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일본 학교의 ‘생활교육’

  • 다문화신문
  • 천안

[천안다문화] 일본 학교의 ‘생활교육’

  • 승인 2025-07-06 11:10
  • 신문게재 2024-12-08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제가 일본 학교에 다닐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교과 수업시간 외의 모든 시간이었습니다.

등하교 시에는 비가와도 눈이 와도 걷거나 자전거로 다녔는데 친구끼리 교통규칙을 잘 지키며 재미있게 잘 다녔습니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아침, 전 학생이 모여 진행한 조회에서는 선생님과 동료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후배 간의 인사법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급식 시간에는 1주일마다 급식 조가 짜여있는데 담당 친구들은 조리복을 입어 마스크와 손 소독을 하여 급식실로 향합니다. 자기 반의 음식과 식기를 챙겨 반에 옮기자 직접 배식을 해줍니다.

식사 후에는 반에서 사용한 모든 식기와 음식쓰레기를 모아 급식실로 옮깁니다. 조리사님들에게 늘 큰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면서요. 또한, 청소 시간에는 의자를 책상 위에 다 올리고 교실 바닥을 맨손으로 걸레질하고, 복도, 화장실 청소까지 학생들이 깨끗이 청소합니다. 모두 귀찮고 힘들었지만, 당연히 우리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이 몸에 배 자연스럽게 책임감과 협동심을 배울 수 있었죠.



일본 학교는 '공동체 속의 나'를 가르치는 데에 초점을 둡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보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몸으로 익히는 '생활교육'이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길가에 두고 가는 어른이나 아이들을 볼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일본의 '생활교육'이 다시 떠오르며 "왜 학교나 가정에서 안 배웠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성적이나 입시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생활 습관이나 사회성 교육은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대한민국이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지금, 다양한 배경을 지닌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일상에서 존중과 책임감을 가르치는 문화가 더 깊이 자리 잡으며 한국의 학교에서도 '생활 속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은서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이 '관아골 아트뱅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26년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서 새롭게 문을 연다. 17일 충주시에 따르면 성내동에 자리한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은 1933년 목구조와 서양식 석조 방식이 혼합돼 지어진 독특한 근대식 건축물로, 철거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2017년 5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며 보존 가치가 공식 인정됐다. 새 명칭인 '관아골 아트뱅크'는 성내동의 옛 별칭인 관아골과 예술가·청년 창작 활동의 기반을 의미하는 아트뱅크를 결합해 지어졌다. 시는 이 공간을 '역사와 문..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