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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대전의 한 병원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이용이 불가능한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
5일 대전시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2025년 승강기 관리·유지와 관련해 부과된 과태료 처분은 단 3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2023년에는 886건의 갇힘사고가 발생했지만 과태료 처분은 3건에 불과했고 2024년에는 갇힘사고 913건에 과태료 2건, 2025년에는 갇힘사고 959건에 과태료 3건이 각각 부과됐다.
수천 건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행정 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인 셈이다.
승강기 갇힘사고는 대부분 설비 노후, 일시적 고장, 전원 이상 등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사고 발생 자체만으로는 과태료나 행정 처분을 내리기 어렵다. 법 위반이 명확히 입증되거나 정기검사 미이행, 무단 운행 등 구체적인 위반 사항이 확인돼야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기검사 과정에서 위험 요소가 지적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검사기관은 개선 권고나 시정 요구는 할 수 있지만, 실제 수리나 교체를 강제할 권한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반복적인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해도 관리주체가 개선 조치를 미루는 경우 행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만 업계에선 사고 이후 대응에만 의존하는 관리 체계가 고착되면서 오히려 문제를 키워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저히 낮은 입찰가로 유지관리 계약이 체결되거나, 장기간 비용 동결 상태로 계약이 이어지는 등 위탁 계약 단계부터 구조적인 문제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 처분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승강기 관리업체 대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일부 유지관리 업체 간 덤핑 계약이 관행처럼 이뤄지다 보니, 관리주체와 위탁업체 모두 점검과 관리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같은 구조가 결국 반복적인 고장과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승강기 안전이 개인의 재산 관리 차원을 넘어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관리주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개선 권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니라, 공공 안전 관점에서 관리 기준과 감독 권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진 목원대 교수는 "과태료 부과 여부를 떠나 승강기를 관리하는 주체들이 이를 단순한 사유재산이 아니라 시민 안전과 직결된 공공재로 인식하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처럼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정기검사 결과에 따른 개선 권고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반복적인 고장이 발생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관리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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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