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붐인데 대전은 한 곳도 없다…예산 끊긴 차박명소 사업 표류

  • 정치/행정
  • 대전

차박 붐인데 대전은 한 곳도 없다…예산 끊긴 차박명소 사업 표류

'차박명소 조성사업' 2026년도 본예산 편성 실패
부지 협의 모두 끝냈지만 예산 불발로 착공 불투명
캠핑 수요 급증 속 대전 캠핑러 '떠돌이' 신세

  • 승인 2025-10-28 16:45
  • 신문게재 2025-10-29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202405220100156870006575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적인 캠핑족 급증 속 자동차에서 숙박을 하는 이른바 '차박'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는 행정당국이 공식 지정한 차박 명소가 단 한 곳도 없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도시형 차박명소 조성사업'마저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멈춰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시형 차박명소 조성' 사업이 2026년도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2026년 말 준공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이 사업은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2026년까지 동구 만인산 숲속 야영장 일원에 60면 규모의 차박형 오토캠핑장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총사업비는 35억 원 전액 시비로 계획됐으나, 설계비와 공사비 등 내년도 예산이 모두 빠지며 착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당초 시는 90억 원을 투입해 자치구별 1개소씩 총 5개의 차박명소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치구 수요조사에서 주민 반대와 환경규제 문제가 제기되면서 1개소로 축소된 바 있다.

이후 만인산휴양림사업소와 협력해 부지를 확보하고 행정절차를 모두 마쳤지만 재정 여건 악화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떠돌이 캠핑러 신세가 될 판이다.

코로나19 이후 캠핑과 차박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대전에는 도심 접근형 오토캠핑장이나 차량 숙박이 가능한 공식 구역이 전무하다. 캠핑을 즐기려면 공주·옥천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공영주차장·하천변 등에서 불법 노지캠핑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개정안', 일명 차박 금지법은 지자체 공영주차장에서 야영·취사·불 피우기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공식 허용 구역은 없고, 주차장 차박은 금지된 상황에서 시민들은 스텔스 차박(조용한 차박)이나 관리가 되지 않는 노지캠핑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면 타 지역은 차박 수요를 관광 인프라로 흡수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수주팔봉 유원지 일대를 차박 허용 구역으로 검토 중이며, 강원 고성군은 해변 주차장 일부에 한해 야간 차박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은 불법 단속 대신 규제와 관리로 방향을 바꾸며 차박을 지역경제와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캠핑 수요는 높아지고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 시민 여가 수요를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고 '캠핑 친화도시'로서 관광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본예산 편성이 안 돼 추경을 검토 중이지만 시기와 규모는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비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구체적으로 잘 준비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금강 세종보' 철거 VS 가동'...시민 여론 향배는 어디로
  2. 한화 이글스 반격 시작했다…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에 7-3 승리
  3. 신탄진역 '아가씨' 성상품화 거리 대응 시민들 31일 집결
  4. [썰] 전문학, 내년 지선서 감산 예외 '특례' 적용?
  5.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임 위원장에 이은권 선출
  1. 충남대, 제2회 'CNU 혁신포럼’…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정책 대응 논의
  2. '수능약?' 전문의약품을 불안해소 오남용 여전…"호흡발작과 천식까지 부작용"
  3. [세상읽기] 변화의 계절, 대전형 라이즈의 내일을 상상하며
  4. "사업비 교부 늦어 과제 수행 지연…" 라이즈 수행 대학 예산불용 우려
  5. 한남대, 조원휘 대전시의장 초청 ‘공공리더십 특강’

헤드라인 뉴스


`빛 바랜 와이스의 완벽 투구`…한화, 한국시리즈 4차전 LG에 역전패

'빛 바랜 와이스의 완벽 투구'…한화, 한국시리즈 4차전 LG에 역전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30일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KS, 7판 4선승제) 4차전을 4-7로 패배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이날 경기 결과로 시리즈 전적을 3승으로 만들며 우승까지 한 걸음만을 남겼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LG를 맞아 4-7로 패배했다. 먼저 득점을 낸 건 한화다. 4회 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황영묵은 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다음 순서로 나선 하주석이 적시타를 쳐내며 선취점을 만들었다. 한화..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일류경제도시 대전'이 상장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명실상부한 비수도권 상장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기업의 상장(IPO) 준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2022년 48개이던 상장기업이 2025년 66개로 늘어나며 전국 광역시 중 세 번째로 많은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시민 인식 제고를 병행해 '상장 100개 시대'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2025년 '대전기업상장지원센터 운영..

한화 김경문 감독 "김서현, 감독 못지 않은 스트레스 받았을 것"
한화 김경문 감독 "김서현, 감독 못지 않은 스트레스 받았을 것"

"감독 못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친구다. 감독이 포옹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구원 투수로 활약을 펼친 김서현 선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심우준이 9번에 다시 들어왔다. 어제 큰 힘이 되는 안타를 친 만큼, 오늘도 기운을 이어주길 바란다"라며 전날 경기 MVP를 따낸 심우준 선수를 다시 기용하게 된 배경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 취약계층의 겨울을 위한 연탄배달 취약계층의 겨울을 위한 연탄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