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닮은 로봇, 좁은 틈도 드나들어… 포스텍 기술 개발

  • 전국
  • 부산/영남

근육 닮은 로봇, 좁은 틈도 드나들어… 포스텍 기술 개발

김기훈·정완균 교수팀

  • 승인 2025-07-24 15:55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김기훈 포스텍 교수


포스텍 기계공학과 김기훈·정완균 교수,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신형곤 박사(전 포스텍 기계공학과 박사) 연구팀이 종이처럼 얇고 사람 근육처럼 유연하면서도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며 물체를 다룰 수 있어 수술용 로봇부터 산업 장비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은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져 힘은 강하지만 섬세하게 움직이거나 좁은 틈에 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몸 안에서 수술을 돕는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는 배관 청소나 복잡한 기계 점검을 수행하는 로봇이 필요하지만 유연성과 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은 지금까지 없었다.



포스텍 연구팀은 사람 근육 움직임에서 답을 찾았다. 근육에 있는 마이오신이라는 단백질이 작은 힘을 반복해 큰 움직임을 만드는 원리를 로봇에 적용해 얇은 시트 형태의 로봇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트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수십 개의 작은 공기주머니와 이를 연결하는 다채널 공기 통로가 층층이 들어 있다.

이 시트에 공기를 순서대로 주입하면 표면의 돌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작은 힘을 차곡차곡 모아 큰 이동을 만들어 낸다. 로봇이 구부러진 상태에서도 돌기만 이용해 애벌레처럼 기어갈 수 있다. 표면은 위, 아래, 옆 등 6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속도와 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물체를 다루는 실험에서는 마치 사람 손가락처럼 섬세하게 움직였다. 물속에서 물체를 옮기는 실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존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웠던 얇은 배관 청소와 같은 작업도 가능하다.

연구는 일상과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로봇이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 정밀 수술을 돕고, 산업 현장에서는 좁은 공간의 점검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 가정용 청소 및 돌봄 로봇에 적용되면 더욱 섬세하게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훈 교수는 "얇고 부드러운 구조 안에 복잡한 3차원 공기 압력 네트워크를 담아내고 생체 모사 방식으로 여러 방향의 동작을 구현했다"며 "수술용 로봇, 산업 현장 협업 로봇, 탐사 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코로나19 환자 증가세…재확산 조짐
  2. "꿀 강의 10만 원에 산다"…지역 대학가 학생 간 강의 매매 성행
  3. 충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착공 지연… 교육부 공모사업 난항
  4. 2026년 R&D 예산 최대 증가에 과학기술계 "환영… 연구 생태계 정상화 시그널"
  5. 대청호 상류 녹색 알갱이 둥둥…무더위에 녹조는 확산중
  1. 충남교육청 학교복합시설 '부여 반다비 국민체육센터' 건립 속도
  2. [2026 수시특집] 국립한밭대 올 수시로 2029명(95.1%) 선발… 지역인재 전형 297명
  3.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한 정치적 다원주의와 지방자치
  4. "소리 대신 마음을 적다, 글씨로 세상과 잇다"
  5. 충남도, 상하이서 산학연 협력 구심점 마련… 디지털·친환경 전환 협력 가속

헤드라인 뉴스


헌정사 첫 與野 충청대표 시대…지역현안 탄력받나

헌정사 첫 與野 충청대표 시대…지역현안 탄력받나

국민의힘 새 당 대표로 충청 재선 장동혁 의원(보령서천)이 26일 선출되면서 행정수도특별법과 대전충남특별법 연내 통과 등 충청 현안 탄력이 기대된다. 장 의원의 전당대회 승리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진보와 보수를 여야 당대표 충청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장 신임 대표는 국회 도서관에서 속개된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22만301표를 얻어 21만 7935표를 얻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2366표 차로 신승했다. 이로써 장 대표는 앞으로 2년간 국민의힘 당권을 쥐게 됐다. 충청권으로선 현안 관철의 호기를 맞은..

세종 `골대 사망사고` 검찰 송치… 후속조치 어디까지?
세종 '골대 사망사고' 검찰 송치… 후속조치 어디까지?

<속보>=지난 3월 세종시 풋살장 골대 전복으로 인한 초등생 사망 사고와 관련, 시청 소속 공무원 2명이 형사 입건 돼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일보 3월 14·15·24일 연속 보도> 26일 세종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13일 세종시 고운동 소재 근린공원 공공 풋살장에서 초등학생 A 군(11)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세종시 시설관리사업소 팀장, 책임자 등 모두 2명이 지난 5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았으며, 같은 달 대전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다. 현재 검찰의 수사 보완 요청에 따라 경찰이 추가..

9월 충청권 3858세대 공급된다… 전국 3만 8979세대 분양
9월 충청권 3858세대 공급된다… 전국 3만 8979세대 분양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 3858세대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전국적으로는 3만 9000여 세대가 분양에 나서면서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전국 분양 아파트는 53개 단지, 총 3만 8979세대다. 지역별 공급을 보면 수도권 28개 단지(2만 5276세대)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지방은 25곳 1만3703세대가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충청권에선 충남 2043세대, 충북 1042세대, 대전 773세대 등 3858세대가 분양에 나선다. 충남에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 학사모 하늘 높이…충남대 학위수여식 학사모 하늘 높이…충남대 학위수여식

  • 코로나19 환자 증가세…재확산 조짐 코로나19 환자 증가세…재확산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