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새로운 칸델라에 대한 기대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새로운 칸델라에 대한 기대

이강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광도측정그룹 책임연구원

  • 승인 2025-07-10 16:54
  • 수정 2025-07-14 11:09
  • 신문게재 2025-07-1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710095604
이강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광도측정그룹 책임연구원
우리는 일상적으로 빛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빛의 세기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조명이나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빛의 세기를 정밀하게 측정해 적절한 밝기를 제공해야 한다. 과도한 밝기는 눈의 피로를 유발하고 반대로 부족한 밝기는 시각적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확한 빛의 세기 측정이 이뤄져야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빛의 세기는 칸델라(Candela, cd)라는 단위로 나타내며, 이는 미터(Meter, m), 초(Second, s), 몰(Mole, mol), 켈빈(Kelvin, K), 킬로그램(Kilogram, kg), 암페어(Ampere, A)와 함께 국제단위계(SI)의 7개 기본 단위 중 하나에 속한다. 이 7개의 기본 단위들은 과학과 기술에서 통일된 기준을 제공해 측정의 일관성을 보장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이 기본 단위들의 측정 표준을 확립하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필자가 속한 광도측정그룹이 이중 칸델라 측정 표준을 확립하는 부서다.

칸델라는 주파수가 540 테라헤르츠(Terahertz, THz)인 단색광의 시감효능 Kcd를 루멘 퍼 와트 (lm W-1) 단위로 나타낼 때 그 수치를 683으로 고정함으로써 정의된다. 여기서 루멘(lm)은 칸델라에 입체각의 단위인 스테라디안(Steradian, sr)을 곱한 유도 단위 cd·sr을 의미하며, 와트(W)는 출력, 즉 단위 시간당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현재 칸델라 정의는 다소 복잡하지만 최초에는 '촛불 하나의 빛의 세기'를 기준으로 정의했다. 칸델라라는 단어도 양초(Candle)에서 유래됐다. 이전처럼 간단하게 칸델라를 정의할 수도 있었지만, 현재 훨씬 더 복잡한 방식으로 정의한 이유는 이 복잡한 정의가 실험적으로 정확하고 일관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관된 기준 덕분에 우리는 과학 현상을 재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최근 양자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과학자들은 칸델라의 정의를 더욱 정확하게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양자 역학에 따르면 빛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며, 빛의 세기는 빛을 구성하는 입자 즉 광자(光子, Photon)의 개수로도 측정할 수 있다. 만일 광자의 개수를 아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출력 측정에 기반한 기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밀 측정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약한 빛을 다루는 양자 광학 분야에서는 이미 광자의 개수를 측정해 빛의 세기를 측정하고 있다. 보통 광자의 개수로 대략 초당 만개 수준에 해당하는 빛의 세기를 다루는데, 이는 복사 출력으로 천조분의 일 와트인 펨토와트(Femtowatt) 수준에 해당한다. 기존 장치는 이렇게까지 약한 빛을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광자를 검출하는 단일광자 검출기(Single photon detector)나 광자 수 분해 검출기(Photon-number-resolving detector)와 같은 특수한 장치들을 활용한다. 이러한 광자 개수 검출 기술의 발전은 빛의 세기 측정 외에도 광자를 다루는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 양자 센싱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만 광자의 개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칸델라의 정의를 바꾸는 데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측정의 정밀도다. 기존의 칸델라 정의에 비해, 광자의 개수를 측정하는 방식은 현재 대략 수십 배 높은 측정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또, 빛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광자의 개수를 검출하는 장치들의 측정 정밀도는 더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양자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광자 개수 측정의 정밀도는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향상되는 측정역량은 또 다른 과학적 깨달음으로 이어져 새로운 혁신을 이끌 수 있게 할 것이다. 광자 개수 검출 혁신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들을 응원해 주시길 바라며, 칸델라의 정의가 새롭게 달라질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강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광도측정그룹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AIST 장영재 교수 1조 원 규모 '피지컬 AI' 국책사업 연구 총괄 맡아
  2. 건양대, 'K-국방산업 선도' 글로컬 대학 비전선포식
  3. 충청권 학령인구 줄고 학업중단율은 늘어… 고교생 이탈 많아
  4.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5. 2027년 폐교 대전성천초 '특수학교' 전환 필요 목소리 나와
  1. 충남도 "도내 첫 글로컬대학 건양대 전폭 지원"
  2. 충남도 ‘베트남 경제문화 수도’와 교류 물꼬
  3. '디지털 정보 문해교육 선두주자'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교육부 장관상 수상
  4. 충남대-하이퐁의약학대학 ‘글로벌센터’ 첫 졸업생 배출
  5.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 충남 서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헤드라인 뉴스


국가상징구역 공모 착수… 지역사회 일제히 "환영"

국가상징구역 공모 착수… 지역사회 일제히 "환영"

행정수도 세종의 밑그림이 될 '국가상징구역' 건립이 본격화되면서 대한민국 국가균형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을 포함한 국가상징구역 국제설계 공모착수 소식에 지역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세종시(시장 최민호)는 8월 29일 논평을 통해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공모 시작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임기 내 완공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평가하면서 "그동안 시가 조속한 건립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데 대한 정부의 호응이자,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시는 그간..

예술과 만난 한글…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 9월 1일 개막
예술과 만난 한글…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 9월 1일 개막

세계 유일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가 9월 1일 한글문화도시 세종시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세종시(시장 최민호)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박영국)은 9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42일간 조치원 1927아트센터, 산일제사 등 조치원 일원에서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리는 말, 이어진 삶'을 주제로 열리는 한글 비엔날레 기간에는 한글의 가치를 예술, 과학, 기술 등과 접목한 실험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영국, 우루과이, 싱가포르 등 4개국의 39명 작가가 참여해 한글..

특검, 김건희 `영부인 첫` 구속기소… 헌정최초 전직 대통령부부 동시재판
특검, 김건희 '영부인 첫' 구속기소… 헌정최초 전직 대통령부부 동시재판

김건희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29일 구속기소됐다. 전직 영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정사상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서 내란 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은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7월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김 여사에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