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산동성 사람들의 ‘ 공무원 시험 열풍’ - 유교 전통과 현대 선택의 충돌

  • 다문화신문
  • 천안

[천안다문화] 산동성 사람들의 ‘ 공무원 시험 열풍’ - 유교 전통과 현대 선택의 충돌

  • 승인 2025-08-17 13:28
  • 신문게재 2024-11-03 1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중국 내에서 '공무원 시험'은 언제나 인기 있는 진로지만, 중국 산동성만큼 체제 내 일자리에 집착하는 지역은 드물다. '산동 사람들은 얼마나 공무원을 좋아할까'라는 주제가 온라인 상에서 자주 화제가 된다. 그렇다면 왜 산동 사람들은 유독 공무원 시험에 이토록 집착할까? 그 답은 2천 년 이어진 유교 문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유교 발상지, '공무원 시험'이 문화가 된 산동

산동성은 공자와 맹자의 고향으로, 유교 사상의 핵심 지역이다. '학이우즉사(배우고 출세해야 한다)'라는 전통 가치관은 산동성 사람들의 진로 선택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산동성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국가의 월급을 받는 일'이 가장 체면 있는 일로 여겨졌으며, 부모 세대는 기업 취업을 '불안정한 선택'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짙다. 이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않으면 집에 가기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로 가정의 압박을 받는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뜨거운 '공시 열풍'

경제 구조와 지역 특성도 이 열풍을 부추긴다. 산동성은 제조업, 농업 등 전통 산업 비중이 높고, 고소득 민간 기업이 많지 않아 체제 내 안정된 직업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특히 공무원 신분은 산동성의 '지인 사회' 속에서 존경과 신뢰의 상징으로 통하며, 결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다. 실제로 2023년 산동성 공무원 시험에는 약 40만 명이 지원했으며, 평균 경쟁률은 70:1에 달했다.

2024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서도 산동성 지역의 평균 경쟁률은 85:1을 기록, 가장 인기 있는 직위는 무려 2,000: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무원 시험 열풍'이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지역 문화의 양면성

산동성의 공무원 문화는 교육을 중시하고 책임감을 강조하는 유교 정신의 긍정적 산물이다. 체제 내에서 안정적인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며, 공공 서비스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 집착이 지나치면 청년들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은 "산동의 끝은 공무원 시험, 공무원 시험의 끝은 합격 실패"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통과 변화의 길로

최근, IT와 신산업이 성장하며 일부 산동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 외의 길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교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가족의 기대'와 '국가를 위한 책임감'은 여전히 산동 사람들의 직업 선택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산동의 공무원 열풍은 단순한 취업 경쟁을 넘어, 전통과 현대가 부딪히는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손가이리 명예기자 (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학교 급식 파행 사태 초등학교까지 번지나…학부모 우려
  2. 길고 길었던 실종자 수색…76시간 만 극적 발견
  3. 대전변호사회, 경찰 형사사건 처리 업무평가 첫 시행
  4. 행정수도 완성 논의 본격화... "법적지위 부여 적극 추진"
  5. [인터뷰] '운동하고 연구하는' 정형외과 의사…유현진 전문의 "수술과 재활진료가 본질"
  1. 32사단, 대량살상무기 대응 통합훈련 실시
  2. 전문대, 내년 수시모집 15만명 선발… 충청권 1만 8081명
  3. 세종지역 초등 저학년 학교폭력 땐 '숙려기간' 준다
  4. 충남대병원 대전치매센터, 공공후견인 간담회 및 교육 열어
  5. 대전 전교조·인권단체 '대전판 리박스쿨' 청소년 기관 수탁 규탄

헤드라인 뉴스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이자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행정수도특별법이 21일 입법화를 위한 첫 관문인 상임위원회 소위에 회부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나라 정부부처 3분의 2가 집적돼 있으며 대통령실과 국회 기능 이전이 예정된 세종시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법적 지위를 부여 하기 위한 입법화 여정이 개문발차한 것이다. 행정수도특별법은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 안(案)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 안..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9일 발생한 남성현~청도 작업자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코레일은 공식 발표를 통해 한 사장은 "철도 작업자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리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현장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한 사장의 임기는 내년 7월 23일 임기가 끝난다. 19일 10시 50분쯤 경부선 남성현~청도역 간 운행하던 제1903호 무궁화호 열차가 수해지역 비탈면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작업자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