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오의 시조 풍경-2] 흙의 부활-이종수 도예 전시회에서

  • 문화
  • 박헌오의 시조 풍경

[박헌오의 시조 풍경-2] 흙의 부활-이종수 도예 전시회에서

박헌오/(사)한국시조협회 고문

  • 승인 2026-02-06 00:00
  • 수정 2026-02-11 11:1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영원한 생명으로 이 지상에 남고자

창세기의 흙사발을 제단에 드리고자



일생을 홀연히 바치신 빗살무늬 예술혼



흙의 혁명, 공기의 반란, 공허한 낙화 이후



잔설로 남은 여운 목이 타는 열매의 강

오름새 가마에서 일어난 제 8일의 창세기



불길로 들어간 후 예정을 벗어난 생(生)

겉 터진 항아리며 백골이 된 마음의 향(鄕)

죽어서 영원히 사는 천지창조의 숨결이다



당신의 성작(聖爵)은 성전의 주벽(主壁) 되고

천만년 양식 담아 만 영혼을 살리시니

부활한 흙의 그리스도 *십사처를 순례한다.



*십사처 :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신 과정의 고난행진 14처를 십자가의 길이라 하며, 임이 다니신 성당에 도자기 작품으로 완성하여 모셔놓았기 상징적으로 봄.



<시작노트>

대전 토박이 이종수 도예가는 이화여대 교수를 지내다가 진정한 도예가는 강단보다 흙속에서 작품으로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교수직을 떠나 고향인 대전의 흙으로 돌아와 직접 오름새 가마를 짓고 불을 피우고 도자기를 만들어 한국 최고수준의 예술도자기 작품을 만들기에 일생을 바쳤다. 흙과 유약과 공기와 불과 함께 살아가며 자연의 창조자가 되고자 기도하며 도자기를 굽고, 가마를 열어서는 고해성사를 보듯이 작품을 선별하여 수준에 미달하는 도자기는 모두 깨버려서 '도자기를 깨는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이응노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작품을 보고 볼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계획을 벗어난 신(神)의 작용이라'는 신비한 비경임을 확신하고 돌아와 바로 이 시조를 썼다. 선생의 작품에는 햇빛과 흙손과 피와 기도와 고뇌와 향기와 전율이 흐른다. 「겨울열매」 「잔설의 여운」 「마음의 향(鄕홀)」 「경(景로)」과 「맥(脈)」 생성의 맥이 흐르는 선생의 작품을 진정으로 감상한 사람은 누구나 이토록 고매한 작품을 혼자 볼 수 있는 마음을 홀로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죄스러울 만치 감상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 선생은 호로 예술을 하시다 홀로 세상을 떠나셨지만 영원한 작품으로 산다는 신념이 있었을 것이니 결코 외롭지 않으실 것이다. 대전광역시에서 선생의 고향마을인 소제동에 <이종수 도예관>을 건립하고 있는 중인데 너무나 바람직하고 당연한 일임을 확신하며 기대한다.

박헌오/(사)한국시조협회 고문

박헌오-시조풍경
박헌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충북' 통합 뜬금포...특별법 제정 해프닝 그쳐
  2. 충청권 대학 29곳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획득… 우수대학 5곳 포함
  3. [독자칼럼]암환자 운동, 왜 파크골프인가?
  4. 대전시 설 연휴 맞아 특별교통대책 추진
  5. 국고 39억원 횡령혐의 서산지청 공무원 구속기소
  1. 또 훔쳤다… 대전 촉법소년 일당 이번엔 편의점서 절도
  2.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3. 소년범죄 대전충남서 연간 5500여건…"촉법소년 신병확보 보완부터"
  4. 대전시, 설 연휴 식중독 비상상황실 운영한다
  5. 대전교통공사, 전국 최초 맞춤형 승차권 서비스 제공

헤드라인 뉴스


‘통합법’ 법안소위 통과… 여 단독처리 야 강력반발

‘통합법’ 법안소위 통과… 여 단독처리 야 강력반발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이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졸속처리를 규탄하면서 논의 자체를 보이콧 했고 지역에서도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강력 반발하며 국회 심사 중단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입법화를 위한 7부 능선이라 불리는 법안소위 돌파로 대전·충남 통합법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에서 행정통합 찬반 양론이 갈리는 가운데 여야 합의 없는 법안 처리가 6·3 지방선거 앞 금강벨트 민심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 귀..

설 밥상 달구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충청 민심 어디로
설 밥상 달구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충청 민심 어디로

560만 충청인의 설 밥상 최대 화두로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민족 최대 명절이자 6·3 지방선거 금강벨트 민심을 가늠할 설 연휴 동안 통합특별법 국회 처리, 주민투표 실시 여부 등이 충청인의 밥상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아울러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평가와 통합시장 여야 후보 면면도 안줏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전충남을 비롯해 광주전남·대구경북 등 전국적으로 통합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역시 통합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뜨겁다...

[설특집] "얘들아, 대전이 노잼이라고?" N년차 삼촌과 함께 대전 투어
[설특집] "얘들아, 대전이 노잼이라고?" N년차 삼촌과 함께 대전 투어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소홀했던 시간들. 이번 설날, 나는 서울에 사는 초등학생 조카 셋을 위해 대전 투어 가이드를 자처했다. 대전에 산다고 하면 조카들은 으레 "성심당 말고 또 뭐 있어?"라며 묻곤 했다. 하지만 삼촌이 태어나고 자란 대전은 결코 '노잼'이 아니다. 아이들의 편견을 깨고 삼촌의 존재감도 확실히 각인시킬 2박 3일간의 '꿀잼 대전' 투어를 계획해 본다. <편집자 주> ▲1일 차(2월 16일): 과학의 도시에서 미래를 만나다 첫날은 대전의 정체성인 '과학'으로 조카들의 기를 죽여(?) 놓을 계획이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 누가 누가 잘하나? 누가 누가 잘하나?

  •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