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황현목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상권 업종 규제 철폐 급선무"

[중도초대석] 황현목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상권 업종 규제 철폐 급선무"

달라진 경제 여건과 소비 패턴에 역행...빈 상가에 '자율 상권' 허용해야
"더이상 세종시가 자영업자의 무덤돼선 안돼" 강조...관계기관 특단의 대책 촉구
대선 국면서 정치권에도 '행정수도 완성' '지연된 기능 정상화' 요구

  • 승인 2025-05-19 11:18
  • 신문게재 2025-05-20 9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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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달라져야 할 부분을 역설하고 있는 황현목 회장. 사진=이희택 기자.
장밋빛 미래를 보고 세종시를 찾은 소상공인들이 전혀 다른 현실 상황과 코로나19 악재 등을 거치며 신음하고 있다.

상가 수분양자들이 최고가 낙찰제와 고분양가, 과도한 상가 공급으로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면, 임차 방식으로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이 같은 조건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소상공인은 1인 사업장이나 5인 이하 직원을 둔 매장을 운영 중인 사업자를 뜻한다.

세종시 정상 건설 퇴행과 반쪽짜리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 인구 유입 정체, 수도권 초집중·과밀 가속화 여파, 과도한 규제, 일부 도시계획의 정책 실패 등도 이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도일보는 6.3 대선 국면을 맞아 황현목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그를 통해 세종시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현주소를 엿보고, 정치권이 관계 기관과 주도적으로 해결할 부분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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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이 중도일보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아래는 황현목 회장과 일문일답.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가 코로나19 시점인 2020년 6월 대전·세종지회로 출발해 2021년 7월 세종지회 출범으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동안 소회는.

▲2021년 12월 연합회 회장으로 취임 후 약 3년 5개월을 보내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하나, 둘 정부의 행정 명령으로 문을 닫았고, 시간이 지나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안타까웠다. 저리 대출로 받은 빚은 현재는 원금으로 남아 있다. 세종시 소상공인의 80%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마디로 최악의 수순에 놓여 있다. 월세와 관리비도 못 내고 쫓겨나는 신용불량자들도 늘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지원책 중 와닿는 게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각종 대출 제도도 문턱이 높아 접근조차 어렵다. 소회란 것이 특별하지 않다.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상권이 무너지고, 지역도 어려워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캐치프레이즈가 '소상공인이 웃어야 경제가 웃는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소상공인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상가 수분양자들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최근 상가 수분양자들로 구성된 세종 상가해결 민간 추진단(단장 강영희)이 정치권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권 침체와 공실 심화는 결국 소상공인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남의 일이 아니다. 나성동 위락지구(CL1~CL5블록)의 조속한 조성과 LH의 상가 공실 연대 책임, 재정 지원 등 다양한 해결책 마련,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공실 상가 우선 임차 사용 유도, 세종시 여민전 캐시백 비율 복원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확대, 주택 공급 정상화, 미개발 필지 나대지 방치 해소, 대형 프랜차이즈 입점 활성화, 빈 상가를 활용한 기업 유치 지원, 상가 업종 규제 대폭 완화, 장기 공실 상가의 차입금 이자 완화, 상가의 오피스텔 전환 허용 등의 대안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함께 힘을 모으겠다.

-세종시 신도심 상권의 전반 현주소는 어떻게 보고 있나.

▲누가 보더라도 대평동 상권이 가장 어렵다. 종합운동장 건립 등 공공 부문의 지연이 악재다. 텅텅 빈 상가가 우범지대로 전환될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잘된다고 보여지는 나성동 중심상권도 피크 시간대 회전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각하다. 소위 맛집·카페 외에는 앞으로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도담동과 보람동 등의 주요 상권도 그나마 나은 여건에 있지만, 역시나 성장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유사한 프랜차이즈들이 입점하는 등 무채색 상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월세와 관리비로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여기가 잘되면, 저쪽 동네도 생겨 나눠 먹는 방식으론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없다.

-손대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다가온다. 해결방안은 없나.

▲역시나 최고의 처방전은 유동인구 증가에 있다. 초집중·과밀의 수도권만 수요가 넘쳐난다. 그래서 너무 뻔한 얘기지만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의사당'이 지방인 세종시로 내려와야 이 구도를 조금이나마 흔들 수 있다.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지위를 갖추고, 이에 상응하는 기관·단체들이 제자리를 잡을 때만이 전환적 국면을 가져올 수 있다.

종합운동장과 법원·검찰청, 국립자연사박물관 등 지연된 공공기능의 정상 건립도 필수 과제다. 종합운동장은 K-컬처 등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미래형 돔구장 형식으로 건립을 필요로 한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와 공동 캠퍼스,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내 기업·대학 유치도 과감한 규제 완화와 함께 속도를 내야 한다.

-공공 부문이 제자리를 잡으면, 민간 인프라도 확충될 수 있다. 무엇이 급선무인가.

▲유동인구를 확대하는 데 있어 확실한 기능은 역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이다. 현재는 수도권과 대전의 신세계, 현대아울렛 등으로 역외 소비를 키우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나성동 백화점 부지 내 기능 유치가 시급하다. 유통·상업 기능뿐만 아니라 아이들 놀이 공간들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

여전히 미완의 공간으로 남겨진 중앙공원 2단계에 과감한 투자 유치 노력도 절실하다. 롯데월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디즈니랜드, 대형 워터파크 등의 유치를 먼 나라 일로 치부하지 말고, 유치를 위한 적극 행정을 필요로 한다.

공공 부문이 우선적으로 나서 각 생활권별 상권의 특색 있는 거리 조성의 붐도 이끌어야 한다. 카페거리와 음식문화 특화 거리, 먹태거리, 골뱅이 거리, 가족형 외식 상권, 문화·예술거리 등이 좋은 사례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없지만, 머물 수 있는 공간들도 마땅치 않다.

▲나성동 위락지구와 대평동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을 중심으로 '소형 호텔' 입점을 허용해야 한다.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 방문자들이 공무원 여비(약 7만 원 선)로 머물 수 있고, 젊은 층이 부담 없이 1박 2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유소년 스포츠 대회 유치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실 상가에 저렴한 숙박업 허용 등의 규제 완화도 필수적이다.

아이들 교육환경 악화 등의 우려는 기우다. 제도적 장치와 환경 정비로 역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도시가 회생 불능 상태가 되어선 안된다.

세종시 공직자들은 선거철이나 국정감사 등의 특정 시기에는 아예 외식이나 회식 등의 소비를 줄인다. 그래서 세종시가 소상공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나 세종시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동안 소상공인들이 목청이 터져라 외쳐온 건 단 한가지다. 달라진 경제 여건과 소비 패턴에 전혀 맞지 않는 '상가 업종 규제'부터 빨리 풀어야 한다.

2년 전 이응다리 주변 상권으로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 같은 미미한 조치로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없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전면적이고 혁신적인 규제 완화를 단행해야 한다.

예컨대 빈 건물에 '자율 상권'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사업을 할 사람들이 있다.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데, 규제 때문에 한 걸음을 못내딛고 있다.

대선 후보 진영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제1메시지이기도 하다. 더 이상 정책 실패로 인한 책임을 수분양자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전가하지 말았으면 한다. KTX 세종역과 CTX도 희망고문 대신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등으로 가시적인 체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수목원, 국립박물관, 도시상징광장, 이응다리 등의 특화 공간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 보나.

▲도시상징광장은 차 없는 거리 기능으로서 나성동 중심상권과 호수공원 등의 중앙녹지공간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그늘막 확충부터 지하 주차장 빈 공간을 활용한 사계절 전시장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본다.

미디어 큐브 등의 기능 보강을 통한 야간 경관 강화로 많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박 2일 이상의 여행객들에게도 유인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제주도 루나폴 테마파크 등과 같은 기능도 유치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중앙공원 내 특화 기능 유치도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일명 문화·관광·레저벨트로 묶어 한데 연결할 수 있는 이색 교통망 도입 등 하나하나 기능 보완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롭게 창업하려는 소상공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현재 여건상 세종시에선 프라이빗 룸을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로 진출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창업에 앞서 어진동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을 먼저 방문해 달라. 여러 데이터 제공부터 준비 방법 등의 상담을 정성껏 해드리겠다.

-끝으로 정치권과 시민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거 때만 되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겠다는 약속만 해왔다. 그리고 이런 심리만 이용했다. 국가적 위기만 생기면, 희생은 소상공인들에게 강요했다. 정치도 무한하지 않다. 소상공인들의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해달라.

시민 여러분에겐 따뜻한 시선을 당부드린다. 소상공인들 다수도 옆집에 사는 세종시민이다. 함께 협력하고 나누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실어달라. 상권이 살아야 도시도 발전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역내 소비를 해주시고, 각종 행사 등에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
대담=김덕기 세종본부장, 정리=이희택 기자 press2006@

○…황현목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2018년 나성동 상가번영회부터 다른 생활권의 상인회 출범에 힘써왔고, 오랜기간 상인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2021년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출범 이후 3년 5개월여 간 초대 회장으로서 소상공인 권익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2022년 12월에는 지역경제 발전과 소상공인 지위 향상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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