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60년 만에 닦은 피해자 눈물, 서산개척단 112명에 118억 국가배상

  • 충청
  • 서산시

서산, 60년 만에 닦은 피해자 눈물, 서산개척단 112명에 118억 국가배상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소송 지원으로 피해자 권리 회복 이끌어

  • 승인 2025-10-10 09:47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clip20251010094141
서산개척단 사건 관련 사진(사진=독자 제공)
1960년대 초 충남 서산지역 '서산개척단' 사건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60여 년 만에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서산개척단 피해자 및 유족 112명을 대리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 법원으로부터 총 118억 원의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서산개척단 사건'은 1960년대 초 정부가 '사회정화' 정책의 일환으로 충남 서산지역에 개척단을 설립하고, 전국의 고아·부랑인 등 무의탁자 1,700여 명을 적법 절차 없이 체포·수용한 사건이다.

당시 보건사회부는 부랑인 이주정착 계획에 따라 개척단 운영을 지원하며 관리·감독했으나, 단원들은 사실상 감금된 상태에서 폭행, 부실 급식, 의료방치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었다.



정부가 약속했던 개간지 분배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까지 발생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앞서 서산개척단 사건을 "국가기관이 주도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의 책임 인정 및 피해자 명예 회복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공익소송의 일환으로 피해자 및 유족을 대리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① 진실화해위 조사보고서의 민사소송상 증거능력 인정 여부, ②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도과 여부였다.

공단은 "피해자들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이를 반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인권침해 사건의 특성상 소멸시효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총 118억 원을 배상 하라"고 판결했다. 배상액은 입소 기간 1일당 15만~20만 원으로 산정됐으며, 일부 사망 사건은 별도 위자료가 인정됐다.

소송을 진행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윤성묵·이지영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국가가 사회정화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인권침해에 대해 법원이 공식적으로 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라며 "위자료 수준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늦게나마 역사적 상처에 법적 매듭을 지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1년 당시 서산시의회 이연희 의장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손편지를 보내 서산개척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지역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이어져 왔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금전적 배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법원이 국가 주도의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책임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늦었지만 정의는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5.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1.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2.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3. 공장·연구소·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전 핵심자산 '흔들'… 3년간 피해액 2178억원
  4. 대전 대덕구, 자살률 '뚜렷한 개선'
  5. 대전 서구, 간호직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으로 전문성 강화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완성` 4대 패키지 법안 국회 문턱 오른다

'행정수도 완성' 4대 패키지 법안 국회 문턱 오른다

2026년 행정수도 골든타임을 앞두고 4대 패키지 법안이 국회 문턱에 오르고 있다. 일명 행정수도완성법으로 통한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김종민(산자·중기위) 국회의원은 지난 5일 행정수도특별법과 행정수도세종특별시법, 국회전부이전법, 대법원이전법을 패키지로 묶은 '행정수도완성법'을 대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이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차례로 발의한 행정수도특별법에 보완 사항을 적시함으로써 '행정수도 세종'의 조기 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현재 양당의 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병합 심사로 다뤄지고..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이번엔 축구다`… 대전하나시티즌, 8일 전북 현대 상대로 5연승 도전
'이번엔 축구다'… 대전하나시티즌, 8일 전북 현대 상대로 5연승 도전

대전하나시티즌이 K리그1 선두인 전북 현대를 상대로 5연승에 도전한다. 대전은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파이널A 3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기준 대전은 승점 61점(17승 10무 8패)으로 K리그1 2위에 올라있다. 대전은 포항 스틸러스전 3-1 승리를 시작으로 제주SK(3-1 승), 포항(2-0 승), FC서울(3-1 승) 등을 차례로 잡으며 지금까지 4연승을 달리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서울전 승리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3연승이 최고였는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