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에너지부' 유치전이라니 말도 안 된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기후에너지부' 유치전이라니 말도 안 된다

  • 승인 2025-08-10 13:24
  • 신문게재 2025-08-11 19면
정부부처를 전리품처럼 여기는 오만, 분권과 분산을 착각하는 데서 나온 정책적 오류의 후유증이 또 도진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안과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안 중 확정도 되기 전에 유치전이 빚어지고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의 기후에너지 유치 움직임에서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의 기시감마저 든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의 호남 유치 약속이 대선 공약의 자리를 대신하는 정도가 약간 다르다.

유치 명분도 형식논리 면에서 닮아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이고 기후변화 관련 실증 인프라가 집중된다는 전남의 주장,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부산의 입장은 유사한 연결점이 있다. 청사와 부지 확보 계획까지 벌써 나온다. '연내 이전'에 꽂힌 해수부 속전속결 선례를 답습한 듯하다. 한 나라의 '수도'에 있어야 할 행정부 입지가 어쩌다 '인센티브 폭탄'처럼 갈가리 찢기고 있는지 유감스럽다. 해수부 부산 이전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균형발전이라도 된 듯하다.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부처를 옮기자는 발상은 조리에 맞지 않고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러다간 보건복지부를 대구로, 산업통상자원부과 중소벤처기업부를 경남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언제든 불거질 수 있겠다. 비자발적 분산을 균형발전으로 오해해 생긴 기현상들이다. 실제로는 행정수도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부처 간 정책 연계성을 허물 뿐이다. 기후와 에너지 통합의 정책 실효성에도 역행함은 물론이다.

기후에너지부든 기후에너지환경부든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구조 전환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 상임위원회가 있는 국회(세종의사당)도, 대통령실(세종집무실)도 머잖아 세종에 설치된다. 대한민국 정부를 표를 의식해 정치 흥정물로 쪼개고 나누는 즉흥성은 이만 멈춰야 한다. '나 홀로 부처'는 감당하기 힘든 비효율로 다가올 것이다. 부처 빼가기의 나쁜 선례에 빌붙는 우격다짐은 안 통한다. 용납해서도, 좌시해서도 안 될 일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충남도, 1조 2059억 원 규모 제2회 추경예산안 도의회 제출
  2. "준비는 끝났다" 글로컬 대면심사 시작… 지역대 준비 만전
  3. 청주 필한방병원-시체육회, 상생발전 한뜻
  4. 청소년 자살률 1위 세종시, 고령층도 위태롭다
  5. [현장취재]백소회에서 조세현 공익법인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 특강
  1. 에너지의 날 맞아 사랑의열매에 성금 기탁
  2. 대전 아파트 외벽작업 50대 근로자 추락해 숨져
  3.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수 14년새 98%↑
  4. [현장취재]제24회 철우언론법상 시상식 및 기념 학술세미나
  5. 한국타이어, 2023∼24년 근골격계 산재자 142명… 안전 외면 여전

헤드라인 뉴스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주말인 23~24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무더위가 이어질 가운데 내륙 곳곳에 국지적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링링'이 동북 동진 중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남동쪽 해상 가장자리를 따라 규슈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23~24일)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결합해 한반도 고기압이 두터워지며 지금보다 온도가 1~2도 더 올라 폭염이 다소 강화된다. 또한, 내륙 중심에 5~40㎜의 국지적 소나기가 내리겠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에..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