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과학의 날] KAIST, 혁신의 중심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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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과학의 날] KAIST, 혁신의 중심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국가와 인류, 지구를 위한 독창적 연구 중심 대학'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도전적 연구문화
AI·반도체·바이오·우주 등 5대 핵심 분야 연구 매진… 글로벌 협력·기술창업 생태계 조성도

  • 승인 2025-04-22 10:54
  • 신문게재 2025-04-23 7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한국과학기술원(총장 이광형·KAIST)은 1971년 국가의 고급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이래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자리 매김해왔다. 학문적 수월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들을 배출하며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KAIST는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교육·연구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부터 KAIST는 'QAIST 신문화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국가와 인류, 지구를 위한 독창적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글로벌 캠퍼스 확대와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해 캠퍼스 국제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사업화와 창업 생태계 고도화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며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연구기관으로서의 신뢰도 또한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KAIST는 현재까지 1만 7000여 명의 박사를 포함한 총 8만 1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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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자산으로 만드는 연구문화=KAIST의 핵심 문화 중 하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환경'이다. 2021년 설립된 '실패연구소(CAF, Center for Adventure and Failure)'는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고 자산으로 전환하는 문화를 학내에 확산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망한 과제 자랑대회'와 같은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이를 새로운 도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도전정신의 상징적 사례로는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의 마라톤 로봇 프로젝트가 있다. 2024년 9월 '금산인삼축제 마라톤대회'에 출전했지만 완주까지 얼마 남지 않은 37㎞ 지점에서 배터리 방전으로 탈락하고 만다. 연구팀은 이 실패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반영해서 두 달 뒤 제22회 상주 곶감 마라톤 대회에서 42.195㎞를 완주하며 세계 최초 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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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AI 전략의 핵심 축=KAIST는 AI, 반도체, 바이오, 우주, 에너지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전략적 연구를 통해 국가 기술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2024년 기준 세계 3대 AI 학회 논문 발표 수에서 글로벌 2위, 아시아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AI 연구 허브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인 성과로 전산학부 김영환 교수 연구팀의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학습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키는 최적화 기법'이 있다. 2024년 세계적인 AI 학회인 NeurIPS에서 발표된 이 성과는 실제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입증돼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도체·바이오 혁신 플랫폼 구축=반도체공학대학원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신설은 KAIST가 산업 현장의 수요에 직접 대응하고자 한 전략적 결정이다.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지 않고 실제 기술 이전과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이 체계는 국가 반도체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KAIST는 생명과학과 공학의 경계를 넘는 융합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2월 대만 포모사와 협력해 난치성 뇌질환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암, 면역학, 나노소재 분야와의 연계로 바이오 생태계의 융복합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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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포모사와의 협약식 모습.KAIST 제공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술적 응답=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적 대응도 KAIST의 핵심 과제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을 이용해 나일론 유사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화석연료 기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순환경제 실현의 한 축으로 주목받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기차 확산에 발맞춰 배터리 기술 혁신이 진행 중이다. 같은 학과 최남순 교수팀은 15분 이내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전기차 대중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우주·양자기술 등 미래 분야 개척=KAIST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한국 우주기술의 기반을 다져왔다. 2024년 출범한 KAIST 우주연구원은 소행성 탐사, 극한 환경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융합형 연구를 본격화하며 한국형 우주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차세대 원자력, 초소형 위성 등 고위험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KAIST는 독자적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AIST의 선제적 연구는 국가 기술 안보와 독자 기술 확보의 기반이 되고 있다.



▲글로벌 협력과 창의적 교육 혁신=KAIST는 교육에서도 경계를 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뉴욕대(NYU)와의 공동 캠퍼스 설립, AI 복수학위 프로그램, 글로벌 연구자 교류 확대를 통해 국경을 넘는 국제 공동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캠퍼스 내 KAIST 미술관 개관과 인재융합학부 신설을 통해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교육의 질과 다양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3년간 학사과정 지원자는 61%, 대학원 외국인 지원자는 64.5% 증가했고, 2025학년도 학사과정 지원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KAIST 교육철학이 인재들의 선택을 끌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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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협약식 모습. KAIST 제공
▲기술창업의 요람에서 글로벌 혁신기업으로=KAIST는 국내 기술창업 생태계를 선도해왔다. 지금까지 총 1914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이 중 90% 이상이 교수·학생 창업으로, 연구실 기반의 창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들 기업의 누적 매출은 약 36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확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등과의 연계를 통해 스케일업(scale-up) 모델을 실현하고 있으며, 초기 창업을 위한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과 산학 연계형 벤처 육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AIST 관계자는 "KAIST는 앞으로도 '실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연구 문화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의 공공성과 혁신을 함께 실현해나갈 계획"이라며 "AI,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우주 등 5대 전략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초학제 융합연구와 국제 협력을 강화하며 세계 과학기술의 전초기지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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