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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의 현재 모습. 일부 수문만 개방된 채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환경부와 신임 장관이 '금강 세종보' 가동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탄력적 가동'이란 원칙에서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종시(시장 최민호)는 16일 세종보 철거를 요구하며 국가하천을 무단으로 점유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일부 환경단체를 향해 '불법 행위 중단과 원상회복 의무 부과' 내용을 담은 계고문을 전달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지난 2024년 4월부터 지금까지 500일 넘게 한두리대교 밑 세종보 인근 하천과 하천변을 무단으로 점유해왔다.
시는 전날인 15일 세종보가동추진주민협의체의 '세종보 정상화' 촉구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행정 명령을 예고한 바 있다. 10일 간격의 최대 3차 계고 기한 내 자진 철거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변상금 부과와 형사 고발 등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에 세종보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장관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세종보를 둘러싼 정부의 반복적인 의사결정 번복과 이에 따른 갈등을 종결하기 위해선 찬반 양측이 고루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다.
도시 운영의 주체로서 세종보 운영 방식이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관점의 입장을 설명하고, 세종보 운영에 따른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세종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하천을 불법 점용해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고, 세종보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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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을 지나 세종보 철거 농성 중인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사진=시민행동 제공. |
이들 단체는 "스스로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흐름과 물환경 정책 취지에 역행하는 반환경시장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공직자가 환경을 이슈 삼아 한쪽 편에 섬으로써 공론화를 변질시켰다는 점에 분노한다"라며 "시종일관 금강을 담수하거나 개발해 결국 강을 망치려 하는 반환경시장 최민호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보 담수 5년을 잘 알고 있다. 세종보 상류는 녹조와 악취가 발생했고, 강바닥은 뻘로 뒤덮혀 깔다구와 실지렁이가 득실댔다. 하지만 세종보를 가동하지 않고 그대로 수문을 열자 금강은 자연성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라며 "모래 여울에는 흰수마자가 돌아왔고 자갈밭에는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틀고 수달 가족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났다"고 주장했다.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의 점거 농성의 이유도 대신 설명했다. "우리가 사는 환경에서 다양한 생물 지표가 사라지면 결국은 인간도 멸종한다"는 자연의 섭리 그 하나로, 사고팔 땅도 없고 돈 벌 일도 없는 사람들이 금강 지키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재자연화에 대한 개념도 다시 언급했다. 이들은 "하천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는 세종보를 철거해 역동성 있게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강물은 흘러야 건강해지고 그래야 생명이 깃든다. 그래서 세종보는 해체 0순위였고, 3년이 넘는 긴 논의를 통해 마련된 보 철거 계획을 윤석열 정부에서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일방적으로 무산시켜 버렸다"고 반박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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