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음식이다. 명절 전날이 되면 집집마다 부엌이 분주해지고 냄비에서는 국 끓는 소리가 난다. 특히 떡국은 한국 설날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처음에는 하얀 떡국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이걸 먹어야 한 살 더 먹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명절 준비를 위해 전통시장에 가면 설날 분위기가 더 실감 난다. 평소보다 사람도 많고 상인들의 목소리도 더 힘이 있다. "이거 오늘 제일 좋아요" "명절이라 더 챙겨드려요" 같은 말 한마디에 외국인인 나도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시장에서는 물건만 사는 게 아니라 명절의 온기를 함께 가져오는 느낌이 든다.
설날이 되면 이웃들과의 관계도 조금 달라진다. 평소에는 인사만 나누던 사이였는데 "명절 잘 보내세요" "떡국 드셨어요?" 같은 말들이 오간다. 어떤 이웃은 떡이나 과일을 나눠주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이 동네의 한 사람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고향의 명절과는 방식도 음식도 다르지만 가족을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마음은 비슷하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한국에서 맞이하는 설날이 이제는 낯설기만 한 날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명절이 되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설날, 음식 냄새가 가득한 집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그리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이웃들 속에서 나 역시 한국의 설날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설날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한국 사회의 따뜻한 정과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이러한 경험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외국인에게도 설날을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카시모바 디요라 명예기자(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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