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일본, 곰 경보 발령: 인간과 자연의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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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다문화] 일본, 곰 경보 발령: 인간과 자연의 갈등 심화

  • 승인 2025-08-31 14:03
  • 수정 2025-08-31 14:04
  • 신문게재 2025-01-04 3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지난 7월 12일, 일본 홋카이도 마쓰마에군 후쿠시마초[松前郡 福島町]에서 곰의 습격으로 주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곰 인신 피해 방지 제도' 발행 이후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곰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은 산림지역이 많아 규슈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야생 곰이 서식하고 있다. 혼슈에는 반달곰, 홋카이도에는 불곰이 주로 출몰하며, 매년 만 건 이상의 출몰과 100건 이상의 인신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각 지방 자치단체는 '곰 인신 피해 방지 제도'에 따라 주민과 관광객에게 '주의 환기', '주의보', '경보'를 발령해 알리고 있다. 특히 곰 출몰과 피해가 많은 동북지방[東北地方/아오모리현, 이와테현, 미야기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의 6현은 다른 지역보다 강력한 안전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증가하는 곰의 농산물, 축산물, 인신 피해를 고려해 2024년 반달곰과 불곰을 '지정관리 야수[指定管理鳥獣]'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구제와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국회에서 곰이나 멧돼지 피해가 발생한 시가지에서 사냥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됐다.

홋카이도 마쓰마에군의 가해 곰은 위탁된 사냥꾼들에 의해 살처분됐지만, 도청에는 "곰을 죽이지 마라", "자연에 돌아가게 해라" 등의 항의 전화와 게시글이 타지역 사람들로부터 120건 이상 접수돼 일부 업무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다. 도지사는 회견에서 인신 피해 방지를 위해 적절한 포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양해를 구했다.

일본에서 곰은 생태계의 정점으로 자연 생태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곰이 산에만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인간과의 충돌이 빈번해졌다. 산림지역 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혼자 산에 가지 말고, 반드시 2인 이상으로 동반해 산을 오르며 '쿠마스즈[熊鈴/Bear Bell]'라는 곰 예방 종이나 라디오를 켜서 곰과 마주치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 만약 곰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지 않고 등을 보이지 않으며 조용히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곰의 출몰 증가 원인으로 도토리 흉작과 산간 지역의 과소화로 인한 경작 포기지 증가를 지적한다. 이로 인해 곰의 생활 범위가 넓어지고, 인간의 음식물쓰레기 등 새로운 먹이에 접촉하면서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들고 있다. 곰의 구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고, 미래의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를 모색하며 인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곰과 인간의 충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구제 조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이는 곰의 서식지 보호와 인간의 안전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토 리츠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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