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지곡면 왕산마을의 실험, '감태빵'에서 '삼계탕'까지

  • 전국
  • 서산시

서산시 지곡면 왕산마을의 실험, '감태빵'에서 '삼계탕'까지

경제와 복지가 선순환하는 지속가능 어촌공동체 모델 구축

  • 승인 2025-09-06 21:25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clip20250906212022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왕산마을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다.(사진=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어촌신활력센터 제공)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왕산마을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마을에서는 무더위를 이겨낸 어르신들을 위해 '삼계탕 나눔 행사'가 열렸는데, 그 재원이 다름 아닌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개발·판매한 '왕산감태빵' 수익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원금 소진형 사업을 넘어, 주민 주도적 경제활동이 곧바로 복지 돌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현장에서 구현된 사례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반찬 나눔에 이어 왕산어촌계부녀회가 추진한 두 번째 '마을 돌봄 프로그램'이다. 참여 주민들은 "외부 지원금에만 기대지 않고,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변화의 의미를 크게 체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수혜 어르신의 자녀 김모 씨는 "멀리 있어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마을에서 이렇게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후원금을 내놓았다.

또한 봉사자로 나선 주민 오모 씨는 "언젠가는 우리도 돌봄을 받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그날까지 봉사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후원과 봉사 참여로 '돌봄 문화'가 마을 안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왕산어촌계 김순옥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이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나눔 활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성곤 중왕2리 이장 역시 "왕산마을이 단순한 사업 수행지가 아닌, 주민들이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로 성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앵커조직을 맡고 있는 ㈜한국조직문화연구소 김명애 대표(중왕리 어촌신활력센터장)는 "경제적 성과를 복지와 공동체 강화로 연결한 구조는 사회혁신의 대표 사례"라며 "왕산마을 모델을 지역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산시 지곡면 왕산마을은 지역 고유 자원인 감태를 활용해 '왕산감태빵'을 개발·판매하고, 수익을 어르신 돌봄에 투입하는 방식을 정착시켰다. 이는 '경제 활동 → 복지 돌봄 → 공동체 강화'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실질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외부 전문가들도 이를 "지속가능 어촌공동체 모델의 실험이자 성과"라고 평가한다.

이번 사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업 종료 이후에도 주민이 스스로 만든 수익으로 돌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다만 감태빵 판매와 같은 경제활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며, 돌봄 활동을 뒷받침할 인적·조직적 기반 강화도 필수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태빵에서 삼계탕까지' 이어진 이번 나눔은, 경제와 복지가 선 순환하며 어촌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지역 9개 대학 한자리에… 대전 유학생한마음대회 개최
  2. "준비 안된 채 신입생만 받아"… 충남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지연에 학생들 불편
  3.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4. '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일제히 반발…"역할부터 예산·인력충원 無계획"
  5.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1.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2. '수도권 대신 지방의료를 수술 대상으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우려'
  3.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4.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5. 설동호 대전교육감 "수험생 모두 최선의 환경에서 실력 발휘하도록"

헤드라인 뉴스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이 '마도4호선'이 60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태안 마도 해역에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마도4호선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 발견됐으나 보존 처리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했다가 10년 만에 인양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5세기 초에 제작된 조운선(세곡 운반선)으로,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이장우 대전시장은 1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불꽃축제 개최의 안전대책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예산 효율화 등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 한화 불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축제 방문자 예측을 보다 넉넉히 잡아 대비해야 한다"며 "예측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 안전과 교통에 있어 대책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및 엑스포다리 일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불꽃놀이와 드론쇼 등 대규모 불꽃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8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한 2025년 제9회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를 방문했다.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주한 건 엄청난 활기였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투호 등의 한국 전통 놀이를 850명 가까운 유학생들이 모여 열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 그리고 땀과 흥분으로 데워진 공기에 늦가을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는 식을 틈이 없었다. 이어진 단체 경기, 그중에서도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말 그대로 국제 올림픽의 현장이었다. 호루라기가 울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