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나무못과 볏짚 활용 첫 확인

  • 사회/교육
  • 이슈&화제

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나무못과 볏짚 활용 첫 확인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마도4호선 첫 인양 15일 착수
2015년 발견돼 유물만 꺼내고 선체는 해저 봉인
선체 연결방식과 방수 수밀기술 확인 고고학 의미

  • 승인 2025-09-14 17:48
  • 수정 2025-09-14 19:25
  • 신문게재 2025-09-15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5178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9월 12일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마도4호선 발굴 10주년 학술제를 개최했다.  (사진=임병안 기자)
한양 광흥창으로 가다가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조선의 조운선 마도4호선이 2015년 발견돼 10년간 유물을 꺼내는 과정을 마치고 오늘부터 선체를 수면 위로 인양한다. 조선시대 조세인 쌀과 콩을 무겁게 싣고도 견고하게 지탱할 수 있었던 나무배의 구조를 파악하고 누수를 막는 볏짚 뱃밥과 나무못이 사용된 첫 사례로써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변가에서 1㎞ 남짓 떨어진 마도 연안에서 9월 13일부터 마도4호선이라고 명명된 조선시대 조운선 인양을 시작했다.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실제 인양은 1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2007년 어부가 그물에 걸려 올라온 청자대접을 당국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태안 마도해역에 해저바닥을 조사해 고려 및 조선시대 선박 4척이 연이어 발견됐다. 발굴 연도에 따라 '마도 1호선(2009)', '마도 2호선(2010)', '마도 3호선(2011)'이라고 이름 붙여졌고, 모두 해상 운송 도중 침몰한 난파선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현재까지 국내 연안에서 발견된 선박은 총 17척으로, 이중 마도 해역에서 4척이 발견돼, 이곳이 물길이 험하고 선박이 일시적으로 정박하며 물때를 기다리는 묘박지이면서 한양으로 향하는 서해바다 뱃길에 길목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KakaoTalk_20250914_191919367
충남 태안군 앞바다 마도 해역 위치와 조운선 침몰 위치도.  (사진=태안해양유물전시관 전시물)
마도4호선 발굴조사 결과 많은 양의 쌀과 콩이 발굴되고 나무에 글씨를 새긴 목간, 분청사기, 숫돌 꾸러미, 어패류가 담긴 큰 항아리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됐다. 선체는 길이 13m, 너비 5m, 선심 2m 정도로 승선인원 18~20명에 쌀 500석(51톤 무게)을 실을 수 있는 큰 배에 속했다. 속도는 느리지만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도 운항할 수 있도록 배의 밑바닥이 평평하고 2개의 돛을 달아 기동력을 높인 발전된 형태의 배로 볼 수 있다.

첫 발굴조사 후 10년간 유물만 꺼낸 채 선체는 그 자리에 다시 묻혀 봉인되었던 마도 4호선이 이번 주부터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으로 수중고고학과 조선공학 분야에 흥분을 돋우고 있다. 마도 4호선에서는 선수부재를 보강하기 위해 나무못의 목정이 박힌 것이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됐다. 또 누수를 막기 위해 나무와 나무 사이에 '뱃밥'이라는 충전재가 삽입되는데 마도 4호선에서는 볏짚으로 보이는 초목류가 사용돼 그간 대나무 깎은 것 또는 표백한 나무껍질, 면, 대패밥 등을 사용한 것과 달라 고고학적 연구 대상이다. 마도 4호선에는 공물로 선적된 것으로 보이는 막대형 석재와 선체를 고정하는 닻돌, 석탄이 발견됐는데 막대형 석재는 칼이나 낫을 갈 때 쓰는 숫돌로 여겨지나 석탄은 태안화력발전소로 옮기던 운반선에서 유실돼 마도4호선에 떨어진 게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12일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된 마도4호선 학술대회에서 홍순재 국립해양유산 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마도 4호선이 전면 인양되고, 잔존 구조물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면, 조선시대 선박의 구조와 성능, 용도, 항해능력에 대해 실증적인 정보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올해 총 14차수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선체 인양을 추진해 600여 년간 바닷물을 머금은 선체 편들은 물 밖으로 꺼내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보존처리해 염분을 빼고 형태를 되살리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병안·태안=김준환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백화점 앞 10중 추돌사고… 16명 사상
  2. 지역 9개 대학 한자리에… 대전 유학생한마음대회 개최
  3.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4.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5.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1.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2. 대청호 녹조 가을철 더 매섭다…기상이변 직접 영향권 분석
  3. [대입+] 2026 수능도 ‘미적분·언어와 매체’ 유리… 5년째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4.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5.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헤드라인 뉴스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이 '마도4호선'이 60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태안 마도 해역에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마도4호선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 발견됐으나 보존 처리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했다가 10년 만에 인양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5세기 초에 제작된 조운선(세곡 운반선)으로,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이장우 대전시장은 1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불꽃축제 개최의 안전대책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예산 효율화 등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 한화 불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축제 방문자 예측을 보다 넉넉히 잡아 대비해야 한다"며 "예측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 안전과 교통에 있어 대책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및 엑스포다리 일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불꽃놀이와 드론쇼 등 대규모 불꽃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8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한 2025년 제9회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를 방문했다.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주한 건 엄청난 활기였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투호 등의 한국 전통 놀이를 850명 가까운 유학생들이 모여 열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 그리고 땀과 흥분으로 데워진 공기에 늦가을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는 식을 틈이 없었다. 이어진 단체 경기, 그중에서도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말 그대로 국제 올림픽의 현장이었다. 호루라기가 울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