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김진숙 화가의 '빛, 희망전'을 감상하고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김진숙 화가의 '빛, 희망전'을 감상하고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5-11-12 13:4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전 중구 대종로 유원오피스텔 유원갤러리에서 김진숙 화가의 '빛, 희망전'이 2025,11,10~11, 16(일)까지 열린다해서 필자의 지인 신주미 님과 함께 관람을 했다. 35점이나 되는 작품들이 알미늄을 부식시켜서 그 위에 유화물감을 뿌리고 이미지를 그려서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작품 대부분이 '빛, 희망'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되고 있었다.

김진숙 화가는 제목 때문에 머리를 갸우뚱거리는 필자에게 "우리 인간들이 살다보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헤매일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인간들은 희망을 잃어버리고 방황을 하게 됩니다. 그처럼 어려운 순간에는 그 어떤 희망의 빛도 우리를 밝게 비춰주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에 희망을 주기 위해 '빛, 희망'이라는 제목을 붙였던 것입니다." 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랬을 것이다. 마음속에 내재 된 작은 빛 하나가 충분히 큰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림들 마다에 숨어있는 그 작은 빛을 발견한 순간, 마치 어둠 속의 작은 등불을 찾은 듯한 기분이었다.



옆에 인도하는 신주미 님도 이해가 되었는지 그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성경에는 문장부호가 없다고 한다.

성경에 문장부호가 없는 이유는 원래 원본에 문장부호나 띄어쓰기가 없었기 때문이며, 성경을 해석할 때는 문장 자체보다는 그 전하는 메시지와 의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우리가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작가 중심의 미술 작품을 하나의 독립적인 시각적 대상으로 감상하기 보다는, 작가의 내면적 표현과 정신적 산물로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감상 태도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관점은 작가가 겪은 삶의 경험, 정서적 상태, 역사적·사회적 환경이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배경과 의도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1
김진숙 화가의 '빛과 희망'
오늘 전시된 35점의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 몇 점을 감상해보면, 첫 번째 눈길을 끈 작품이 '빛과 희망'이라는 주제하에 그린 그림이다.

김진숙 작가의 말은 "요즈음처럼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 그림을 통해 희망을 갖고 살기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다 한다.

창세기 1장 1절에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라고 하셨다. 여기에 나오는 '빛'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리학적으로 해석하면 파동적 성질과 입자적 성질을 가진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가운데 파동성에 주목하여 볼 때,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가시광선)은 파장의 크기에 따라 규정지은 것이 바로 '보남파초노주빨' 로 보이는 일곱 가지 무지개 색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만드신 빛은 '보남파초노주빨'로 보이는 빛이 아니라 어둠을 밝히는 빛인 것이다.

2
김진숙 화가의 '빛과 희망'
두 번째로 시선을 끄는 작품도 역시 '빛과 희망'이라는 주제의 그림이다.

김진숙 작가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풍선 하나 들고 마음 비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쉬었음 하는 마음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다 한다.

대체로 '풍선에 띄우는 희망'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희망과 꿈을 적은 글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내는 상징적인 모습인데 이러한 모습은 어린이날, 봉사활동 발대식 등 다양한 행사에서 볼수 있으며, 꿈을 향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동체의 희망을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3
김진숙 화가의 '로지의 미소'
세 번째 작품은 함께 간 신주미 님이 특별히 안내한 작품이다.

제목부터가 '로지의 미소'인 것이다. 천사 같은 소녀들이 별이 빛나는 어두운 밤에 나비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로지'는 '오로지'의 준말이다.

'오로지'는 순우리말로 "다른 것은 있을 수 없고 오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오직 한 곬으로, 한쪽으로 트여 나가는 방향이나 길을 뜻하는 '곬'과 연결되어, 다른 데로 새지 않고 한 가지에만 집중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언어인 것이다.

필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름 대신 '오로지'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 '로지야'라고 불러준다. '오로지'라는 말에는 '0순위'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름으로 불러 줄 때 그렇게 좋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실상으로 로지의 미소는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잔잔하기 때문이다. 오늘 김진숙 작가는 아예 어둔 밤으로 인해 그 '로지의 미소'를 볼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혹시 심술보 작가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작품을 만들었던 것이다.

김진숙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그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한다. 그런데도 다양한 문화와 삶의 현장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대전 서울 금산 일본 등지에서 총13회 개인전을 하였다 한다. 아트페어도 서울 부산 광주 등 큰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대중과 꾸준히 소통해오고 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충청예술초대가, 대전판화협회,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등 예술단체에서 활동중인 중견 작가로 알려져 있다.

파블로 피카소는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고 하였다. 김진숙 화가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김용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햇잎푸드, 100만불 정부 수출의 탑 수상... "대전을 넘어 전 세계로"
  4.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5. 국제디지털자산위, 필리선 바타안서 'PPP 개발 프로젝트 밋업' 연다
  1.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2.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3.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4.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5.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