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가을 여행으로 정읍 내장산, 그리고 구절초 지방정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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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가을 여행으로 정읍 내장산, 그리고 구절초 지방정원을 가다

민순혜/수필가

  • 승인 2025-10-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해마다 이맘때면 곱게 물든 단풍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 중 내장산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한때 여행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틈만 나면 국내외 여행을 다녔다. 내장산 단풍 구경도 산악회 회원들과 거의 매년 갔다. 백양사에서 내장산까지 넘어오기도 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단풍나무 아래에서 일행들과 막걸리 한 잔씩 나눠마시던 기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올해는 정읍 내장산과 구절초 지방정원을 가기로 했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기도 하는 내장산은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으며,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남원 지리산·영암 월출산·장흥 천관산·부안 능가산(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힌다. 특히, 가을 단풍의 색이 선명해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으며, 겨울도 눈이 많이 내려 풍경이 아름다운 장소이다. (참조:내장산국립공원)

차창 밖 들판 가득 가을 하늘의 맑고 푸른 색깔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버스는 출발한 지 두 시간 여지나 내장산 월영교에 도착했다. 얼핏 차창 밖을 보니 단풍이라고는 단 한 잎도 볼 수 없고 짙푸른 숲만 무성했다. 그때 마침 버스에 올라온 관광 해설사 말씀이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단풍이 늦는다고.

나는 짙푸른 그 숲이 좋았다. 여름내 건조해진 가슴에 물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할 수만 있다면 일행과 헤어져서 나 혼자 온종일 숲속에 있고 싶었다. 몇 분은 경치 사진도 찍을 겸 도보로 이동하고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제4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구간 셔틀버스가 무료로 운행된다고 한다. 한시적인지는 모르지만, 내장산 국립공원도 무료입장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제4주차장 바로 앞에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었다. 케이블카는 현장 예매만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상 케이블카는 타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우화정'으로 갔다, TV 프로 '나는 솔로'에 나와선지 인기가 많은 명소라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우화정은 맑고 푸른 호수 가운데 있어서 돌다리로 건너가는 데, 사진을 찍는데도 순서를 한참 기다려야 했다. 나는 길 건너 우화성에 앉아 웅장한 산새를 둘러보았다.

우화정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단풍 명소는 물론기암절벽같은 산등성이가 아름답지만, 물놀이는 국립공원 규정에 따라 금지되어있다. 국립공원 내 물놀이는 내장산 야영장 근처에서만 허용된다. 내장사는 우화정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현재는 대웅전이 공사 중으로 다른 곳만 볼 수 있다.

내장산은 원래 본사 영은사(本寺 靈隱寺)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고 불리었으나,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內藏)산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지명도 내장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읍시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내장산은 순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600∼700m급의 기암괴석이 말발굽의 능선을 그리고 있다. (참조:내장산국립공원)

내장산 '자연관찰로 코스'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는 서래봉 코스로 탐방안내소를 출발하여 농기구 써레를 닮은 기암괴석의 서래봉(624m), 부처가 출연한 불출봉(622m)을 지나 탐방안내소로 내려오는 코스라고 한다. 소요 시간은 4시간이고 거리는 5.9km이다.

산행은 탐방안내소뿐만 아니라 내장호 주차장 부근인 서래탐방지원센터에서도 가능하다. 나도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산행하려고 메모했다.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으로 가는 길에 점심으로 우렁쌈밥을 먹었다. 대전에서도 밥맛없을 때 우렁 쌈밥을 먹곤 했는데 정읍에서도 먹으니까 동질감을 느껴선지 더욱 맛있었다. 식사 후 구절초 지방정원으로 가는 길도 무척 아름다웠다. 특히 도로변에 붉게 익은 감나무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잠시 정차해서 감을 사고 싶었지만.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그냥 지나온 것이 아쉬웠다.

구절초 공원은 옛날부터 망경대(望景臺)라 불린 곳으로, 2003년에 체육공원으로 조성되었다가 2006년에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재탄생되었다. 수려한 호변 경관을 지닌 옥정호의 최상류에 전체 12ha의 공원면적에 약 5ha의 구절초가 소나무 숲에 자생하고 있어, 인근 도시민의 편안한 산책 및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하늘엔 소나무 땅엔 구절초, 그리고 그사이 가을 산책길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은 가을 들국화인 '구절초꽃'의 낭만적인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동화 속 꽃동산이다. 솔숲 사이로 옹기종기 피어있는 구절초 산책로를 여유롭게 거닐어 보는 자연휴식공원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년 10월이 되면 솔숲 아래로 옥정호의 새벽안개가 밀려들어 솔숲 아래에 새벽이슬 머금은 구절초꽃의 고매한 자태를 뽐낸다.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은 2006년도에 자연휴양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옥정호 최상류에 있는 조그마한 산봉우리로 봉우리 둘레에 '추령천'이 흐르고 실개천을 가로질러 올라가는 코스가 이색적이다.(참조:투어 전북)

너른 야산 위로 가득 새하얀 구절초가 수북하게 핀 것이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9월~10월은 구절초 외에도 바늘꽃, 꽃백일홍, 코스모스, 억새꽃 등 눈이 행복했다. 짚와이어(550m) 타기, 족욕 체험 등 시설 및 체험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

무턱대고 떠난 가을 여행이었지만, 감성 충만한 여정이었다. 어떻게든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겨울이 오기 전에 한 번 더 가고 싶다.

민순혜/수필가

민순혜 수필가
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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