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시 대전] 골목길부터 교통까지…안전도시 대전, 자치경찰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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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도시 대전] 골목길부터 교통까지…안전도시 대전, 자치경찰의 역할은

  • 승인 2026-02-26 16:57
  • 신문게재 2026-02-27 9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출범 5주년을 맞아 자살 예방과 교통안전 강화, 주민 참여형 치안 협의체 운영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예방 중심의 생활밀착형 치안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 개선과 시민 정책 참여단 운영을 통해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행 제도는 조직과 사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일원화 모델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인사·예산권 확보와 독립적인 현장 지휘권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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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자치경찰위원회가 2025년 4월 1일 대전역 인근에서 보이스피싱 근절 캠페인 활동을 진행했다./사진=대전시 제공
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시민이 얼마나 안전하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전은 생활 속 위험을 줄이고 예방 중심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치경찰은 지역 여건에 맞는 치안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한 축을 맡고 있다. 시행 5년을 맞은 지금, 자치경찰제의 구조와 역할을 짚어보고 대전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과 함께 제도가 안고 있는 한계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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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위원회 지위./사진=대전시청 제공
▲'더 안전한 대전'을 설계한다…자치경찰 5년 현장은



자치경찰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자치경찰위원회를 봐야 한다. 제복을 입고 현장을 뛰는 조직은 아니지만, 지역 치안의 방향을 정하는 '설계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근거해 설치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형식상 시·도지사 소속이지만, 자치경찰 사무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우리나라 자치경찰제는 조직을 분리하지 않고 사무만 구분하는 '일원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경찰 사무는 국가경찰사무, 수사사무, 자치경찰사무로 나뉜다. 국가경찰사무는 경찰청장이, 수사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한다. 생활안전·여성청소년·교통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는 자치경찰사무로 분류되며, 이 영역의 정책 방향을 정하는 곳이 자치경찰위원회다.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1명, 비상임위원 5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자치경찰 사무 목표를 설정하고 예산과 인사,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더 안전한 대전, 더 행복한 시민'을 목표로 내걸고, 지역 특성에 맞는 예방 중심 치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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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6일 대전자치경찰위원회 사무실에서 자치경찰시티즌 제3기 우수활동자 10명에 감사장을 수여했다./사진=대전시 제공
▲예방 중심 치안 강화… 대전자치경찰, 2026년 생활밀착 안전사업 추진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2026년 한 해 동안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생활밀착형 치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수사와 단속으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요인을 미리 발견하고 줄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먼저 자살 예방 분야에서는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자살시도 상황에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과 소방 인력 100명을 대상으로 '자살시도 중재협상관 교육'을 실시한다. 112 신고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는 지역경찰관과 위기협상팀 형사, 여성청소년 기능 담당자 등이 교육 대상이다. 동시에 자살 발생 우려 지역의 환경 점검도 병행한다. 출입문과 잠금장치, 펜스, 안내표지판 등 기존 안전시설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물리적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숙박업소 58곳을 대상으로 예방 홍보를 진행하고, 대청공원 등 12곳에 안내판을 재설치했으며, 갑천과 이마트트레이더스 인근에는 생명사랑 로고젝트를 설치하는 등 생명존중 문화 확산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교통안전 분야는 최근 증가한 사망사고에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5년 대전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61명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고, 특히 고령 보행자와 이륜·개인형 이동장치(PM) 관련 사망사고가 각각 65%, 1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단횡단 계도와 단속을 강화하고 보행자 우선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어린이 보호구역 시설 점검과 개선, 대한노인회 간담회, 면허 자진반납 활성화 등 고령층 대상 안전 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륜차와 PM 법규 위반 단속, 불법 튜닝 합동 단속, 휴가철과 연말연시 음주단속, 암행순찰차 활용 등도 병행해 사고 요인을 다각도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공동치안 협의체' 운영도 자치경찰의 중요한 축이다.

이 사업은 지구대와 파출소,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주민이 치안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간담회 251회와 합동순찰 117회가 실시됐고, 골목길 조도 개선, CCTV 설치, 원룸 밀집지역 환경개선 등 지역별 맞춤형 사업이 추진됐다. 주민 의견을 반영해 어두운 골목길을 '밤길 동행로'로 조성하거나 공원과 등산로에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시민이 정책 제안 과정에 참여하는 '대전자치경찰시티즌' 운영도 계속된다. 19세 이상 시민 105명이 참여해 자치경찰 정책 개선 의견을 제시하고 현장 체험 활동과 홍보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위촉 이후 한 달 만에 정책 제안 27건이 접수되는 등 시민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생활 속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 개선 사업도 포함된다. 유흥가 등 범죄 위험이 높은 민간화장실에는 안심스크린을 설치해 칸막이 상·하단의 빈 공간을 차단함으로써 휴대전화를 이용한 불법촬영을 물리적으로 막는 방식이다. 현재 112개소에 설치돼 운영 중이며, 자치구와 협업해 설치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단속과 처벌 중심의 치안에서 벗어나, 도시 환경과 시민 참여를 통해 위험을 줄이는 예방형 치안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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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5일 자치경찰위원회 등 관계자 9명이 동구 신흥역 '지하철안심화장실'을 방문해 불법촬영 예방시설을 점검했다./사진=대전시 제공
▲구조는 분권, 권한은 여전히 중앙… 제도적 한계

자치경찰제는 도입 취지와 달리 권한·실행·법적 구조에서 여전히 중앙 중심 체계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현행 제도는 2020년 12월 개정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경찰 사무를 국가경찰사무와 자치경찰사무로 나누고, 자치경찰사무에 대해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해 지방 치안정책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조직과 인력은 국가경찰 체계를 유지하는 일원화 모형으로 운영되면서, 실질적인 현장 지휘권은 제한된 상태다.

당초 논의 과정에서는 조직까지 분리하는 '이원화 모델'도 검토됐지만 재원 부담과 치안 공백 우려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휘권의 한계, 인사권과 예산권의 제약, 정책과 집행 간 간극 등이 제도적 과제로 남아 있다. 생활치안이 자치사무로 분류됐음에도 조직·권한·재정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방분권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자치경찰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전시 자치경찰위원회 박은규 기획팀장은 "자치경찰의 목표는 사건 대응보다 위험을 미리 줄이는 예방 중심 치안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자치경찰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제도인 만큼,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행정적 지원과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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