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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열린 영암군 대불 삼호산단 RE100 추진 전략 세미나./영암군 제공 |
특히 영암군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지역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순환형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RE100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대응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한다.
최근 국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지역 발전 체계 구축이 국가적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들 법안은 공통적으로 '재생에너지 자립도시'를 ▲재생에너지 집적화지구 ▲분산형 전력망지구 ▲산업시설지구 ▲배후 정주지구의 네 가지 구성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영암군이 추진 중인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의 핵심 전략과 맞닿아 있다. 영암군은 삼호·미암 지역에 태양광 기반의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를 조성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분산형 전력망을 통해 기존 산업단지와 신규 산업단지로 구성된 산업시설지구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RE100 기업들이 입주할 신규 산업단지에는 기업 종사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도록 배후 도시를 함께 구축하여 에너지·산업·정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형태의 도시 모델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자, 수도권으로의 송전선로 구축에 따른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전기요금 절감,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층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영암군은 이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추진단'을 구성하여 실과별 역할분담 체계를 마련하고 월 1회 전략회의를 진행하며 특별법 제정에 맞춰 재생에너지 자립도시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영암군은 대불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수출기업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에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영암군은 청년, 장기거주자, 취약계층 등 다양한 계층에게 차등 가중치를 적용하고, 참여 비율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영암군만의 주민참여형 수익모델을 설계했다. 수익 일부는 지역 인프라에 재투자함으로써, 에너지 수익이 다시 지역으로 환원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해 주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삼호읍·미암면을 중심으로 발전사업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해 총 2.027G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로 육상 태양광 1.6GW를 추진하고 2단계로 0.427GW의 수상 태양광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1단계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주민에게 기본소득 형태로 연간 약 25만원씩 지급하고, 사업 참여자에게는 추가 가중치를 적용하여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의 금액을 매년 차등지급할 방침이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영암군은 오는 12월 영암군 신재생에너지 군민참여 및 개발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와 영암군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앞두고 있다.
영암군은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 생산을 넘어 미래 에너지산업 기반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와 에너지 전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해상풍력을 통해 산업 기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먼저, 기업도시 삼포지구는 에너지 기반 산업 유치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영암군은 국토교통부의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제4기 수소도시로 선정되며 2026년부터 삼포지구에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수소생산시설 구축과 수소 활용 인프라 조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영암군은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수소생산시설 1기를 먼저 실증한 뒤, 삼포지구 내 총 24만m2 부지에 30기 규모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이에 따라 약 1,500명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3조 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2,000억 원의 지방세 확보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공급망 구축을 위한 기자재 특화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영암군은 지난 10월,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해상풍력 기자재 중 베어링·변압기와 같은 핵심부품과 하부구조물, 운영·유지관리(O&M) 분야의 경제성을 확인했다.
특히, 대형 해상풍력 터빈의 블레이드 각도를 조절하는 핵심부품 '피치·요 베어링'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해상풍력 핵심부품 시험센터' 구축 사업비가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점도 의미가 크다.
1단계로는 대불국가산단 조선업의 산업전환을 통해 하부구조물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2026년부터는 해상풍력 핵심부품 시험센터를 구축해 내구성 시험·평가·인증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해상풍력 부품을 납품하려는 기업들의 국내 공장 증설을 유도할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이런 관련 기업들을 삼포지구로 집적화해 공급망 중심지로 형성하고 해상풍력의 운영·유지보수(O&M) 분야도 삼포지구에 연계할 계획이다.
풍력 산업은 발전원 중 생산유발계수, 부가가치 유발계수, 취업유발계수가 가장 높은 분야로, 영암군에 해상풍력 기자재 특화단지를 조성할 경우 약 14,000명의 고용 창출과 3만명 규모의 인구 유입 효과를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오픈 AI, SK그룹, 삼성SDS 등 국내외 대규모 앵커기업들이 전남을 AI데이터센터와 국가AI컴퓨팅센터의 입지 후보지로 선택하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넓은 부지, 충분한 용수를 갖춘 전남이 AI기업들의 최적지로 떠오르면서, 영암군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영암군은 삼호읍 나불도 인근을 신규 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하고, 대불국가산단과 연계한 자유무역지구 확장을 통해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여기에 더해, 이달 5일 발표된 전남 전역의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은 산업 유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전기사업법상 한전 중심으로만 가능했던 전력 거래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특례 적용으로 발전사업자와 전기 사용자 간 직접 전력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삼호읍·미암면 일대에 계획 중인 태양광 집적화단지가 조성될 경우 인근 산업단지 입주 기업에 보다 저렴한 전기요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암군은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전략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 산업과 정주가 하나로 연결되는 에너지 신도시 모델을 현실화 하고 있다.
영암=장우현 기자 jwh4606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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