, 소장 등을 촬영해 복잡한 혈관망들을 선명하게 확인했으며 응급 치료에 사용되는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투여하자 귀의 미세혈관이 수축했다가 회복되는 과정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특히 전이 초기 종양 주변에 형성되는 비정상적 혈관 구조를 선명하게 시각화했다. 정량 분석 결과, 종양 부위는 정상 조직보다 혈관 밀도와 구조적 복잡성이 유의하게 높았다. 종양 미세 환경의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성과는 단순히 장비를 소형화한 데 그치지 않는다. 수술 중 병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내시경과 결합해 초기 암을 빠르게 탐지하는 등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피부과, 종양학, 복강경 수술, 수술 중 영상 유도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반 기술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2. [춘하추동]'대전'을 근대의 틀에 가두지 마라
  3. 올해 수능 11월 19일 시행… 평가원 "적정 난이도 확보"
  4. 4월에도 대전 시민 생활불안 더 커진다… 고공행진 기름값에 이은 교통불편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AI 시대는 충남대의 기회…지역 발전 선도 대학으로 거듭날 것"
  1. [중도시평] AI가 논문을 쓰는 시대, 연구자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2. 4월 2일부터 '약물운전' 단속·처벌 강화
  3.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4. 화재 안전공업 오일미스트와 금속분진 발생 작업환경측정서 확인
  5. [내방] 조진형 대전 동부교육장·조성만 서부교육장

헤드라인 뉴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트램이야? 버스야?" 신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3칸 굴절 차량이 대전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1일 서구 도안동 호수공원 일원에서는 전국 최초 도입을 앞둔 3칸 굴절차량의 본격 운행에 앞서 차량 안전성과 도로 적합성을 점검하는 시범운행이 진행됐다. 모습을 드러낸 3칸 굴절차량은 일반 버스를 3칸 연결한 형태로 길이가 30m 정도다. 차량을 얼핏 보면 겉모습이 '트램'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운전석은 맨 앞과 뒤 두 곳에 있어 종점이나 시작점에서 차를 돌리기 위한 공간이 필요없었다. 실내는 통창으로 개방감이 돋보였으며, 내부는 통로를..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전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상당한 지방비 부담을 떠 안게 됐다. 고유가 피해 지원 등을 위한 '3대 패키지' 사업에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부담하는 구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재정난이 심각한 지자체가 적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중동 리스크로 재정난을 부채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중동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응하..

대전서 조리 인재 새 무대 열린다...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
대전서 조리 인재 새 무대 열린다...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

대전에서 대한민국 조리 인재들의 새로운 무대가 열린다. 한국음식조리문화협회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서 '2026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대회는 유럽 조리 네트워크인 유럽토크(Euro-Toques)의 공식 승인과 월드마스터 셰프 소사이어티(World Master Chefs Society)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국제 기준을 통과한 대회 이력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대회는 유럽 기준의 심사 시스템과 글로벌 마스터셰프 심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