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포츠과학, 이정후를 키운 힘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스포츠과학, 이정후를 키운 힘

정주하 충남도체육회 스포츠과학센터장

  • 승인 2025-06-24 17:21
  • 신문게재 2025-06-25 18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정주하 충남도체육회
정주하 충남도체육회 스포츠과학센터장.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이정후 선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구 스타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재능을 이야기하지만, 이정후의 성장은 타고난 재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바로 스포츠과학의 체계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정후 선수는 국가대표로 활동할 때 진천선수촌 스포츠과학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타격 동작 분석, 코어 근육 기능과 균형 능력 측정을 통해 자신의 운동 능력을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최적화했다. 이러한 정밀 분석은 이정후가 자신의 기술을 세밀하게 다듬고, 퍼포먼스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이정후는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서도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훈련과 경기 중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피로도 모니터링을 통해 체력 저하를 미리 감지하고 관리함으로써 시즌 내내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했다. 정신적 준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루틴화된 준비 동작, 시각화 훈련, 자기 조절 훈련을 통해 경기 집중력을 강화했고, 이는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 되었다.

이정후의 사례는 스포츠과학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선수 성장의 핵심 시스템임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경험과 감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데이터 분석, 부상 예방, 심리 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스포츠과학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없다.



특히 충남도는 이 같은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역 엘리트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충남형 스포츠과학지원 체계를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할 때다.

첫째, 정밀 데이터 기반 훈련 시스템이 필요하다. 체력, 기술, 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개인별 맞춤형 훈련을 지원하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둘째, 부상 예방과 회복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근골격계 기능 평가와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 생애주기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셋째, 멘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정식 시스템으로 도입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와 경기 집중력 향상 훈련은 경기력 유지에 핵심적이다. 넷째, 현장 밀착형 스포츠과학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피드백하고 조정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충남도가 스포츠과학에 앞장서면, 이정후 같은 선수를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 나아가 전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인재 육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과학을 기반으로 한 지역 스포츠 경쟁력 강화에 나설 때다.

이정후는 재능과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지만, 그를 세계무대에 세운 것은 과학적 지원이었다. 충남도가 미래를 준비하려면, 스포츠과학을 시스템으로 뿌리내리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3.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4.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5.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1.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2.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3.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4.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5.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