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역에 '박용래역' 병기되나…문학 특화 역사 추진돼야

  • 문화
  • 공연/전시

오룡역에 '박용래역' 병기되나…문학 특화 역사 추진돼야

대전문하관·대전교통공사 오룡역에 '박용래역' 병기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
2025년 박용래 시인 탄생 100주년으로 지역 문학계 기대감 증폭
"강원 춘천의 '김유정역' 따라 제2의 문화 특화 공간 조성해 지역 문학 살려야"

  • 승인 2025-04-17 16:48
  • 수정 2025-04-17 18:23
  • 신문게재 2025-04-18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358296_447515_4029
대전 오룡역에 위치한 '작은 문학관'./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오룡역에 고(故) 박용래 시인의 이름을 병기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행정 절차가 착수된 단계는 아니지만, 지역 문학계 중심으로 박 시인의 생가 터가 위치한 오룡역을 '문학 특화 역사(驛舍)'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교통공사와 대전문학관은 오룡역의 정식 명칭에 '박용래역'을 병기하는 방안을 중장기 계획으로 검토 중이다.

이 아이디어는 지난해 12월 오룡역 역사 내에 '작은문학관'이 조성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박용래 시인의 문학적 업적과 지역 연고성을 기려 문학관 조성과 함께 역사명 병기도 함께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현재 대전교통공사는 관련 로드맵을 마련하고 계획 수립 단계에 착수한 상태지만 행정 협의와 예산 확보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대전시와의 실무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단기간 내 실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학계는 올해가 박용래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라는 점에서 역사명 병기를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3012701001751700066902
박용래 시인./사진=중도일보DB
박용래 시인은 1925년 강경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향토 문인으로 순수 서정시를 통해 한국 현대시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의 작품에는 대전의 풍경과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특히 오류동·용두동·중촌동 등 오룡역 인근 지역이 주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가 생전 거주했던 오류동의 자택은 박 시인이 직접 '청시사'라 명명했을 만큼 애정을 담은 공간이었지만 2008년 주민 편의시설 조성 명분으로 철거돼 현재는 공영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이로 인해 문학계에서는 아쉬움과 함께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한편, 인명을 역명에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강원도 춘천시의 '김유정역'이 있다. 이 역은 1939년 개업 당시 '신남역'으로 불렸으나 2004년 이 지역 출신 소설가 김유정을 기리기 위해 역명을 변경했다. 인근에 김유정문학촌이 함께 조성되며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명 철도역이자 문학 특화 공간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끌고 있다. 또 '강감찬' 표기가 병기된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대전 오룡역 역시 이러한 성공 사례를 참고해 문학과 지역 정체성이 어우러진 문화적 명소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성남 대전문학관장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박 시인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룡역의 역사명 병기 역시 문학과 도시가 만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는 오룡역에 문화 특사 역사 조성을 위해 작은 문학관이 조성돼 있고, '박용래역' 병기는 로드맵 구상 정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대전시와의 협의를 통해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낙성대
'강감찬' 표기가 병기된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서울시는 일부 지하철 역 이름 옆에 지역 명소를 같이 표기하는 안을 2019년 12월에 확정 고시하고, 2020년 1월부터 '강감찬' 표기를 함께 쓰고 있다. 낙성대역명에 강감찬을 병기하게 되면서, 낙성대가 강감찬 장군의 생가 터라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장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지앤씨골프 송경화 대표,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 위촉
  2. 세종시의회 행복위 '행정사무감사' 돌입...예산 편성 개선 초점
  3. 세종시교육청, 5-1생활권 각급학교 개교시기 변경
  4. 세종충남대병원, 질병관리청과 신종감염병 대비 현장 간담회
  5. "연내 특별법 통과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협의체 재가동
  1. 세종시 '행정과 의정 활동' 균형 발전...시민단체가 견인
  2.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3.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 이달의 자랑스러운 회원 시상
  4. 2025 우리동네 안전·환경지킴이 발대식
  5.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커피박 업사이클링 활동

헤드라인 뉴스


"연내 특별법 통과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협의체 재가동

"연내 특별법 통과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협의체 재가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이하 민간협의체)가 '제4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대선 이후 양 시·도 행정통합 추진방안과 공론화 전략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5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번 회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당위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통합 추진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다졌다. 그동안 민관협의체는 '대한민국 경제과학 수도, 대전충남특별시'라는 비전 아래 인구 전국 3위, 지역내총생산 3위, 수출 2위의 경쟁력을 갖춘 특별시 조성을 목표로 통합의 토대를 꾸준히 마련해 왔다. 앞서 3월 '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에 충남 아산 출생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3선·충남 아산시을)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새 정부 첫번째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4선의 김민석(64년생)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58년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훈식(73년생) 국회의원, 안보실장은 위성락(54년생) 국회의원(비례), 경호처장은 황인권(63년생)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75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 대통령 당선 현수막 대통령 당선 현수막

  •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