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특수학교대란 긴급진단] 下, “2029년만 기다릴 수 없다… 대전교육청 적극 대책 마련하라"

  • 사회/교육

[대전 특수학교대란 긴급진단] 下, “2029년만 기다릴 수 없다… 대전교육청 적극 대책 마련하라"

장애학생 '교육권' 위기… 3년간 과밀·입학 대란 불가피
통폐합 학교 전환·분교 설치 등 현장선 다양한 대안 제시
교육청 '부족 공감하지만 뚜렷한 대책없어' 답답한 현실

  • 승인 2025-09-04 18:04
  • 수정 2025-09-04 18:20
  • 신문게재 2025-09-05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上 갈 수 없는 학교, 교육 불평등 현주소
中 선언에 그친 특수교육, 문제 원인은
下 특수교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들

clip20250904174940
3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폐교 예정인 성천초를 특수학교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대전교육청은 현재 과밀·거대학교와 학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합니다."

대전 특수학교 부족 문제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전교육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9년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만 기다려선 안 되고 특수교육 확충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국 최초로 공립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선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은 현재 대전교육청 특수학교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2024년 4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과밀 특수학교(급) 해결 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특수학교 부족으로 당장 2026년 학교에 입학할 수 없는 중증 장애 학생들의 이야기를 접한 김 이사장은 교육청이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 문제는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다. 대전교육청은 2029년 특수학교 설립만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최소한 지금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중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데 대한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특수학교 전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엔 현재 6개 특수학교가 운영 중이며 중구를 제외한 동구(대전맹학교·대전혜광학교)·서구(대전가원학교)·유성구(대전성세재활학교)·대덕구(대전원명학교·대전해든학교)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2029년 개교 예정인 서남부권 특수학교도 유성구에 신설된다.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의 원활한 통학을 위해 중구에도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단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2024년 중구청장이 부지를 알아보고 교육청에 추천하기도 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지역 특수교사는 학생의 생활 근거지에 학교가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대전지부 특수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재학 교사는 "분교나 병설형 특수학교 또는 통폐합학교나 일반학교 내 유휴공간을 사용해 소규모 특수학교를 만들면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선택해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교육을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아이들에 맞춰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심한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가는 건 아이들에게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특수학교 교사는 "일반학교 학령기 아이들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임기응변으로 2029년 특수학교 생기면 해결될 것이라고만 하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그렇지 않다. 새 학교가 개교해도 남은 3년 동안 계속 과밀이 적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사는 "성천초 등 통폐합되는 일반학교를 소규모 특수학교로 전환하는 게 시급한 대책인 것 같다"며 "또 하나는 신탄진에 있는 해든학교를 직업전문학교로 전환해 고등학교 과정만 운영하고 혜광학교나 가원학교 인원을 재배치하면 단시간 내 과밀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교육청은 시설과나 행정과 업무에 답답함이 있다. 칼자루를 쥐고 있으면서 2029년 특수학교 지어 주면 끝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고민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데 대전교육청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clip20250904175052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인 자녀를 둔 시민 A 씨는 의무교육을 받기까지 장벽이 너무 많은 현실을 지적했다. A 씨는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장벽이 너무 많다"며 "장애 유형에 따라 스펙트럼이 다양한데도 다 같이 교육을 받으며 하향 평준화를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지방선거에서 이러한 특수교육 문제를 해결할 교육 수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교육청은 이러한 특수학교 부족 문제에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당장 이렇다 할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인기 대전교육청 행정국장은 "특수학교 부족 상황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성천초는 2022년 지역 주민들의 청원으로 시작된 것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방향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에선 성천초 자리에 특수학교를 설치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끝>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준비 안된 채 신입생만 받아"… 충남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지연에 학생들 불편
  2.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3. '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일제히 반발…"역할부터 예산·인력충원 無계획"
  4. '수도권 대신 지방의료를 수술 대상으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우려'
  5.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1.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2.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3. 설동호 대전교육감 "수험생 모두 최선의 환경에서 실력 발휘하도록"
  4. 대청호 녹조 가을철 더 매섭다…기상이변 직접 영향권 분석
  5. [대입+] 2026 수능도 ‘미적분·언어와 매체’ 유리… 5년째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헤드라인 뉴스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자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이 전월 대비 19조 4777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1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0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4조 5113억 원으로 전월(155조 336억 원) 보다 12.6% 늘었다. 10월 한 달 동안 충북 지역의 시총은 27.4% 상승률을 보였고,..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천읍성은 조선 세종(1438~1450년) 무렵에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던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으로, 둘레 1645m 규모에 이른다. 조선 초기 국가가 해안 요충지에 세운 방어용 읍성인 연해읍성 가운데 하나다. 산지 지형을 활용해 쌓은 점이 특징이며,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 속에서도 성벽 대부분이 원형을 유지해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현재 전체 둘레의 약 93.3%(1535.5m)가..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청소년 인구 최다' 지표를 자랑하는 세종시가 정작 청소년 예산 지원은 물론 전담 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 이어 청소년 예산까지 감축된 흐름 속에 인력·자원의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미래 세대를 위한 전사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동청소년 인구(0~24세)는 11만 4000명(29.2%)이며, 이 중 청소년 인구(9~24세)는 7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15.1%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청소년 인구 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