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에 7명 23분간 또 갇혔다… 연휴 기간 대전에서만 갇힘사고 10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승강기에 7명 23분간 또 갇혔다… 연휴 기간 대전에서만 갇힘사고 10건

가까운 층까지 이동 '자동구출운전장치' 필요성 대두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서 사후 조치 과정 공개 안해
자동구출장치 외 운행 중단 강력한 행정조치 거론도

  • 승인 2026-02-19 17:38
  • 신문게재 2026-02-20 6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clip20260219160911
대전소방본부 구조대가 승강기 갇힘사고 후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개방 후 구조하는 모습.
#2월 14일 오후 9시 12분. 가족들이 하나둘 모여 연휴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간, 대전 동구 낭월동 한 아파트 10층에서 운행 중이던 승강기가 갑자기 멈춰 섰다. 좁은 공간 안에는 입주민과 손님으로 방문한 외부인 포함 7명이 타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정지에 내부는 순식간에 긴장감이 감돌았고, 이들은 23분 동안 구조를 기다리며 불안을 견뎌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현장 도착 직후 신속하게 구조 작업을 벌여 7명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했다. 다행히 구출된 이들에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고, 사고 이후 출동한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에서 원인 조사와 안전 점검이 진행됐다.



해당 아파트는 준공된 지 약 15년이 지난 곳으로, 2017년 이후 의무화된 자동구출운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승강기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 연휴 기간 대전 지역에서 승강기 멈춤 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강기 안전 관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반복되는 갇힘 사고를 계기로 정전이나 고장 시 자동으로 가까운 층으로 이동하는 '자동구출운전장치' 설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9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월 14일부터 18일까지 설 연휴 기간 대전에서 접수된 승강기 갇힘 사고는 모두 10건에 달했다. 기계 오작동, 일시적 정전, 노후 설비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실제 14일 동구 낭월동 아파트에서는 7명이 23분간 승강기에 갇혔고, 18일에는 중구 중촌동 한 상가 건물에서 승강기가 멈춰 5명이 13분 동안 내부에 머무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강기 갇힘 사고는 단순 고립에 그치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고립될 경우 공황 증상이나 호흡 곤란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귀성·귀경객 방문과 가족 모임 등으로 아파트와 상가 이용이 늘면서 승강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사고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 관리·조치 과정이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인데, 승강기 유지관리는 전문 업체가 건물주나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는 구조여서, 점검 결과나 후속 조치 내용이 입주민이나 이용자에게 상세히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낭월동 사고 아파트의 승강기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외국계 업체 측에 사고 원인을 문의했지만,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정전이나 갑작스러운 멈춤 상황에서도 승강기가 가까운 층으로 이동해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자동구출운전장치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장치는 내장 배터리를 이용해 비상시 승강기를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안전장치다.

현재 자동구출운전장치는 2017년 1월 28일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물에 한해 의무 설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와 건물 상당수는 설치 대상이 아니다. 이와 함께 노후 승강기에 대한 정기 점검 강화와, 이상 징후 발견 시 운행 중단 등 보다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자동구출운전장치 설치가 확대된다면 승강기 갇힘 사고는 크게 줄어들고, 신속한 탈출로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승강기는 사유재산 성격이 강해 기존 시설에 대해 강제 설치를 의무화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진보 세종교육감 '임전수 후보' 선출… 6자 구도 새판
  2. [춘하추동]'대전'을 근대의 틀에 가두지 마라
  3. 올해 수능 11월 19일 시행… 평가원 "적정 난이도 확보"
  4.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토론회 난타전…張-張 협공 許 반격
  5. 4월에도 대전 시민 생활불안 더 커진다… 고공행진 기름값에 이은 교통불편
  1. 김정겸 충남대 총장 "AI 시대는 충남대의 기회…지역 발전 선도 대학으로 거듭날 것"
  2.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후보 간 신경전 격화… 박 "억지왜곡 자중" VS 양 "즉시 해명하라"
  3. [중도시평] AI가 논문을 쓰는 시대, 연구자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4. 4월 2일부터 '약물운전' 단속·처벌 강화
  5.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헤드라인 뉴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트램이야? 버스야?" 신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3칸 굴절 차량이 대전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1일 서구 도안동 호수공원 일원에서는 전국 최초 도입을 앞둔 3칸 굴절차량의 본격 운행에 앞서 차량 안전성과 도로 적합성을 점검하는 시범운행이 진행됐다. 모습을 드러낸 3칸 굴절차량은 일반 버스를 3칸 연결한 형태로 길이가 30m 정도다. 차량을 얼핏 보면 겉모습이 '트램'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운전석은 맨 앞과 뒤 두 곳에 있어 종점이나 시작점에서 차를 돌리기 위한 공간이 필요없었다. 실내는 통창으로 개방감이 돋보였으며, 내부는 통로를..

대전 초등생 살해 전직교사 명재완, 대법서 무기징역 최종 확정
대전 초등생 살해 전직교사 명재완, 대법서 무기징역 최종 확정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을 살해한 전직 교사 명재완(49)에게 대법원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영리약취·유인 등)과 공용물건손상, 폭행 혐의로 기소된 명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을 유지했다. 명재완은 2025년 2월 10일 오후 5시께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1학년 김하늘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전 학교 업무용..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전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상당한 지방비 부담을 떠 안게 됐다. 고유가 피해 지원 등을 위한 '3대 패키지' 사업에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부담하는 구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재정난이 심각한 지자체가 적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중동 리스크로 재정난을 부채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중동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응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