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응노미술관서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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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응노미술관서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 개막

추사 서예부터 파리 시절 작품까지 한자리에

  • 승인 2026-01-15 16:44
  • 신문게재 2026-01-16 1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이응노미술관] 2026 상설전 포스터
16일부터 12월 25일까지 2026년 상설전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 포스터./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16일부터 12월 25일까지 2026년 상설전 '시대와 함께한 예술가, 이응노'를 개최한다.

이번 상설전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장면이자 동아시아 미술사의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들을 축으로, 이응노가 예술로 써 내려간 시대의 서사를 조명한다. 이응노연구소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식민지 시기와 해방, 한국전쟁, 근대화와 세계화에 이르는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그 속에서 이응노가 남긴 작품 속 역사적 서사에 주목한다.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의 상설전이 이응노 미술을 대표하는 추상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이응노의 전 생애에 걸쳐 제작된 동물화, 풍경화, 역사 서사화, 서예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다소 난해하게 인식돼 온 이응노 미술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일반 관람객이 그의 예술 세계에 한층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특히 미술관이 소장한 1977년 제작 동물화를 중심으로, 작품에 담긴 해학적이고 유쾌한 면모를 부각해 영유아와 어린이 관객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이 이응노 미술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족이 기증한 작품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1980년에 제작된 세라믹 접시에는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글씨를 연구하고 이를 본떠 쓴(倣) 글귀가 남아 있어 중요한 연구 가치를 지닌다. 해당 글귀는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19세기 김정희의 작품과의 비교·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세라믹 접시는 조선시대 서예가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응노의 손을 통해 계승돼 온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또 다른 작품인 프랑스 파리 아닉 르 므완(Annick Le Moine) 갤러리에서 열린 이응노 서예전 포스터도 함께 소개된다. 이 포스터는 서예 전시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실험적 형식을 통해 이응노 예술 세계의 확장된 면모를 보여준다. 붓의 획(stroke), 먹의 울림(resonance), 신체의 움직임(movement)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통합함으로써, 이응노 추상미술의 근원으로서 '서예'를 조명하려 했던 프랑스 현대미술의 시선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전시는 1910년대부터 1945년 해방 이전, 해방 이후부터 1958년 프랑스 이주 이전, 프랑스 체류 시기라는 세 시기로 구성된다.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이 담긴 대나무 그림에서 출발해, 분단과 통일, 나아가 세계평화의 문제를 고민한 '군상' 연작에 이르기까지, 이응노의 작품은 시대 변화 속에서 양식과 주제가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응노미술관은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상설전에 한국어·영어·중국어 설명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리플렛과 QR코드를 통해 각 작품에 대한 다국어 해설을 확인할 수 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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