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청양고추 행사, 농가 혜택 '0원' 드러나

  • 전국
  • 부산/영남

밀양시 청양고추 행사, 농가 혜택 '0원' 드러나

소비자 할인에만 7500만 원 투입, 지원 취지와 동떨어진 구조 논란

  • 승인 2025-12-02 15:49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밀양시청4
밀양시청 전경<제공=밀양시>
[밀양시 행감 톺아보기]경남 밀양시가 청양고추 가격 하락에 대응한다며 추진한 소비촉진 행사에 7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농가에는 단 한 푼 혜택도 돌아가지 않은 사실이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됐다.

행사는 농가 지원을 명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실제 사업 구조는 고추 납품 단가가 행사 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할인 혜택은 소비자에게만 제공된 방식이었다.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밝히며 농가 지원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행사 방식은 단순했다.

고추 납품가는 3만 원대 그대로, 판매가는 1만7500원 수준으로 할인됐다.

결과적으로 예산 전액이 소비자 판매가 인하에만 사용됐고, 농가는 기존 단가로 동일하게 납품했다.

농가 지원 취지와 실제 구조의 괴리는 지적의 핵심이었다.

특히 "농가가 0.1원이라도 혜택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긍정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농민의 가격 방어·소득 보전과 연결되지 않은 행정 설계가 문제로 꼽혔다.

담당자는 "소비 확대를 위한 행사로 알고 있다"고 답해 사업 목적이 처음부터 농가 지원이 아닌 소비자 할인 중심 행사였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어 생산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명확하다.

'농가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사업에서 농가가 받은 혜택은 끝내 0원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소비자는 1~2kg 구매 시 일주일 이상 사용할 만큼의 할인 혜택을 누렸고, 7500만 원 재정 투입은 모두 소비자 쪽으로 흘러갔다.

행사의 취지와 실제 운영 구조가 어긋나면서, 향후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정책 설계에서 지원 목표와 재정 투입의 일치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밀양=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3.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