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우려 여전… 세종교육청 설명회 속 교원단체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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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우려 여전… 세종교육청 설명회 속 교원단체 반대 시위

학부모 궁금증 해소 위해 설명회 개최
같은 시간 충청권 전교조는 피켓 시위
"안정적 정착 최선" vs "문제 본질 외면"

  • 승인 2025-07-17 15:15
  • 수정 2025-07-17 17:04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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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세종시교육청 본청에서 개최된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 안내와 충청권 전교조의 고교학점제 반대 피켓. /사진=이은지 기자
고교학점제 시행을 둘러싼 지역 교육당국과 교원단체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세종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설명회를 열고 적극 홍보에 나선 가운데, 같은 시간 교육청 앞에선 충청권 전교조가 피켓 시위를 벌이고 논평을 내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하 지부) 세종지부는 17일 논평을 통해 "세종교육청은 보여주기식 설명회를 개최하기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른 자율적 교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고교학점제가 2025학년도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 지금, 취지가 변질됐다"고 꼬집으며, 교육현장에 직면한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들은 특히 "대학들이 학과별로 권장 과목을 제시하며 이수 여부를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학생들에게 특정 과목 이수를 강제하고 있다"며 "고교학점제가 대학 입시에 종속된 제도로 작동하는 것에 대해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 평가방식 변화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지부는 "당초 절대평가로 최소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현재는 5등급 상대평가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위권 학생은 선택 자체를 포기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공통 수업이 줄고 학생마다 시간표가 달라지는 운영방식은 학생들로 하여금 공동체 안에서 소속감을 느낄 기회를 잃은 채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면서 "교사 또한 수업시간에 학생과 직접 만나는 기회가 줄어 생활·진로지도 등을 충분히 할 수 없다"고 학급의 실질적 해체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고교학점제는 2018년 일부 학교 시범 운영을 거쳐 2022년 일반고 1학년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도입돼 2025년엔 전국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 중이지만, 업무 과중 등 현장 어려움을 이유로 교사들의 지속적 반대에 부딪혀왔다.

이런 상황 속에 세종교육청은 앞선 16일 교육부 및 EBS(한국교육방송공사)와 함께 학부모 대상 '찾아가는 교육정책 서비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종에서 만난 고교학점제 이야기'라는 주제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고교학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학부모들의 궁금점을 해소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날 같은 시간 교육청 정문 앞에선 전교조 세종지부(지부장 이상미), 대전지부(지부장 신은), 충북지부(지부장 김민영)가 고교학점제 폐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며 대립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들은 교육청 설명회에 참석하는 학부모들에게 홍보자료를 나눠주며 제도와 현장과의 괴리를 알렸다.

지부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고교학점제의 개선과 폐지를 요구해왔음에도, 세종시교육청은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며 "설명회 시작 전 미리 보도자료를 작성해 결과를 포장한 모습은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최교진 교육감은 이날 행사를 통해 "세종교육청은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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