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 '산증인'의 퇴임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 '산증인'의 퇴임

  • 승인 2025-08-12 17:06
  • 신문게재 2025-08-13 19면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와 의대 응급의학교실이 최근 뜻깊은 심포지엄을 열었다. 국내 제1기 응급의학 전문의로 38년간 응급환자를 지킨 유인술 교수의 정년 퇴임을 기념하고, 응급의료 현실과 미래를 진단하는 자리였다. 유 교수는 응급의료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으로 부임한 후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 개편과 응급의료기금 확충 등 응급의료 제도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유 교수는 2월 말 전공의 이탈 등 의료 공백 상황에서 응급 환자를 돌보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응급의학계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응급의료 현장에 복귀한 유 교수는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유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국내 응급의료가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으나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역 응급의료 체계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대형병원들이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모집을 시작하는 등 의료 공백 사태는 마무리 수순이다. 하지만 응급의료 등 국민 생명과 밀접한 필수의료 전공의 복귀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달 초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가 실시한 사직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 복귀 의사가 없다고 밝힌 72.1%가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선 전공의들이 필수의료 분야 복귀를 꺼리는 것은 보수보다는 의료사고에 대한 소송 부담을 꼽고 있다.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을 요구하는 의료행위가 많아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필수의료 기피 양상은 지역의료 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의료계가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와 의료사고 시 법적 부담 완화 등 대책을 요구하는 이유다. 모쪼록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 현장을 오랜 시간 지켜온 유 교수가 퇴임 후라도 한국 필수의료 미래를 밝히는 '등대'가 되었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3.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