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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트로트 신동 김태웅 군이 평송청소년문화센터 행사장에서 열창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널들이 눈물을 적시기도 했다. 특히 어머니 김진희(45) 씨와의 각별한 애정도 드러내면서 '효자 신동'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지난달 말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 행사장에서 만난 김 군은 여느 초등학생과 마찬가지로 천진한 모습이었다. 오전 전북 김제에서 공연을 한 차례 소화하고 난 후라 피곤한 기색이 보이긴 했지만, 공연 리허설 시간이 다가오자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음향 감독과 반주를 조율하는 등 전문 가수 같은 능숙함을 보였다. 본 공연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김 군은 어려운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했다.
김 군은 "사실 노래보다는 관객들과 소통을 위한 멘트를 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아직은 초등생이라 발음도 좋지 않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매사에 조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군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는 6살 무렵이었다. 당시 코로나 상황으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는데 김 군의 할머니가 가수 송가인에 푹 빠져 트로트 방송을 자주 봤고, 김 군 역시 자연스레 트로트를 보고 따라 부른 것이 트로트 신동 김태웅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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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트로트 신동 김태웅 군이 중도일보와의 인터뷰 중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동영상 캡처) |
김 군은 지난해 2월 대전시 홍보대사 10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아이돌 가수 혜성, 개그맨 오나미, 김경진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 군은 "요즘 무대에서 나를 '대전이 낳은 트로트 신동'이라고 소개하는데 '내가 정말 신동이 맞나?'하는 의문도 든다"며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은 공연이 없는 날에는 여느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방송 스케줄이 많아지면서 공연을 본 친구들이 후기를 공유하며 나름의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다.
트로트를 자주 부르다 보니 김 군의 팬은 대부분 이모, 할머니 팬들이 대부분이다. 김 군은 "또래나 누나 팬들은 거의 없다. 이모와 할머니 팬이 훨씬 많은데 다들 손주나 조카를 대하듯 반갑게 맞아 주신다. 나를 정말 귀엽게 봐주는 시선이 온몸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선배 가수나 롤모델로는 역시 트로트 가수 '마이진'을 꼽았다. 김 군은 "여성 가수이지만 남성적인 보이스와 퍼포먼스를 가진 것이 매력"이라며 "함께 출연한 프로에서도 나를 각별하게 챙겨 주신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데 마이진 선배처럼 다재다능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 군은 "엄마가 식당을 하고 계시는데 내가 가수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지신 것 같다. 내가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엄마 식당이 대박 났으면 좋겠다"며 "지금보다 더 크고 화려한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기수가 되고 싶다. 임영웅 같은 큰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 지켜봐 달라"고 포부를 다졌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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