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문화 가이드…대전 전시·공연·영화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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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문화 가이드…대전 전시·공연·영화 한눈에

  • 승인 2026-02-13 09:20
  • 신문게재 2026-02-13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설 명절이 다가오면 겨울은 비로소 깊어진다. 가족이 모여 시간을 나누는 이 계절, 대전은 전시와 공연,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온기를 건넨다. 명절 연휴, 가족과 함께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문화 이벤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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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 포스터.
▲인물에 집중한 이응노미술관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은 올해 상설전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를 오는 12월 25일까지 이어간다.

이번 상설전은 1910년대부터 1945년 해방 이전, 해방 이후부터 1958년 프랑스 이주 이전, 그리고 프랑스 체류 시기까지 세 시기로 나뉘어 구성됐다. 식민지 시기와 해방, 한국전쟁, 근대화와 세계화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대를 통과한 이응노의 작품을 통해, 예술가 개인의 궤적과 그 속에 스민 역사적 장면을 함께 살핀다.



이응노, 닭, 1977, 68x42.5cm, 종이에 먹, 색 (1)
이응노, 닭, 1977, 68x42.5cm, 종이에 먹, 색
그간 추상화 중심으로 구성됐던 상설전과 달리, 이번 전시는 이응노의 일생에 걸쳐 제작된 동물화와 풍경화, 역사 서사화, 서예 작품 등 4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표현 양식의 변화뿐 아니라, 예술가가 시대를 감각하고 응답해 온 방식이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응노가 세라믹 접시에 추사 김정희의 서체를 모방해 남긴 작품과, 프랑스 파리의 '아닉 르 므완' 갤러리에서 열렸던 서예전 포스터가 최초로 공개된다. 붓의 획과 먹의 울림, 신체의 움직임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통합한 이 포스터는, 이응노 추상 미술의 근원으로 서예를 조명한 프랑스 현대미술의 시선을 추적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응노미술관은 상설전에 한국어 설명뿐 아니라 영어·중국어 안내를 함께 제공해 외국인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리플렛과 QR코드를 통해 전시 설명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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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이종수 - Clay, Play, Stay' 기획전 포스터.
이와 함께 이응노미술관은 기획전 '이종수 - Clay, Play, Stay'를 지난 1월 16일부터 오는 3월 22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도예의 형성과 전개를 이끈 도예가 이종수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으로, 흙과 불, 시간과 기다림을 핵심 키워드로 한 작품 40여 점이 소개된다.

기획전은 장작가마 소성, 비의도성의 미학, 해학과 변주의 조형성을 주제로 한 세 개의 전시실로 꾸려진다.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자연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기운과 리듬이 흐르는 장으로 인식했던 이응노 화백과 이종수 작가의 예술 세계를 함께 조명하며, 서로 다른 장르를 관통하는 미학적 접점을 보여준다.

이갑재 이응노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올해 대전에서 '이종수 도예관'이 착공되는 시점을 앞두고 열리는 기획전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이응노미술관을 통해 지역에 뿌리내린 예술가의 작업이 지닌 깊이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응노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2월 17일은 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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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선사박물관 '뗀석기 in 용호동' 포스터.
▲10만 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대전선사박물관

대전선사박물관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뗀석기 in 용호동' 전시를 오는 5월까지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대전 대덕구 용호동 유적에서 출토된 석기를 통해, 10만 년 전 우리 고장에 살았던 구석기 문화를 소개한다.

용호동 유적은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으로, 대전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석봉정수장 건설 과정에서 발굴된 이 유적에서는 구석기 중기와 후기에 해당하는 네 개의 문화층이 확인됐으며, 4235점의 뗀석기와 불땐자리, 석기 제작터 등이 함께 발견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슴베찌르개와 주먹도끼, 갈린석기 등 주요 유물이 공개된다.

용호동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대전시 기념물로 지정됐다.

김선자 관장은 "용호동 유적은 대전의 10만 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우리 고장의 구석기 문화를 이해하고, 선사문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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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선사박물관 '거대한 돌의 비밀: 고인돌을 찾아서' 전시 포스터.
이와 함께 대전선사박물관은 오는 2월 28일까지 어린이특별전 '거대한 돌의 비밀: 고인돌을 찾아서'를 개최한다. 고인돌을 테마로 축조 방법과 형태, 지역 고인돌의 위치, 세계의 거석문화 등을 소개하는 전시로, 고인돌 밀어보기와 무덤방 속 부장품을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김선자 관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어린이들이 우리 지역 청동기문화를 이해하고 고인돌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관람은 휴관일인 월요일과 2월 17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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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달콤쌉싸레' 포스터
대전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이수아트홀은 지난 1월 10일부터 오는 3월 1일까지 코믹멜로연극 '달콤쌉싸레'를 선보인다.

연극 '달콤쌉싸레'는 인기 웹툰 작가 정우가 건강을 위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북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평온한 일상 속에서 정우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게 되고, 혼자 남게 될 아내 미연을 위해 자신이 떠난 뒤에도 그녀가 사랑 속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주려는 결심을 한다. 그러나 선의로 시작한 선택은 오해를 낳고, 이를 풀기 위해 노력할수록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가며 극은 예측 불가한 전개로 이어진다.

정우 역에는 이준수, 김태환 배우가 출연하며, 미연 역은 손윤주, 이예은 배우가 맡았다. 덕구와 박교수 역은 정한수, 이광식 배우가, 미자와 청심 역은 김아름, 김다형 배우가 각각 연기한다.

'달콤쌉싸레'는 익숙함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잊고 무심함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연인들의 모습을 통해, 일상 연애가 지닌 달콤함과 쌉쌀함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헤어짐과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우울함보다는 밝은 분위기와 위트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돼 관객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전한다.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2시와 5시에 진행된다. 설 연휴 기간인 2월 15일부터 18일까지는 매일 오후 3시에 특별 공연이 열린다. 예매는 네이버와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관람료는 R석 2만 원, S석 1만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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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5일만에 관람객 100만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개봉 다음 날인 5일에는 9만여 명이 관람해 매출액 점유율 45.5%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개봉일인 4일에도 11만7천여 명(매출액 점유율 50.8%)이 극장을 찾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가 강원도 영월 유배지에서 마을 촌장 엄흥도와 교류하며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과정을 그린 사극이다. 어린 나이에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긴 조선 제6대 왕 단종은 그간 사극에서 비극적이면서도 수동적인 인물로 묘사돼 왔다. 이번 작품은 계유정난 이후, 모든 정치적 비극이 끝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기존 사극과 다른 접근을 택했다.

영화는 노산군으로 강봉된 이홍위가 영월 산골 마을로 유배되며 겪는 나날에 초점을 맞춘다. 이홍위 역은 배우 박지훈이 맡아 16세 소년 군주의 불안과 고독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이홍위가 유배지에서 보낸 시간은 약 4개월에 불과하며, 그 구체적인 삶의 모습은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실록에는 그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른 인물로 '엄흥도'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영화는 이 기록을 토대로, 엄흥도가 이홍위에게 충심을 품게 되는 과정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확장한다. 엄흥도 역은 배우 유해진이 맡았다. 작품 속 엄흥도는 전형적인 충신이 아니라, 마을의 생계를 먼저 고민하는 현실적인 촌장으로 그려진다. 유배된 양반이 훗날 복권될 경우 마을이 덩달아 부유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유배지를 유치하려는 설정은 장항준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을 드러낸다.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영화 전반에는 장항준 감독 특유의 경쾌한 연출이 녹아 있다. 극의 중심이 정치적 사건이 아닌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에 놓이면서, 사극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층도 비교적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4일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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