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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
그러던 어느 날 호기롭게 패기를 두른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한다. 생전 처음 보는 유형과 행보로 세간을 놀라게 한 도전자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던 챔피언을 당황하게 하더니, 기어코 그를 넘어뜨린다. 눈부신 왕관을 쟁취해낸 도전자는 그렇게 챔피언이 되어 세상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뒤로 물러난 옛 챔피언은 그렇게 구세대의 산물이 되어 많은 이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건 각종 프로스포츠 경기와 종합격투기 등을 보면 매번 등장하는 유형의 이야기다. 기존의 강자들을 꺾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자는 무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전술과 유형에 쓰러진다. 축구와 농구가 그랬고, 무수한 종합격투기 챔피언이 그랬고, 인류 역사도 그랬다. 영원한 강자와 기득권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이 이야기를 나는 참 좋아한다. 언젠가 내가 꼭 이루고 싶기도 해서다.
국가통계포털(KOSIS) 연령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가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로 나타났다. 전체 2821만 5000명 취업자 중 20대는 344만 6000명에 불과했다. 20대 취업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줄고 있다. 2003년 1분기 20.2%에 달했던 비율은 2010년대에 13%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2분기에는 12%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취업자는 늘고 있다. 1분기 기준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은 22.7%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 50대(2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20대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비중은 2000년대만 해도 10% 초반에 불과했으나, 2023년 1분기부터는 20%대 위로 올라섰다. 경력직 선호와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등이 국내 고용시장 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정된 자리와 예산 아래 청년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청년 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대전(지난해 기준 26.8%)의 청년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대학생 때 몸담았던 창업 동아리의 후배들과 밤늦게 술을 들이켜다 취할 때쯤이면 늘 다짐하듯 내뱉는 말이 있다. '우린 각자 잘 돼야 한다. 그러려면 달라져야 한다. 새로워야 한다.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우리 동생들이 겪게 해서는 안 된다. 그게 우리 모두가 잘 되는 길이다…' 전부 다 내가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말들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반성하듯 다시 되뇐다. 새로움이 필요하다. /경제부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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