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25 e스포츠 네트워킹 데이...동양대 학생들, 경기장으로 간 수업

  • 스포츠
  • e스포츠

[르포] 2025 e스포츠 네트워킹 데이...동양대 학생들, 경기장으로 간 수업

대전 이스포츠경기장에서 실습과 특강 병행한 현장형 진로 체험
게임사 실무자 특강...“기록하고 도전하라” 조언
방송부터 캐스터까지...학생들, 이스포츠 실무 전 과정 직접 체험

  • 승인 2025-05-18 10:06
  • 김주혜 기자김주혜 기자
0I3A2761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e스포츠학과 네트워킹 데이'가 진행 중이다./사진=김주혜 기자
게임용 헤드셋을 고쳐 쓰고, 학생들이 대전 이스포츠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화면 전환 버튼 옆에 쭈뼛 앉은 학생, 캐스터석 마이크 앞에서 숨을 고르는 친구도 있었다. 어딘가 낯설고, 동시에 설레는 공기. 2025년 5월 16일 교실이 아닌 경기장에서 수업이 시작됐다.

'e스포츠학과 네트워킹 데이'라는 이름의 현장 수업이었다. 학생 30여 명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실습과 강연이 함께하는 하루였다.



가장 먼저 진행된 순서는 특강이었다. 강연자는 종목사 님블뉴런에서 마케팅과 이스포츠 운영을 맡고 있는 전원주 매니저였다. 그는 대회 현장에서 직접 일한 경험을 풀어놓았다. 특히 MSI 같은 국제 대회 개최 지역에서 일하며 배운 현장감, 촉박한 일정 속 팀워크의 밀도, 사전 준비보다 중요한 실시간 대처 역량을 강조했다.

전 매니저는 종목사에서의 구체적인 업무도 소개했다. 대회 기획, 콘텐츠 기획, 유관 팀과의 의사소통, 관련 문서 작업이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실무에 필요한 역량으로는 분석 능력, 협업 태도, 기획 문서 구성력 등을 들었다. 그는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을 강조하며 그 감정이야말로 실무에서 가장 오래가는 힘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긴장하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노트에 적었다. "기록하라"는 마지막 조언은 강연 내내 가장 또렷하게 남은 문장이었다. 자신이 해온 활동을 돌아보며 써보는 일. 그는 그것이 다음 기회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0I3A2800
님블뉴런 전원주 매니저가 특강을 진행 중이다./사진=김주혜 기자
강연이 끝난 뒤에는 현장 체험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체험 조별로 나뉘었다. 캐스터, 방송 송출, 중계, 게이머 실습으로 구성됐다. 조정실에는 송출 모니터가 켜졌고, 마이크 앞에는 원고를 손에 쥔 학생이 앉았다.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였다. 화면 속 챔피언이 움직일 때마다 누군가는 카메라를 움직였고 누군가는 자막을 띄웠다.

방송 컨트롤 실습은 경기장 시설 관계자가 진행했다. 실습은 대회 운영 흐름을 간단히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확한 큐 사인과 실시간 전환은 어렵지만, 학생들은 실제와 가까운 환경을 경험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장엄섭 대리는 "동양대학교와 함께하는 제2회 네트워킹 데이 개최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후에는 더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 및 협업을 진행하여 이스포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짧지만 분명했다. "게임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중계 멘트를 직접 해보니 흐름을 읽는 눈이 필요하더라고요." 무대 뒤의 노동과 협업을 가까이서 접한 하루는 새로운 진로를 상상하게 했다.

마이크가 내려지고 조명이 꺼진 뒤에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작은 감상이 오갔다. 짧은 실습이었지만 교과서 밖의 세계를 처음으로 발 딛는 자리였다. 대전 이스포츠경기장은 그날 하루, 현장이 곧 교실이 되는 공간이 됐다.
김주혜 기자 nankjh7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2.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3.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4. 천안의료원, 공공보건의료 성과보고회서'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5.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3.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4. 단국대병원 이미정 교수, 아동학대 예방 공로 충남도지사 표창 수상
  5. 천안시, 초등학생 대상 찾아가는 화학물질 안전교육 시행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