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조용한 변화, 다문화 엄마들

  • 다문화신문
  • 천안

[천안다문화] 조용한 변화, 다문화 엄마들

  • 승인 2025-08-17 13:28
  • 신문게재 2024-11-03 1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출근길 지하철,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놀이터, 그리고 마트 계산대 앞.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 속 어딘가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있다. 낯선 언어, 낯선 문화 속에서도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 여성들은 이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쩐티화(가명)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며 큰 장벽을 느꼈다. 숙제도 잘 모르겠고, 학교 알림장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른 엄마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저는 벽을 느꼈어요."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낮에는 집안일, 밤에는 한국어 공부를 했다. 지금은 지역의 다문화가정 상담 봉사자로 활동 중이다. "이젠 제가 새로 온 엄마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요. 무언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나탈리아 씨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너졌다. "아이에게 '부끄럽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아팠어요. 제가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자신과 같은 엄마들을 위한 작은 '다문화 엄마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서로의 고민을 나누다 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껴요."

다문화 엄마들이 모이고, 배우고, 목소리를 내는 그 자체가 한국 사회의 작은 물결을 만든다. 어떤 엄마는 다문화 이해 강사로 활동하며 한국 엄마들과 외국인 엄마들을 연결하고, 또 어떤 엄마는 지역 축제에서 자신의 나라 음식을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문화를 알리고 있다.



"처음엔 나 하나 변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알아요.내가 바뀌면 아이가 바뀌고, 가족이 바뀌고, 결국 동네가 바뀐다는 걸."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 이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우리 이웃'이 보인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다문화 사회는, 바로 이런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피벤 카테리나 (우크라이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학교 급식 파행 사태 초등학교까지 번지나…학부모 우려
  2. 길고 길었던 실종자 수색…76시간 만 극적 발견
  3. 대전변호사회, 경찰 형사사건 처리 업무평가 첫 시행
  4. 행정수도 완성 논의 본격화... "법적지위 부여 적극 추진"
  5. [인터뷰] '운동하고 연구하는' 정형외과 의사…유현진 전문의 "수술과 재활진료가 본질"
  1. 32사단, 대량살상무기 대응 통합훈련 실시
  2. 전문대, 내년 수시모집 15만명 선발… 충청권 1만 8081명
  3. 세종지역 초등 저학년 학교폭력 땐 '숙려기간' 준다
  4. 충남대병원 대전치매센터, 공공후견인 간담회 및 교육 열어
  5. 대전 전교조·인권단체 '대전판 리박스쿨' 청소년 기관 수탁 규탄

헤드라인 뉴스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이자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행정수도특별법이 21일 입법화를 위한 첫 관문인 상임위원회 소위에 회부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나라 정부부처 3분의 2가 집적돼 있으며 대통령실과 국회 기능 이전이 예정된 세종시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법적 지위를 부여 하기 위한 입법화 여정이 개문발차한 것이다. 행정수도특별법은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 안(案)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 안..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9일 발생한 남성현~청도 작업자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코레일은 공식 발표를 통해 한 사장은 "철도 작업자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리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현장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한 사장의 임기는 내년 7월 23일 임기가 끝난다. 19일 10시 50분쯤 경부선 남성현~청도역 간 운행하던 제1903호 무궁화호 열차가 수해지역 비탈면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작업자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