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역 통합보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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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역 통합보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먼저

이상래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 승인 2026-02-25 16:38
  • 수정 2026-02-25 17:15
  • 신문게재 2026-02-26 18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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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전 행복청장.
광역 행정구역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적지 않다.

통합을 최초로 추진했던 대전과 충남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주민 동의 없는 통합은 비민주적이다. 목적은 무엇이고 결과는 어떠할 것이라는 마스터플랜조차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가 경영의 기본 틀을 이렇게 바꿔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거를 앞둔 졸속 통합이 아니라, 적용 가능한 실증적 모델과 국가적 마스터플랜의 수립이다.

대전·충남 등이 통합에 부정적인 이유는 광역 통합의 핵심인 '실질적인 정책결정권'과 '재정권한'의 완전한 이양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스스로 세입을 확보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직접 집행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덩치만 키우는 '껍데기뿐인 통합'이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광역화는 국가 경영의 기본 틀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통합 논의와는 별개로, 과연 우리가 '실질적인 정책결정권'과 '재정권한'의 이양을 수반하는 광역화 감당 여건을 갖췄는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치밀한 사전준비 없는 광역화는 혼란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도적 모델을 선정해 먼저 추진하고,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확대 실시하는 것이다.

광역화의 첫 선도 모델로는 세종시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4년 행정수도 이전 시도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좌절됐지만, 이제는 '행정수도 세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기획된 '특수 목적 도시'로서 광역화 추진에 필요한 최고의 행정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이주민의 비율이 80-85%에 달하고 있어 새로운 정책 실험에 대한 수용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본다.

세종은 아직 행정수도로서의 헌법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자족 기능도 부족하다. 대중교통, 교육, 문화, 의료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어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 세종'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

행정수도특별법 명기는 해결책이 아니라 위헌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화약고일 뿐이다. 또한,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실질적 자족 도시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대형 문화시설도, 상급 종합병원도 유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갑자기 40만 인구를 100만으로 늘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종과 동일 생활권인 인근 지역을 묶어 인구 100만 명 이상의 '행정수도권'으로 광역화하는 안이 최적이다.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생활권 통합을 뜻한다.

이 경우, 미국의 NCPC와 프랑스의 MGP처럼 행정수도권이라는 단일한 생활권을 종합적으로 계획·관리하는 독립 조직인 행정수도관리청이 필요하다.

행정수도관리청은 교통인프라 구축, 도시계획, 환경문제 등 개별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광역적 이슈를 전담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고유사무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행정수도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게 될 세종시는 절감되는 예산을 주민 복리에 집중 투자할 수 있어,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역 통합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계획도, 지역주민의 동의도 없이 선거를 앞두고 섣불리 추진할 일이 아니다. 국가가 20년에 걸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성장시켜 행정수도를 완성하고, 그 다음에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수도권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광역 통합의 첫걸음으로 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이상래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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