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챔피언의 왕관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챔피언의 왕관

심효준 경제부 기자

  • 승인 2025-04-16 10:15
  • 신문게재 2025-04-17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중도일보 심효준 증명사진
심효준 기자
수년간 왕좌를 지켜낸 챔피언이 있다. 챔피언의 머리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들이 박힌 왕관이 씌워져 있다. 저 눈부신 왕관을 뺏기 위해 수많은 도전자가 등장한다. 각자 동네에서 날고 기는 존재였지만, 어림없다. 챔피언의 강력함에 정면으로 맞선 도전자들은 무력하게 쓰러져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호기롭게 패기를 두른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한다. 생전 처음 보는 유형과 행보로 세간을 놀라게 한 도전자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던 챔피언을 당황하게 하더니, 기어코 그를 넘어뜨린다. 눈부신 왕관을 쟁취해낸 도전자는 그렇게 챔피언이 되어 세상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뒤로 물러난 옛 챔피언은 그렇게 구세대의 산물이 되어 많은 이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건 각종 프로스포츠 경기와 종합격투기 등을 보면 매번 등장하는 유형의 이야기다. 기존의 강자들을 꺾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자는 무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전술과 유형에 쓰러진다. 축구와 농구가 그랬고, 무수한 종합격투기 챔피언이 그랬고, 인류 역사도 그랬다. 영원한 강자와 기득권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이 이야기를 나는 참 좋아한다. 언젠가 내가 꼭 이루고 싶기도 해서다.

국가통계포털(KOSIS) 연령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가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로 나타났다. 전체 2821만 5000명 취업자 중 20대는 344만 6000명에 불과했다. 20대 취업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줄고 있다. 2003년 1분기 20.2%에 달했던 비율은 2010년대에 13%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2분기에는 12%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취업자는 늘고 있다. 1분기 기준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은 22.7%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 50대(2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20대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비중은 2000년대만 해도 10% 초반에 불과했으나, 2023년 1분기부터는 20%대 위로 올라섰다. 경력직 선호와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등이 국내 고용시장 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정된 자리와 예산 아래 청년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청년 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대전(지난해 기준 26.8%)의 청년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대학생 때 몸담았던 창업 동아리의 후배들과 밤늦게 술을 들이켜다 취할 때쯤이면 늘 다짐하듯 내뱉는 말이 있다. '우린 각자 잘 돼야 한다. 그러려면 달라져야 한다. 새로워야 한다.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우리 동생들이 겪게 해서는 안 된다. 그게 우리 모두가 잘 되는 길이다…' 전부 다 내가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말들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반성하듯 다시 되뇐다. 새로움이 필요하다. /경제부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신정호정원' 본격 개방
  2. 이재명 "일단 용산 다음은 靑…" 발언에 충청반응 싸늘
  3. 소진공-카카오, 지역 상권 디지털전환 지원사업 업무협약
  4. '제3회 충남도지사배 3쿠션 토너먼트 전국대회' 천안서 성황리 개최
  5. 민주 대권주자 최대승부처 충청서 "세종시대" 합창…각론선 신경전
  1. 아산축협, '사랑의 아산맑은 축산물 나눔행사' 펼쳐
  2. 코닝정밀소재(주), 취약계층 중-고생에 장학금 기탁
  3. 아산시먹거리통합지원센터, "학교급식을 더 안전하게" , 위생점검 실시
  4. 이재명 "충청을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으로…세종은 행정수도 완성"
  5. 아산시 인주면행복키움, "어르신 생신 축하드려요"

헤드라인 뉴스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조기대선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나선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충청권 '배지'들도 당내 각 대선 주자들과의 이합집산이 활발해 지고 있다. 정권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충청권 공략을 마친 뒤 영남을 거쳐 호남과 수도권 등으로 컨벤션 효과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경선 일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선링이 뜨거워 지고 있다. 19~20일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 대선 경선 후보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에서 잇따라 압승했다. 이 후보는 전통적 캐스팅보트로 최대승부처였던 충청에 이어 당의 험지인 영남에서 파죽의 2연승으로 순회경선 반환점을 지나면서 대세론을 탄탄히 했다는 평가다.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열린 영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90.81%, 김동연 후보 3.26%, 김경수 후보 5.93% 각각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20일 영남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택"이라며 "무너진 민생과..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김치찌개 백반이 전국 최고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비빔밥과 자장면 등의 가격이 인상세가 지속되며 지역민들의 외식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만원 한 장으로 점심때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점차 줄어든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3월 대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음식 메뉴 일부가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자장면은 3월 7200원으로 2월(7000원)보다 2.8%(200원)로 상승했고, 비빔밥도 이 기간 1만원에서 1만 100원으로 1% 올랐다. 집계된 금액은 지역 외식비 평균 가격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 책 읽기 좋은 날 책 읽기 좋은 날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