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4일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상반기 0.3%, 하반기 1.3%로 예상하며 연간 성장률을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전망치 1.6%를 석 달 만에 절반으로 낮춘 것으로, 이러한 전망 배경으로 KDI는 미국의 관세부과 등 외부요인(-0.5% 포인트), 내수 부진 등 내부요인(-0.3% 포인트)을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월 전망 당시에는 관세 인상이 이렇게 빨리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내에선 소비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건설 부분에도 공사 지연 등 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KDI의 전망치는 정부 기관이나 한국은행, IMF, OECD, ADB 등 주요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는 올해 1.8% 성장, 한국은행은 1.5%, IMF는 지난달 1.0%, OECD와 ADB는 각각 1.5%를 전망했었다. 또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눈높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 등 8개 IB의 평균 전망은 3월 말 기준 1.4%에서 4월 말 기준 0.8%로 한 달 사이 0.6%포인트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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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
먼저 내부요인으로는 민간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건설투자는 올해도 -4.2% 감소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을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1.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으며, 취업자 증가 폭도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9만명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부 요인으로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라 통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상품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0.7%·하반기 -0.2%를 기록, 올해 총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향후 경제전망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통상 갈등'을 지목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유지하면서 상대국들이 보복관세 대응하며 통상분쟁이 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도 추가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관세 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경우 수출 여건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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