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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를 따라 올라가자 가장 먼저 바람에 하느작거리는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흔들림 속에는 가을의 여운이 아련하게 남아 있는 듯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에는 인디언텐트, 외나무다리 등 자연과 어울리는 놀이기구들이 있었다. 놀이터 옆 체육 광장에는 운동기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운동기구 주변에는 벤치와 정자, 음수대가 있어 운동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한쪽에는 무대처럼 활용할 수 있는 넓은 데크도 마련돼 있어 공연이나 마을 행사를 열기에도 적합했다.
체육 광장에서 '오소리 약수터'로 이어지는 길은 황톳길 맨발 걷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신발을 벗고 흙의 감촉을 느끼자 긴장이 풀리며 몸이 편안해졌다.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니 자박자박 낙엽 밟는 소리, 사락사락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기슭에는 아직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남아 있어 겨울 숲에 작은 생기를 더했다. 고개를 들어 나무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니 아득히 펼쳐진 푸른 하늘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잠시 후 도착한 '오소리 약수터'에서는 동네 주민이 다가와 바가지를 건넸다. "한 바가지 맛보세요. 이미 수질검사를 받았고 다음 달에도 검사 예정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낯선 이의 따뜻한 배려가 시원한 약수와 어우러져 신기하게 느껴졌다.
발밑의 황톳길, 이웃이 건넨 약수 한 바가지, 낙엽이 흩날리던 숲길의 바람 소리……. 그 모든 순간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치유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바라보며 본 명예기자는 봉대미숲이 들려주는 계절의 노래를 마음에 새겼다. 겨울의 문턱에서 숲의 숨결을 느끼며, 조용히 둘레길 산책을 마쳤다.
박연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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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다문화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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