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숙원 'PBS' 드디어 폐지 수순… 연구자들 "족쇄 풀어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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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계 숙원 'PBS' 드디어 폐지 수순… 연구자들 "족쇄 풀어줘 좋아"

국정기획위원회 29일 연구과제중심 운영제도 폐지·개편 발표
NST 산하 23개 출연연 향후 5년간 임무 중심형 단계적 전환
과학기술계 환영 입장… 'Post-PBS' 준비·처우개선 등 과제도

  • 승인 2025-07-29 17:54
  • 신문게재 2025-07-30 4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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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족쇄로 불리던 연구과제중심제도(이하 PBS·Project based System)가 오랜 요구 끝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앞으로 5년간 임무 중심형으로 단계적 전환될 예정이다.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30여년간 유지됐던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구기관(과기 출연연)과 경제·인문사회 PBS 제도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4개 출연연은 2026년부터 PBS를 전면 폐지하고 출연금으로 전환하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3개 과기 출연연은 단계적 전환하는 내용이다.

PBS는 연구자가 정부나 민간의 과제를 수주하는 제도로, 연구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수주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현장에선 부정적 반응이 우세했다. 연구비와 인건비 확보 등을 위해 단기 과제에 매몰되면서 정작 희망하는 도전적인 연구는 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의 PBS 폐지 결정에 따라 과기 출연연은 앞으로 5년간 임무 중심형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2026년부터 5000억 원 수준의 정부 수탁과제 종료 재원을 출연금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또 출연금 재원 배분 체계와 범부처 평가·통합 성과관리체계 구축, 연구자 보상 체계 개편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 대상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직할 연구기관은 제외됐다. 기관 특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PBS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조승래 대변인은 이날 PBS 제도 폐지 배경에 대해 "출연연은 국가가 법에 따라 역할을 부여한다. 그 역할 중 기본과제가 있는데 안정적으로 연구를 하기 위해선 민간, 시장, 기업이 못하는 기본연구를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정부가 안정적인 출연금 구조를 뒷받침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수탁(과제)을 통해 인건비를 충당한다든지 기관을 운영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유 역할을 하기 어려워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이번 기회에 PBS 폐지, 단계적 전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랜 요구 끝에 정부가 PBS 폐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과기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각 출연연으로 배정되는 출연금이 제대로 배분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과기연구노조)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국정기획위원회의 PBS 단계적 폐지 방침을 크게 환영한다"며 "포스트 PBS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다. 출연연에 주어진 막대한 연구개발비에 대한 권한을 특정 기득권 세력이 독점하지 않도록 연구원 평의회 제도 신설, 연구과제 기획과 선정을 위한 전문적이고 민주적인 절차 마련 등 출연연 내부의 잘못된 관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밝혔다.

출연연 처우 개선과 함께 보상 체계 개편에 대한 요구도 언급했다.

김진수 출연연 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연총)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PBS 폐지는 잘된 일이다. 출연연이 대형 성과 내고 R&D를 통한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족쇄를 풀어줘서 좋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론 안 되고 출연연 연구자들의 처우가 굉장히 낮다. 처우 개선과 함께 연구환경이 좀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산 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과기연전) 수석부위원장은 "PBS 폐지는 우리 노조도 계속 주장했었던 바다. 적극 환영한다"며 "다만 PBS 폐지 이후 수반되는 연구 성과, 우수연구자 보상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형식적인 폐지가 아닌 자율성을 확대할 만한 체계적인 정책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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