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인구 감소 현실의 벽… 세종 국공립 어린이집 취소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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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인구 감소 현실의 벽… 세종 국공립 어린이집 취소 '파장'

산울동 영유아 인구 대비 정원 수용률 꼴찌 불구
시, 지난해 6월 복컴 내 '개원 취소' 결정 알려져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 추진 '투명성 결여'
학부모 "현실 외면 행정... 원안 재검토를" 반발

  • 승인 2026-01-02 10:58
  • 수정 2026-01-02 11:05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간담회사진2
여미전 세종시의원은 2024년 12월 22일 산울·해밀동 주민들과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 취소와 관련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가졌다. /여미전 의원 제공
아동 인구 감소로 보육시설 운영난 가중과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종시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이 취소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정원 수용률이 지역 최하위 수준인 산울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2027년 개원 예정이었으나, 시가 지난 6월 주민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개원 최소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종시는 "인근 지역 보육수요까지 감안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산울동 주민들은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원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이달 보육정책위원회에 안건을 재상정해 최종 결정을 예고하고 있어 절충안을 찾을 수 있을지 향배가 주목된다.



2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5일 제5차 세종시 보육정책위원회 심의를 통해 산울동 복합커뮤니티센터(이하 복컴)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개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당초 설계도면에 반영된 어린이집 설치 계획이 무효화 된 배경엔 전국적인 아동 인구 감소세와 지역 보육 수요 추계가 반영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세종시 인구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산울동의 경우 포화상태가 맞다. 하지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해밀동의 보육시설 자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사를 해봤더니 해밀동 내 어린이집 입소 대기 아동이 거의 없다. 아동 감소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정원 충족률도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지역 내 어린이집 모두 287곳으로, 그 중 147곳(휴원 1곳 포함)이 국공립 어린이집이다. 아직까지 폐원한 국공립 어린이집은 없지만, 시는 지난해부터 아동 인구 감소를 고려해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 작업을 멈춘 상태다.

그러나 주민들은 산울동 영유아 인구 대비 어린이집 정원 수용률이 21.2%에 그치며 지역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이 취소된 점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제 산울동 내 영유아 수는 2000명에 달하지만 보육시설은 국공립 어린이집 5곳, 가정 어린이집 5곳, 유치원 2곳 등 12곳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컴 국공립 어린이집은 지역 보육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 대안으로 인식돼왔고, 아파트 입주 당시부터 개원만을 기다려온 주민들도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이집 개원 취소 결정 과정에서 산울동 주민 의견 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 보육정책위원회 중에는 당사자인 산울동 학부형이 포함되지 않았고, 타 지역 학부모 대표와 보육전문가로만 구성돼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세종시는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한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공개모집을 통한 보육정책위원회 구성 당시 산울동 주민의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더욱이 주민들이 개원 취소 사실을 6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알게 됐다는 점에서 불투명한 행정 절차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여미전 세종시의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산울·해밀동 주민들과 어린이집 개원 취소 결정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어린 자녀를 인근 지역 보육시설로 보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의 이번 결정은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주민 90% 이상이 개원 찬성 의견을 냈다고 전달하며, 시 집행부가 정책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특수성과 주민 의견을 배제한 점이 시정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또 다른 민원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 이후 주민들은 세종시에 공식 공문을 접수해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 취소 결정에 대한 원안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상응하는 절차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땐 기자회견 등 추가 행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여미전 의원은 "산울동 내 보육시설 부족으로 복컴 어린이집에 보내려는 대기 인원만 300~400명에 달한다"며 "보육정책은 숫자가 아니라 현장의 삶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 주민 소통 없는 일방적인 어린이집 취소는 안 된다.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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